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4차보고서①②]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 '모두 걸기'한 방송사들(2014.3.25)
등록 2014.03.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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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을 출범했습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매주 화요일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신문에 대한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 4차 보고서 주요 내용

 

1)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 '모두 걸기'한 방송사들

 

2) <금주의 朴비어천가> 

   -[신문] '7시간 다양한 손동작'․'메모장·연필에 두 손까지'

   -[종편] TV조선 "박 대통령의 현란한 손동작…오케스트라 지휘하는 것 같아"

 

3) [방송] MBC의 '친노' 분노 부추기기, YTN의 정몽준 띄우기

 

4) [신문] 문화일보, '청와대 대변인' 자처하나 

 

5) [신문] '무상'이라는 말을 굳이 '공짜'로 풀어내는 보수신문

 

6) [종편] 채널A <쾌도난마>는 '선거후보 유세방송'?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 '모두 걸기'한 방송사들

 

 

 

[방송] '규제 철폐'엔 한 목소리…문제점 지적엔 '눈 가리고 아웅'

 

3월 20일 지상파 방송3사는 청와대의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KTV 화면을 그대로 받아 방송했다. KBS와 MBC는 약 3시간, SBS 1시간 동안 생중계하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9일 성명에서 “통상적으로 중계방송은 국제 또는 국가 차원의 행사를 비롯해 3.1절 등 국가기념일, 긴급한 국가적 현안 등으로 제한된다”고 지적하면서 KBS의 과잉충성을 지적했다. KBS본부는 20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현관에서 KBS의 관제방송화를 규탄했다. 

 

 

△ 3월 20일 KBS <뉴스9> 화면 캡처

 

이러한 내외부의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KBS는 당일 <역대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3/20, 강민수 기자)에서 역대 대통령들도 방송을 통해 국민과 소통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서 방송매체를 활용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참석자가 정부부처와 규제철폐를 바라는 민원인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정책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담보된 회의라기보다는 규제철폐 분위기 조성을 위한 홍보의 자리라고 봐도 무방한 성격이었다. 게다가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회의를 방송3사와 OBS까지 생중계했다는 것은 우리 방송이 얼마나 정치권력에 예속되어 있는지,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얼마나 훼손되어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방송4사는 이날 회의가 진행 중인 시간에 방송된 메인뉴스에서도 보도 시작부터 회의 내용을 전하느라 바빴다. KBS, MBC, SBS가 각 6꼭지, YTN 3꼭지를 보도했다. 게다가 보도는 대부분 논의내용을 그대로 정리하여 옮기는 데 그치고 일방적 규제 철폐의 문제점 지적하는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규제개혁의 문제점을 지적한 보도가 있긴 했지만, 그야말로 걱정하는 시늉만 하는 수준이었다. KBS<[이슈&뉴스] 규제, 일단 만들면…/규제 옥석 가려야>(3/20, 류호성, 김희용 기자)에서는 엉뚱하게 졸속 규제의 사례로 삼성전자 공장의 불산가스 누출 사고가 난 뒤 만들어진 화학물질관리법과 화학물질 등록 평가법을 언급했다. 기자는 “업계는 이 두 규제가 비용과 시간 등 현실을 외면한 졸속 규제라고 비난했습니다”라고 했지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게다가 기업 관계자의 “비용을 중소 기업체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들게 하느냐”는 불만만을 인터뷰했다. 또한 중소기업 업종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과 2003년 카드대란이 규제를 너무 많이 풀어서라고 언급했지만 지나친 경제논리로 환경과 인권, 교육권 등을 보호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점은 다루지 않았다. 

 

MBC도 <연속기획 규제 어떻게 푸나/ 꼭 필요한 규제 가려야>(3/20, 남상호 기자)에서 저축은행 퇴출 피해가 법인에 대한 대출 규제를 풀어주어서 생긴 결과라는 점과 ‘규제비용총량제’ 등 규제를 줄이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기자는 “어떤 규제가 암덩어리인지, 규제를 남겨두는 것이 푸는 것보다 정말 이익인 것인지, 정확한 진단과 함께 과감한 처방이 요구되고 있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그러나 기자 스스로 말한 것처럼 규제철폐의 잣대가 이익만은 아니라는 점은 고려하지 못한 듯하다. 

