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TV토론 생중계 관련 논평(2014.4.11)
등록 2014.04.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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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 시작부터 ‘공정선거’를 무너뜨리려는가!

 

 

지난 9일, 지상파 3사와 종편 등 6개 방송사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를 2시부터 90분간 공동으로 생중계했다. 하지만 이 토론회는 방송사가 선거방송 준칙에 입각해 실시하는 초청토론회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가 아니다. 이는 새누리당 자체 행사를 6개 방송사가 일제히 생중계한 것으로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토론회는 새누리당 자체 행사이기 때문에 내용의 공정성도 담보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예비 후보자들은 서울시장 후보로서 자신의 적합성을 내세우는 과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임기 중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일을 하지 않는 공무원들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등 공격성 발언을 일삼았다. 이러한 문제는 특정 당의 토론회 행사라는 점에서 당연히 예측 가능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새누리당은 9일 토론회 외에도 앞으로 3차례 더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를 방송으로 중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광장에 모여 합동연설회를 듣던 시절이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후보자와 유권자가 소통하는 시대이다. 그런 점에서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은 선거 시기에 공정성과 객관성, 정확성을 금과옥조로 지켜야한다. 이런 이유로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는 “방송은 후보자를 초청하는 대담․토론 프로그램의 경우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여 후보자들이 균등한 참여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제14조 균등한 기회 부여)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방송은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이 명백한 인신공격 또는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방송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를 검토하여 합당한 반론의 기회를 제공한다”(제26조 반론권)고 명시되어있다. 따라서 특정당의 당내 토론회만을 4차례나 여러 방송사가 생중계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 선거방송이다. 

 

지난 2012년 대선과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 TV토론을 1회로 제한하는 한편, 형평성을 들어 새누리당 후보 단독 토론회를 관철시킨바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번 경우 특정 정당이 개최하는 당내경선 토론회를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취재, 편성할 수 있다며 규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법과 제도 운운하며 이 사안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선관위의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선관위는 제 목적을 보다 충실히 하기 위한 적극적 법 해석을 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방송사에게 철저한 공정성 확보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반론권 보장’을 요구하며 박원순 시장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지상파 방송사조차도 아직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선거 시기에 방송이 가능한 많은 선거정보를 국민들에게 서비스할 필요가 있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일방에만 적용되고 어느 한 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명백한 불공정이요 특정 정당 편들기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이번 6개 방송사들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근거해 지난 9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당내경선 토론회를 생중계한 것과 동등한 시간을 할애해 박원순 시장에게 동일 기회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동일 시간 기회의 원칙은 추후 이루어질 예정인 당내경선 토론회에도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우리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이 사안을 고발하는 등 법과 행동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만약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국정원 관권부정선거로 불거진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도 지상파 방송3사는 정부 여당에 대한 충성경쟁을 중단하고 지금부터라도 지상파방송사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공정한 선거방송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가길 촉구한다. <끝>  

 

 

2014년 4월 11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