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3기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에 대한 논평(2014.2.17)
등록 2014.02.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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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방송 공공성’을 지킬 수 있는 능력과 

투쟁성을 갖춘 인물을 선임하라

 

 

오는 3월, 2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민주당은 10일 추천 공모를 마감했고, 당내 인사로 구성된 9명의 추천위원회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3기 방통위원 구성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민언련은 새롭게 구성될 3기 방통위원 구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그동안 정권 친화적인 인물들이 방통위원장을 맡으며 방통위를 영혼 없는 정권의 하부기관으로 전락시켜왔다. 최시중, 이경재 체제의 방통위는 독립적인 합의제기관이라는 애초의 취지마저 무색하게 만들며 독단‧독선적으로 운영했다. 미디어생태계의 진흥과 규제라는 본연의 임무 수행도 안중에 없었다.

오로지 정권의 언론장악에 적극 호응하며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제작과 편성의 자율성 등을 해치며 미디어생태계 훼손에만 앞장섰다. 또한 여론의 압도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구보수 신문인 조중동에게 방송까지 나눠줬고, 의무전송‧직접광고영업‧중간광고 허용 등 온갖 특혜마저 부여했다. 정권의 ‘충견’이 아니고서야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일상적으로 자행했고, 그 결과 “정권의, 정권에 의한, 정권을 위한” 불공정 방송만이 판을 치게 됐다.

 

반면, 언론역사상 유례없는 언론대파업을 벌이며 저항했던 언론노동자들의 눈물겨운 투쟁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외면했다. 낙하산 사장들에 의해 자행된 언론탄압과 언론노동자들에게 처참하게 행해진 대량 해고와 징계에도 눈을 감았다. 심지어 사법부가 잇달아 ‘MBC노조 파업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정작 주무부서인 방통위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일언반구도 없다. 고의적인 책임회피, 직무유기다.

게다가 최근에는 노골적인 편파·불공정 보도로 국민들의 맹비난을 받고 있는 ‘종박방송’ KBS의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가 하면,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등 사회적 갈등만을 부추겨온 ‘귀태방송’ 조중동 종편의 생명줄 연장에 몰두하고 있다. 99%의 국민들의 이익에 반하면서 특정 세력, 특정 계급의 이익옹호에 여념이 없는 종박방송, 귀태방송을 위하는 그들의 태도에 그저 기가 찰뿐이다

 

이런 와중에 3기 방통위 구성을 앞두고 언론악법 날치기를 주도하면서 조중동종편 탄생에 일조했던 전력 때문에 선임 당시부터 논란이 되었던 이경재 방통위원장의 연임설은 기가 막힌다. 당시 그는 ‘텔레파시’ 운운하며 청와대와 긴밀한 교감을 자랑했고,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재승인을 앞둔 종편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KBS 수신료 현실화를 운운하며 언론장악을 더욱 공고히 해왔을 뿐이다. 이렇듯 천박한 방송철학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연임이 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시대착오적인 인물 재선임을 중단하고, 미디어생태계를 복원시킬 인물 교체에 적극 나서길 강력히 촉구한다.

 

민주당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3년간 야당 추천 방송통신위원으로 일하면서 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기 힘든 김충식 위원이 민주당의 방통위원 추천공모에 응모했다고 한다. 이미 김 위원은 기대 이하의 활동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고 본다. 그의 자질과 역량에 대해선 이미 낙제점으로 검증이 끝난 상황이다.

최근 민주당도 대표나 원대대표 등 유력자와의 개인적 친소관계에 따라 부적절한 인물들의 나눠먹기식 낙점설이 분분한 등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3기 방통위원을 추천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방송 공공성과 독립성을 위한 능력과 투쟁력이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당내 소통’만을 강조하는 행보는 방송공공성과 독립성 수호라는 본령은 팽개치고 젯밥만 탐하다가 자멸에 이르는 잘못된 길이 아닐 수 없다. 만일 민주당이 차관급 공직에 자기 사람을 인사발령 내는 수준으로 방송위원 추천을 강행한다면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우리는 민주당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3기 방통위원은 지난 1,2기 방통위원 구성 과정의 잘못된 점을 통렬히 반성하고, 망가진 미디어생태계의 복원을 위해 힘 있게 싸울 수 있는 인물이 추천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가 온전히 작동되어야 함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만약 구태의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추천 결과를 이끌어 낸다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아예 마음속에서 지워버릴 수 있음을 명심하라. 

민주당의 향후 어떤 처지에 놓이게 될지는 민주당의 선택에 달렸다. <끝>  

 

 

 

2014년 2월 17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