 

SBS <"의원입법 규제양산" vs "재벌 편들기">(3/20, 장선이 기자)에서는 야당의 의원입법에 대한 제약이라는 비판을 담았다. 보도에서는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의 “국회를 경제 발전의 걸림돌 정도로 규정하고 정부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이어야 한다고 보는 삐뚤어진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라는 브리핑을 담고 김한길 대표의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하지만, 재벌과 대기업을 위한 규제 풀어주기는 안된다”고 반박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당의 비판을 KBS와 MBC는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9확대경]“의원 입법 5건 중 1건이 규제 강화”>(3/21, 김병용 기자)에서 의원입법이라는 권한의 의미는 접어둔 채 규제를 만들어내는 문제집단인 양 부각하는데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 보도에서는 의원입법 발의 실태와 문제점에 대해서 다루면서 정부 입법에서 규제를 만들거나 강화하는 것보다 의원입법은 의원 10명 이상의 서명만으로 발의되어 청부입법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도에서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의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인 국회의원 입법활동을 규제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정상인지 의문입니다”라는 인터뷰를 싣고 “야당은 또, 의원 입법이라고 해도 법안심사 과정에서 관계 부처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구조라고 반박했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KBS 보도 중에서 그나마 야당의 입장을 전하기는 했지만 한마디로 반발 수준의 내용이었지 객관적으로 의원의 입법 활동에 대한 의미는 부각시키지 않았다.

 

 

 

 

<금주의 朴비어천가>

 

 

[신문] '7시간 다양한 손동작'․ '메모장 · 연필에 두 손까지'

 

 

△ 중앙일보 21일자 종합면 ‘7시간 다양한 손동작’

 

중앙일보 21일자 종합면에는 <7시간 다양한 손동작>이라는 제목의 사진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는 전날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 5장이 연이어 나왔는데 자세히 보니 박 대통령의 손동작만 찍어서 갈무리를 한 것이었다. 무언가를 설명할 때 비언어인 손동작을 전혀 섞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불가능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손동작을 섞어 말하면 언어로만 전달할 때보다 시각적인 힌트를 더 많이 줄 수 있고 듣고 보는 사람을 설득하기 쉽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모든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회의에서 대통령이 손동작을 안하는 게 이상한거지 손동작을 한다고 손동작 사진을 5컷이나 실어주는 이유는 대체 뭘까. 사정이 이렇다보니 15일자에서 <확 바뀐 박대통령 경례 “군인 못잖다”>를 대문짝만하게 냈을 때 중앙일보의 관심사를 미리 읽었어야 했다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당시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의 경례 모습을 “손바닥은 보일 듯 말 듯, 약간 구부린 손가락 끝, 쫙 편 손목,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다”고 묘사한 바 있다. 뒤질세라 조선일보도 21일 종합면에 ‘민관 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의 박 대통령 사진 3장을 연이어 실었다. 제목은 <메모장·연필에 두 손까지>였다. 

 

 

[종편] TV조선 "박 대통령의 현란한 손동작… 오케스트라 지휘하는 것 같아"

 

박 대통령의 ‘민관 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가 열린 다음날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은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영상뉴스]로 ‘박 대통령의 현란한 손동작’을 내보냈다. 박 대통령이 ‘현란한 손동작’을 ‘알아듣기 쉽게’하기 위해 사용했으며 ‘몇 시간이 지나도록 멈추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이날 패널로 출연한 이기주 씨는 박 대통령의 영상을 어떻게 봤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책상배치가 원형으로 둘러져 있었는데, 박 대통령의 손짓이 오케스트라 지휘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답변했다.

 

△ 3월 21일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화면 캡처

 

같은 날 채널A <이언경의 직언직설>에서는 ‘박정희․박근혜 전쟁선포’라는 키워드를 뽑고서는 진행자가 먼저 “(박 대통령이)굉장히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이었다”면서 “지난번 대선 때는 ‘토론 못한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어제 모습을 보니까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출연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부전여전’이라면서 ‘△수첩공주․메모왕 △장관에게 안 되면 실무자에게 직접 묻기 △장차관을 대할 때 닦달하는 모습’을 꼽으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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