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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현업단체 성명] 정부는 보편적 방송 서비스를 포기하는가
등록 2013.12.1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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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보편적 방송 서비스를 포기하는가


12월 10일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정부가 한 차례 발표 연기를 하면서 정리한 수준치고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계획이다. 공공성과 공익성을 담보로 해야 하는 방송의 기본적인 속성을 무시하고 철저한 산업논리 속에서 정부 정책을 추진한다는 뜻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했기 때문이다. 방송정책에 접근하는 정부의 철학 부재가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난다.


이번에 발표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은 총체적 난국이다. 특히 방송을 공공의 영역에서 이해하지 않고 산업적 낙수효과에 의지해 대책 없이 장밋빛 전망만 남발한 부분은 치명적인 패착이다. 이번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은 ‘어떻게 하면 방송의 보편적, 공익적 요소를 신장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방송으로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까’에만 매몰되어 있다. 게다가 정부는 이번 계획안 발표를 통해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2년 전 종합편성채널 개국 당시 2만1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약속이 현재에 이르러 공염불이 되어버린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계획안에 포함된 장밋빛 전망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방송을 산업적 요소로만 재단한 것도 모자라,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차세대 방송인 UHD 방송 계획을 살펴보면 비록 초안과 달리 노골적인 유료방송 중심의 UHD를 천명하지 않았으나 전반적인 UHD 발전의 로드맵치고 종합계획의 비전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보편적 UHD 방송에 방점을 찍은 전략이 더욱 구체적으로 등장해야 한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정부에 제출한 시청자 복지 중심의 UHD 방송 추진 전략을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한다.


종합계획에 유료방송에 대한 8VSB 허용이 포함되어 있는 부분은 심각한 문제다. 정부가 종합편성채널 특혜, 짝퉁 디지털 전환, 콘텐츠 저가화로 인한 창조경제 역행이라는 비판을 무시하고 8VSB 허용을 추진한 부분은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짝퉁 디지털 전환을 독려하는 이유가 케이블 방송 사업자의 기득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란 말인가? 궁극적으로 콘텐츠 시장의 붕괴를 야기해 현 정부의 국정철학인 창조경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8VSB 허용은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이 외에도 종합계획은 정당한 지적 재산권 침해를 정당화하는 재송신 제도개선과 수평규제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막무가내식 유료방송 규제완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최종안은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를 고사시키고 유료방송만 육성하려는 후안무치의 결정판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직접 나서 가장 중요한 보편적 미디어 플랫폼을 부정하고 일부 사업자의 혜택만 보장하려 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정책 결정일 뿐이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도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를 관장하는 본연의 책무를 망각하고 기계적인 의견 합의에 동의한 점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유료방송 중심의 방송정책을 통해 어설픈 경제적 낙수효과를 노리지 말고,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를 통한 건전한 방송정책을 당장 재수립하라.



2013년 12월 10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