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민주시민언론상 수상소감] <특별상> 한국일보 비상대책위원회 (2014년 1호)
등록 2014.01.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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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 한국일보 비상대책위원회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한국일보 구성원들은 2013년 여름 비상대책위원회 깃발 아래 뜨겁게 싸웠습니다. 불법 비리를 저지른 사주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장재구 전 한국일보 회장은 편집국장 부장단 보복 인사, 편집국 폐쇄, ‘짝퉁 한국일보’ 제작 등 한국 언론 사상 초유의 탄압을 가했습니다. 기자들은 건물 로비와 거리로 쫓겨났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맞섰습니다. 

 

편집국으로 들어가는 통로에서 용역깡패와 24시간 맞대고 서서 싸운 기간만 한 달여에 이릅니다. 매일같이 한여름 거리에서 1인 시위 선전전을 벌였습니다. 각계 각층의 지지 선언과 방문을 이끌어냈고, 법원에 낸 편집국 불법폐쇄 해제 요청 가처분신청을 통해 편집국에 복귀했습니다. 

 

우리들은 또 한국일보를 되살리기 위해 법원에 기업회생(법정관리)을 신청했고 한국일보는 재도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장 회장은 한국일보사와 서울경제신문에 456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 중에 있습니다.


한국일보 구성원들은 언론의 정도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서 승리했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확보하는 근본적 싸움에서도 성과를 냈습니다. 


12월 20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에서 수여한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 상장과 상패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사측의 보복 인사와 편집국 봉쇄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결연히 투쟁한 한국일보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을 높이 평가합니다.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지배구조 결정 과정에서 여전히 옳은 결정, 실천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제 15회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을 드립니다.’


이번에 받은 상은 지난 여름 한국일보 노조원과 편집국 구성원들의 싸움에 대한 사회 전반의 격려라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일보 회생절차가 아직 진행중이고 M&A 이후 새로 출발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지난 여름 한국일보 싸움의 목적과 정신을 잊지 말아달라는 당부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싸움은 아직 완벽한 해피엔딩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비판적 중도지’라는 한국일보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권력과 자본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으며 역사투쟁을 이어가겠습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되는 기억으로 2013년 여름을 떠올리며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을 기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