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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성명] 비겁한 대리전을 원한다면.. 굳이 피하지 않을 것이다.비겁한 대리전을 원한다면.. 굳이 피하지 않을 것이다.
회사는 어제 정기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사측 입장에서는 고르고 골랐을 이 명단에 ‘부장대우’에서 ‘부장’으로 승진한 박상후 부장도 포함돼 있었다. 이로써 박 부장은 보직으로 보나 직급으로 보나 명실상부한 MBC 보도국의 부장이 되었다. 한때 “1등 뉴스”의 자부심을 대내외에 떨쳤던 <MBC 뉴스데스크>의 게이트키핑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 된 것이다.
부장으로 승진한 어제, 박부장은 ‘카톡 대화방’에서 오간 사인(私人)간의 내용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을 했다며 글을 쓰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인증 사진”까지 올렸다. 10년 후배들을 상대로 마치 성전(聖戰)이라도 치르겠다는 듯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자못 결기어린 말도 동원했다. 협박인지, ‘누가 나를 좀 봐달라’는 소리인지 정확히 모르겠으나 매우 간절해 보이긴 했다.
이 시점에서 안광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진지하게 묻는다. 박상후 부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유가족 폄훼 보도’에 대해서는 왜 아직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없는 것인가? 게시판을 도배한 박 부장의 글에 동의하는가?
박상후 부장은 MBC 보도국의 전국부장으로서 ‘세월호 참사’ 보도의 현장 책임자였으며, 이른바 ‘유가족 폄훼 보도’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또, 그로인해 MBC가 세월호 국정조사를 받게 되는데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박 부장은 해괴한 글들로 사내 게시판을 ‘도배’하며 조직의 화합을 크게 해쳤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막말은 물론 거듭된 ‘보도 참사’로 힘이 빠진 구성원들을 향해 ‘퇴사해서 당신들이 좋아하는 선배인 손석희가 있는 jtbc나 한겨레 오마이 경향 미디어오늘로 가면 되지 비루하게 살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썼던 글을 ‘지웠다 올렸다’를 반복하는가 하면, 같은 글을 제목만 바꿔 2-3번 게시하기도 했다. 국정조사를 앞두고는 갑자기 올해 올렸던 자신의 모든 글을 지우기도 했다.
사실, 우리는 박상후 부장에겐 별 관심이 없다. 이미 그에 대한 우리의 평가가 끝나기도 했고, ‘언론사 부장’이라지만 요즘 MBC분위기에선 경영진 눈 밖에 나면 즉시 버려질 미관말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궁금한 건 뻔히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을 안광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진심이다.
그러나 우리는 박 부장을 앞에 세워놓고 뒤에서 ‘잘한다 잘한다’ 박수 치고 응원해주는 게 아니라면 어찌 일개 부장의 분탕질이 저렇게 방치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조합원의 글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극단적인, 초법적인 반응을 보여 왔던 회사가 박상후 부장의 분열적 행태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의 ‘비호’ 이거나 ‘사주’ 둘 중에 하나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결국 비겁하게 대리전을 치르겠다는 뜻이라면, 굳이 마다하지 않겠다. 저열하고 비상식적이라고 해서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적극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14년 6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