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언론노조 기자회견문] 공영방송 EBS 이사 자격 없는 이춘호 이사장, 이종각 이사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
등록 2014.03.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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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EBS 이사 자격 없는 이춘호 이사장,

이종각 이사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

 

 

공영방송 EBS의 이사회에서 들려오는 추문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회사차량을 사적인 용도로 남용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이사장부터, 술자리에서 이사들끼리 술병을 던지고 주먹다짐을 하는 난투극을 벌인 이사까지,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EBS의 현직 이사자리를 꿰차고 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힘겹게 쌓아온 공영방송 EBS의 이미지를 이사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마구 훼손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 그저 할 말을 잃을 따름이다.

 

지난 MB정권 때 부동산 과다 보유 및 투기 의혹으로 여성부 장관 후보에서 낙마한 이춘호 씨는 2009년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추천 몫으로 EBS 이사회에 입성, 이사장자리까지 꿰차더니 MB정권 말인 2012년에 또다시 이사장에 연임되는 기염을 토한 남다른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이사회 술자리 난투극에 연루된 이종각 씨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에 대한 뇌물 제공 혐의로 구속된 김학인 전 이사의 보궐이사로 선임된 이후 한차례 더 연임된 사람이다. 난투극의 당사자 중 한 명은 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또 다른 당사자인 이종각 이사는 버젓이 버티고 있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1조는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국민의 평생교육과 민주적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EBS의 사명을 규정하고 있다. 온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방송하는 EBS에, 작금의 EBS 이사회는 감히 교육이란 말을 입에 올리기에도 민망한 수준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처참한 상황이 공영방송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것인가.

 

무엇보다도 가장 큰 원인은 바로 EBS의 취약한 지배구조에 있다. 현재 EBS 이사회 9명 전원을 임명하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다. 게다가 방통위는 EBS의 사장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을 감시하는 감사까지도 임명하고 있다. 공영성의 핵심요소인 전문성과 다양성, 공정성의 구현이 애초에 불가능한 구조다. 권력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는 자들이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갖가지 전횡을 부려도 딱히 비판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방송환경이 EBS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공영방송 EBS의 이사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행태를 보인 이춘호 이사장과 이종각 이사의 즉각적인 사퇴를 엄중히 촉구한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자질 부족 인사들을 공영방송에 들여보낸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야 정치권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최소한의 방송공정성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하고 회기를 마친 데 대해 우리는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여야는 박근혜 정부의 유일한 언론관련 대선공약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다음 회기에 반드시 입법하라. 언론노조 1만 2천 조합원은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염원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펼쳐나갈 것이다. 공영방송 EBS의 부적격 이사 퇴진투쟁 또한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2014년 3월 6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