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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영장에 일제히 특검 비판 나선 조중동
2017년 1월 17일
등록 2017.01.17 16:13
조회 380

2017년 1월 17일 신문에서 조중동은 특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동아일보는 ‘권력이 기업의 팔을 비튼 사례일 뿐’임을 강조했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대통령의 죄를 입증하려 삼성을 옭아매는 것 아니냐’ ‘반대기업 정서에 편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했습니다. 삼성 측 입장을 대변해 법원을 압박하는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을만한 행태입니다.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삼성 위해 한 목소리로 특검 비판한 조중동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중동은 영장 청구 전인 지난 14일부터 영장이 청구된 17일까지 특검을 향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비판의 근거로는 ‘권력이 기업의 팔을 비튼 사례일 뿐’이라며 뇌물 혐의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나 ‘박 대통령을 겨냥해 삼성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혹은 ‘판을 너무 크게 키우고 있다’는 식으로 특검의 행태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주를 이뤘습니다. ‘경제계에서 삼성의 위치 및 현 상황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빠지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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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영장이 청구되기도 전인 14일 <사설/권력이 강요한 ‘뇌물’, 구속해야 할 사안인가>(1/14 https://goo.gl/U7HXLJ)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재벌 손보기’로 번지는 느낌”이라는 특검이 ‘일을 크게 벌리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어 “권력이 먼저 ‘기업의 팔을 비틀어’ 돈을 뜯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일은 과거 재벌 총수가 개인이나 그룹 비리로 구속됐던 사안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의 경우 먼저 돈을 요구한 권력과, 보복이나 불이익이 두려워 돈을 준 기업은 죄질의 무게 차이가 크다”는 식으로 ‘뇌물이 아닌 협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돈을 상납한 것’이라는 삼성 측 주장을 반복적으로 대변했습니다.  


그 근거로는 “2015년 7월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합병을 무산시키려 할 때 국내 여론은 합병 찬성이 압도적”이었고 “소액주주들도 엘리엇 같은 해외 ‘먹튀 자본’을 불안해하며 국익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삼성 편에 섰”으니 “국민연금이 청와대 지시만으로 찬성표를 던졌는지 의문”이라는 것 등이 제시됩니다. 국민의 노후와 직결된 국민연금으로 손실이 명백한 결정을 내렸는데, 이게 ‘애국심’에 의거한 결정일 수 있다니요. 특검을 향해서는 ‘증거 있냐?’고 따지면서도 정작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는 ‘심증’ 뿐이라는 것도 황당할 뿐입니다. 


동아일보는 이어 최근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결정에 하만 주주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 설득을 지휘해야 할 이 부회장이 만일 구속된다면 80억 달러(약 9조 원)를 들인 역대 최대의 인수합병이 무산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자율 주행차 기술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건 “300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 부회장의 ‘결단’이 없으면 주주 설득도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단체 행동도 아무것도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기형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인 셈입니다. 구멍가게도 아니고 말이죠.


영장이 청구된 이후 동아일보는 더 노골적으로 특검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실제 <사설/논란 많은 이재용 구속영장, 법원에 떠넘긴 특검>(1/17 https://goo.gl/4EFB4L)에서 동아일보는 “이번 사건은 뇌물이 앞서고 대가가 뒤따르는 일반적인 뇌물 사건과 차이가 있”으며 “많은 기업이 권력의 강요에 의해 돈을 낸 것도 억울한데 그 때문에 뇌물로 처벌까지 받게 생겼”는데 “이것은 정의에 대한 통념과 맞지 않는다”고 한탄했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억울한 삼성’ 논리와 완전히 똑같은 것이죠. 


‘특검이 판을 너무 크게 키운다’는 지적도 여전합니다. “수사하다 눈에 띄는 온갖 잘못된 관행을 뜯어고치겠다고 판을 벌이는 게 특검의 역할이 아니”며 “최순실의 국정 농단 부분을 정밀하게 도려내는 것만으로도 특검에 부여된 시간은 촉박하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에 더해 동아일보는 “특검이 이 부회장을 일단 뇌물로 걸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 법원에 책임을 떠넘기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 그때야 박 대통령을 수사하겠다는 생각이라면 법원의 등 뒤에 숨는 당당하지 못한 태도”라며 ‘태도’를 걸고넘어지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대통령의 죄를 입증하려 삼성을 옭아매는 것 아니냐’ ‘반대기업 정서에 편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했습니다.

 
먼저 조선일보는 구속영장 청구 이전엔 <사설/이재용이라고 봐줘서도, 억지로 옭아매서도 안 돼>(1/14 https://goo.gl/Bqyt22)에서 “대중 정서나 대기업에 대한 국민 일부의 반감을 의식해 법리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혐의로 인신 구속부터 하려 드는 것도 옳지 않”은데 “특검은 삼성에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한다는 결론부터 내놓고 수사를 이에 맞춰온 느낌”이라며 자신의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구속영장 청구 이후에도 <사설/특검이 청구한 이재용 구속영장, 법원 판단 주목한다>(1/17 https://goo.gl/UmlF0V)에서 “대통령의 죄를 입증하기 위한 부수적 필요성 때문에 다른 사람을 억지로 옭아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죠. 


