논평_
파행 거듭되는 MBC에 대한 논평(2014.7.3)
‘패륜’의 MBC, 궐기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MBC 경영진의 패륜 행위가 도를 넘어도 너무 넘었다. 지난 2012년 ‘공정방송,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가자’는 구성원들의 절규에, 반성은커녕 무더기 징계라는 칼날을 휘둘렀던 MBC 경영진이다. MBC는 구성원들이 거리로 나선 사이에, 공영방송에 대한 인식도 경험도 없는 일용 기자를 채용해 뉴스를 맡겼다. 보도의 질이 떨어지고 말고는 관심 밖이다. 오로지 노조를 손보겠다는 김재철 사장과 그 수하들의 오기가 독기로 변해 MBC를 망가뜨렸다. 2년이 지난 지금 경영진은 바뀌었지만, MBC의 명예를 지키고자 하는 노조원에 대한 보복은 더 악랄해졌고 김재철 수하 인물로 재구성된 안광한 사장의 현 경영진은 이제 대놓고 ‘정권 친위부대’를 자처하고 있다.
지난 6월 19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한 이진숙 보도본부장은 “무슨 일만 생기면 기관이나 정부에 책임을 묻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항변하면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부당징계 및 인사 조치 사실을 부인했다. 뻔뻔함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방문진 여당추천 이사들은 “왜 정부를 탓하느냐”, “MBC 보도는 아주 객관적이고 신중했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이사회 다음날 MBC는 문창극 관련 ‘긴급 대담’을 편성해 총 150분 중 무려 40여 분에 달하는 문 씨 동영상을 그대로 토론 시간에 보여주었다. 토론하러 나온 4명의 토론자는 토론은 제쳐놓고 하릴없이 40분 넘는 문 씨 강연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토론 프로그램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건이다.
6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이하 MBC 노조) 민실위 보고서 또한 황당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 MBC 다큐스페셜>
또한, 6월 26일 발표된 인사발령에는 유독 노조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던 박장호 문화 레저부장과 최창원 홍보국 정책홍보부장만 보직이 박탈됐다. 7월 1일에는 세월호 유족들이 ‘조급증으로 잠수사를 죽였다’고 보도했던 박상후 전국부장이 승진했다. MBC 노조가 5월 12일 발표한 설명을 보면 그는 유족들에게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X놈들은”이라는 망언을 한 바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보도를 반성하는 성명을 발표한 기자들에게는 “성명 참여 확인되면 대가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겁박도 했다. 이런 자의 승진 소식에 MBC 노조는 2일 성명을 통해 “회사가 대리전(박상후 부장을 통한)을 치르겠다는 뜻이라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금 MBC는 방송의 공정성, 프로그램의 질, 방송의 신뢰성 등을 운위하는 것 자체가 사치스러울 만큼 치유불능 상태의 깊은 병에 빠졌다. MBC를 최고의 ‘정권 친위부대’로 바꾼 경영진의 MBC 파괴 행위에 노조는 항거할 힘마저 완전히 상실했다. 불의에 저항하면 관련 분야가 아닌 쪽으로 발령하여 인사 불이익을 주거나 중징계로 억압하는 한편, 불의에 타협하고 충성하는 사람들에게는 해외출장, 특파원, 승진 등 당근으로 보답한다. 조직은 치유하기 어려운 갈등구조로 변해가고 있으며 조직 내부에는 저주와 분노가 쌓여가고 있다.
지난 5월 27일 법원은 MBC 파업 참가자들에 대해 ‘징계무효’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012년 부당징계를 내렸던 장본인이었던 안광한 사장이 그들을 복직시키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격이다.
억압이 극도에 달한 지금 MBC는 분명 임계점에 와있다. 나무에서 고기를 구할 생각은 이제 접어야 한다. “대리전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던 노동조합의 의지와 각오가 행동으로 보일 시점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 더 이상의 침묵은 항거할 자유마저 포기하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떨쳐 일어날 MBC 노조의 결기를 믿으며 그들과 함께할 것이다. <끝>
2014년 7월 3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