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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연대 논평] KBS 사태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록 2014.06.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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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주 KBS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을 해임했다. KBS 양대 노조가 첫 공동파업을 벌여 얻어낸 값진 성과이다. 하지만 길환영 이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후임사장으로 길환영보다 더한 ‘최악의 카드’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길환영 퇴출로 맞은 황금시간에 서둘러 슬기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KBS의 진정한 공영성 회복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실천이 요구되는 때이다. 계속해서 침몰할 것인가, 국민의 방송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KBS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언론연대는 길환영 퇴출 이후 KBS 공영성 회복을 위한 출발점으로 다음의 조건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2의 길환영 방지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과 민주적 사장 선임 절차 마련

 

‘지배구조 개선과 민주적 사장 선임 절차 마련’은 길환영 이후 최악의 카드를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다. 법 개정의 실천주체인 국회는 빠른 시일 내에 지배구조 개선과 민주적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한 미비점을 검토하고 보완해야 한다. 혹시라도 새누리당이 이번에 KBS이사회가 길환영 사장을 해임한 특수한 사례를 들어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또 다시 회피한다면 엄혹한 심판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해둔다.


KBS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청와대는 이정현 홍보수석의 후임으로 윤두현 YTN 플러스 사장을 내정했다. KBS 보도개입 정황으로 물의를 빚고 물러난 측근의 자리에 권력편향적인 언론계 인사를 기용한 것이다. 청와대의 신임 홍보수석 인사는 앞으로도 언론을 간섭하고 통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과 다름없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분출된 민심의 경고에 또 한 번 귀를 막은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 앞에서 사죄의 눈물을 흘렸다.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언론장악의 국정기조를 즉시 버려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지배구조 개선을 당장 실천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KBS 보도통제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 바란다. 윤두현 홍보수석 내정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KBS 개혁을 위한 정치권, KBS 노사, 학계, 시민사회 공동 테이블 구성

 

현재 KBS는 정당성의 위기에 놓여있다. 지금의 KBS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KBS를 공영방송으로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를테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는 KBS의 현 위기가 단지 권력의 개입과 지배구조의 문제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보여준다. KBS 내 여러 세력들이 길환영 사장의 부역행위에 침묵, 방조, 가담해왔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세력들이 KBS의 기득권을 움켜잡고 있는 한 공영방송의 존재가치인 시청자시민주권의 실현은 요원한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KBS 개혁을 논의하는 자리에 시민들의 참여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정치권, 노사,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특별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한다. 하루 빨리 사회적 테이블을 구성해 KBS의 진정한 공영화와 공공성 복구, 저널리즘 회복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2014년 6월 9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