중앙일보는 <사설/승부수 던진 특검 … 법원이 현명한 판단 내려야>(1/17 https://goo.gl/jf0PJa)에서 “박 대통령을 겨냥해 뇌물죄 프레임을 미리 정해놓은 뒤 여기에 꿰맞추기 위해 이 부회장의 영장을 청구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특검이 우리 사회의 반대기업 정서와 ‘불구속=무죄’로 인식되는 현실을 핑계 삼아 영장 청구를 강행한 게 아닌지 의심”하며 “증거재판주의”를 강조했습니다.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이런 주장은 일견 합리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특검팀이 이 부회장의 혐의가 막중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며, 삼성 관계자들의 진술과 증거자료 등을 확보해 구속 수사 방침을 굳혔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계속 ‘왜 명확한 증거를 내보이지 않느냐. 증거가 있기는 한거냐’고 따지는 것은 삼성 측 입장을 대변해 법원을 압박하는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을만한 행태입니다. 

 

2. 오늘의 유감보도 ② 박 대통령 명예퇴진 길 열어주자는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국정 회복과 민심 안정을 위해 박 대통령의 죄를 더 따지지 말고 빨리 ‘명예퇴진’의 길을 터줘야 한다는 해묵은 주장을 꺼내들었습니다. <김대중 칼럼/탄핵과 대선의 이중고>(1/17 https://goo.gl/qbKMKN)에서 김 고문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국정이 헛돌기 시작한 것이 벌써 6개월”이며 “우리 사회는 ‘촛불’과 ‘태극기’가 맞대결하는 양상”이 됐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어 “빨리 국정이 회복돼 정치가 제대로 굴러가고 경제가 제자리를 찾는 일이 중요”하니 “우리가 되도록 빨리 ‘박근혜 탄핵 사태’라는 터널을 빠져나와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얼핏 ‘헌재의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주장처럼도 보입니다. 


그런데 김 고문이 제시한 국정을 빨리 안정시킬 방법은 헌재를 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김 고문은 “이제 박 대통령이 나가고 못 나가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이 됐다. 박 대통령이 죄 있고 없음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됐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칩니다.

 

그러더니 “박 대통령이 헌재의 인용 결정으로 ‘파면’”되고 “검찰이 ‘수갑’을 채워 형사적 절차를 시작할 때 대한민국의 분열상은 극에 달할 수도 있다”며 “박 대통령을 탄핵의 고리에서 풀고 명예를 지키며 물러나게 한 뒤 새 대통령 선출에 올인”하자는 해괴한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정치권이 합심해서 특별법을 만들든가 해서 퇴로를 열어주자”는 것은, 그야말로 박 대통령에게만 좋을 대안이죠. 


더 황당한 것은 김 고문이 자신의 이런 황당한 방안을 실행할 파트너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지목했다는 것입니다. 김 고문은 “문제의 열쇠는 아마도 더불어민주당과 그 당의 선두 주자인 문재인 씨가 쥐고 있다”며 “문 씨 등이 박 대통령 문제를 빨리 ‘과거’로 만들고 나라를 앞으로 전진시키겠다는 메시지를 들고 나올 때” “잃는 표보다 얻는 표가 더 많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김 고문이 문 전 대표 등이 주장했다며 언급한 ‘명예로운 퇴진’은 ‘스스로 내려가는 대신 형사처벌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누군가 끌어내리기 전에 스스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라’ 의미였습니다. 그나마 박 대통령이 스스로 한 약속까지 깨 가며 검찰 수사를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헌재의 출석 요구에도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이미 물 건너간 제안이기도 하구요. 그렇게 경제 상황과 국가의 분열상이 걱정되면 헌재의 빠른 판단과 박 대통령의 자백을 요구하면 될 일입니다. 

 

3. 오늘의 비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이후,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국가 경제보다 정의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특검의 입장에 지지를 표하고 나섰습니다. 반면 동아일보는 ‘일단 뇌물로 걸고 법원에 책임을 떠넘겼다’며 특검을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일단 프레임을 정해 놓은 것 아니냐’며 특검을 향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한국일보는 이번 영창 청구로 박 대통령이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는 선에 그쳤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국가 경제보다 정의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특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구속 여부 결정하라” (경제 운운하지 말고 법대로 하자!)
동아일보 : “일단 뇌물로 걸어 구속영장 청구한 뒤 법원에 책임 떠넘긴 것. 권력의 강요에 의해 돈을 낸 것도 억울한데 뇌물로 처벌까지 받게 생겼다” (특검 너무해! 삼성 안됐다!)
조선일보 : “처음부터 뇌물 공여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수사를 밀어붙여 왔다는 느낌을 준다”
(특검 의심스러워! 삼성 불쌍하다!)
중앙일보 :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조치. 박 대통령을 겨냥해 뇌물죄 프레임을 미리 정해놓은 뒤 여기에 꿰맞추기 위해 이 부회장의 영장을 청구한 게 아니냐는 의혹. 반 대기업 정서와 '불구속=무죄'로 인식되는 현실을 핑계삼아 영장 청구 강행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명백한 증거가 필요하다” (특검 과한 것 같아! 삼성 대기업이라 역차별 당하는 듯!)
한겨레 : “이 부회장 혐의는 진작부터 분명했다. 큰 기업의 총수라는 이유로 처벌을 면한다면 법치는 설자리를 잃게 된다. 이재용 영장으로 박 대통령 혐의도 더욱 분명해졌다” (대기업 총수가 별거야? 걍 법대로! 박대통령도 같이 잡자!)
한국일보 : “국정농단 의혹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바라는 여론을 받아들인 결과. 박 대통령은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국면으로 몰리고 있다”(특검, 여론 받아들였구나! 박대통령은 완전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