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언론연대 논평] ‘창조경제’ 덫에 걸린 TV수신료
등록 2014.02.18 15:38
조회 504

 

 

 

[논평]

 ‘창조경제’ 덫에 걸린 TV수신료
 


TV 수신료가 모호한 창조경제 수단으로 전락했다. 사회적 합의를 아예 무시하고 정부 독단으로 처리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를 바 없다. 방통위는 어제 열린 업무보고에서 절차적인 하자에 묶여 논의의 진전이 없는 수신료 문제를 정권이 내건 창조경제의 도구로 내세웠다.

 

올 한 해 정책목표로 방통위가 제시한 것은 창조방송 구현과 세계화, 방송의 신뢰성 제고, 국민행복을 위한 이용자 보호 등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창조방송’의 개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방통위 한 상임위원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부응해 방송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것은 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미 독임제 부처인 미래부를 중심으로 방송을 산업으로 재편해 규제완화 쪽으로 정책방향을 몰고 가는 위기의 상황임에도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내부에서조차 합의가 안 된 수신료 인상을 정권을 돕기 위해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납득할 수 없다. 더욱이 방송의 신뢰성 제고를 제시하고도 방송의 공공성, 공정성 실현, 당면한 해직자 문제 등은 외면했다.
 
TV수신료 인상 논의에서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 확보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수신료 인상으로 타 미디어에 도움이 된다는 시장분석 이전에 민주주의 발전에 공영방송이 어떤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저널리즘 강화가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신뢰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는 시청자와 시민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얻을 것 없는 수신료 인상임을 누차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이경재의 방통위는 민생에 등을 지고 대통령의 텔레파시만 잡고 있는 한심한 집단임을 다시 한번 드러낸 셈이다.
 
결국 실체는 대통령의 텔레파시 인상안에 불과할 뿐이다. 단언컨대 시민사회는 창조방송 구현을 위한 수신료 인상에 동의할 수 없다. 더불어 방송의 공공성 실현을 위한 가장 순결하고 신뢰의 재원인 수신료에 ‘창조’의 덫을 씌우는 방통위의 무례함과 무책임을 강력히 규탄한다.

 
2014년 2월 18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