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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공영방송 보도통제의 수장, 길환영은 즉각 퇴진하라(2014.5.12)
등록 2014.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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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공영방송 보도통제의 수장, 길환영은 즉각 퇴진하라!

 

 

 

 

KBS는 국가재난주관방송사가 아니라 국가재앙초래방송이자 박근혜 헌정 방송사였다. 세월호가 승객 삼백여 명을 태운 채 속절없이 가라앉고 있는 동안 KBS는 구조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거짓보도에 열을 올렸고 그 사이 승객들은 하나둘 죽어 갔다. 뉴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조문’은 집중적으로 보도했지만, 정부와 언론의 거짓말에 항의하는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단 한 번도 보도하지 않았다. 

 

 그리고 공영방송 KBS의 수장인 길환영은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조차도 잃어버렸다. 지난 5월 9일 밤,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들에 비하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숫자는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는 것”이라는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망언에 분노한 유가족들이 KBS 본관 앞으로 찾아왔을 때, KBS는 유가족들을 세 시간 넘게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버려두었다. 오히려 유가족들을 난동꾼이라 생각했는지 경찰 버스로 본관 앞을 겹겹이 감쌌고 경찰들을 데려와 본관으로 가는 길목을 막았다. 사과는커녕 김시곤 보도국장과 길환영 사장은 끝내 유가족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KBS에서 문전박대를 당한 유가족들이 청와대를 찾았고 여론이 악화하자 그제서야 청와대와 KBS는 부랴부랴 진화에 들어갔다. 김 보도국장이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길환영 사장은 유가족들 앞에서 명목상 사과를 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을 난동꾼 취급하고 내팽개쳤던 그들이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해 어쩔 수 없이 사과한 것을 진정어린 사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게다가 길환영 사장은 유가족들 앞에서 김시곤 보도국장의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보도국장의 보직 해임으로 그쳤다. 김 국장을 KBS 방송문화연구소 공영성연구부로 발령을 낸 것이다. 유가족들은 길사장의 말장난에 또 다시 기만당한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김시곤 보도국장이 사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발언이다. 김시곤 국장은 이 자리에서 길 사장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있다며 길 사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보도본부의 핵심 인사에게서 나온 이야기인 만큼 KBS에서 보도통제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길환영 사장은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공영방송을 ‘정권홍보방송’, ‘관제방송’으로 전락시킨 것도 모자라 세월호 참사 거짓보도를 지휘하며 유가족들의 마음에 거듭 대못을 박았다. 이미 KBS에서 콘텐츠국장과 부사장직을 거치며 정권 찬양과 독재 미화로 얼룩진 방송을 수차례 제작한 탓에 ‘길완용’이란 별명까지 있는 길 사장의 퇴진은 이제 지금도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애초부터 그는 공영방송사의 사장직에 앉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 

 

 우리는 촉구한다. 정권의 감시견은커녕 정권의 애완견들만 득실거리는 KBS를 이제라도 국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탈바꿈시키려면 우선 보도통제의 주역, 청와대의 하수인 길환영부터 KBS에서 사라져야 한다. 다행히도 KBS의 젊은 기자 중에는 추악하게 몰락해 버린 KBS의 현실을 개탄하며 썩어 빠진 간부들을 향해 곧은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들이 있다. 길 사장의 퇴진은 KBS를 다시 공공성과 독립성을 갖춘 공영방송으로 되돌리는 첫걸음이다. KBS 길환영 사장은 즉각 퇴진하라!

 

 

2014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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