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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성명] 3기 방통위 파행 출범, 청와대 책임이다
등록 2014.04.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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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방통위 파행 출범, 청와대 책임이다

 


결국 청와대는 3기 방통위원회의 파행을 택했다. 원칙은 짓밟혔고 절차는 무시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이미 지난 2월 27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친 고삼석 위원에 대한 임명을 거부한 채 최성준 방통위원장에게만 임명장을 줌으로써 3기 방통위는 시작부터 파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로써 여야 비율 3대 2 구도의 방통위는 3대 1이라는 극심한 불균형 상태가 돼 합의제 기구의 성격이 무색한 기형적인 기구로 전락하게 되었다. 

 

지난달 청와대가 방송 통신 분야와 조금의 연관성도 없는 인사를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추천했을 때 사법부 인사를 정부 관료로 발탁하는 데 대한 비판의 여론이 높았었다. 후보의 전문성은 차치하더라도 헌법에 보장된 삼권분립의 원칙을 청와대가 나서서 무시한다는 우려의 목소리였다. 심지어 지난 1일 실시된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그의 자질은 한마디로 함량 미달 수준이었다. 전문성뿐만 아니라 도덕성과 독립성 또한 방통위 수장으로서 매우 부족한 인사로 판명된 바 있다.

 

한편 아직도 임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야당 추천 고삼석 위원은 지난 2월 여야 의원 240명 중 217인이 찬성해 90.4%의 찬성률로 본회의 의결을 통과한 인물이다. 방통위 사무처가 절차에도 없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빌미삼아 국회에 재추천을 의뢰하는 해괴한 상황이 발생했을 당시, 홍성규 전 방통위원은 자격 시비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사실을 언론에 밝힌 바 있다. 3기 방통위의 파행 출범이 청와대의 기획으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청와대에 묻는다. 헌법적 질서를 무시하고, 국회의 입법권을 유린하면서까지 청와대가 바라는 게 정녕 무엇인가. 방통위의 합의제 성격이 무력화되고, 국회의 방송공정성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결국 방송장악 상태를 장기화 하겠다는 것이 청와대가 그토록 바라는 시나리오 아닌가. 믿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진정 청와대의 바람이라면 그것은 명백한 오판이다. 청와대는 방통위를 둘러싼 비정상적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결자해지하라. 우리는 청와대가 초래한 극심한 비정상적 상황이 정상화 될 때까지 총력 투쟁을 펼쳐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14년 4월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