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조중동방송 1월 23일~29일 저녁종합뉴스 모니터(2012.2.1)※ 주요 내용
- 비리 의혹에 무너진 최시중, 감싸는 조중동방송
- 석패율제 도입에 힘 싣는 조선종편의 속내는?
- <조선> <중앙> 뉴스가치 의심스러운 ‘사주·토정비결’ 보도
- 비리 의혹에 무너진 최시중, 애써 두둔해보려는 조중동
설 연휴 기간 동안 조중동방송은 연성보도들을 쏟아냈다. 조선종편은 윷놀이 소개, 차례상 문화 등을 보도했고, 중앙종편은 ‘대통령의 떡국’, 종가집 설풍경 같은 보도를 내놨다. 동아종편은 세계의 용띠 축제, 이색적인 성묘 등을 소개했다.
조선종편과 동아종편은 북한의 설 문화를 비판하는 보도도 내놨다. 조선종편은 설이 ‘배급받는 휴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고, 동아종편은 설 명절도 “김정일, 김정은 부자 우상화에 활용”된다고 전했다.
조선종편과 중앙종편은 대선후보와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운세’를 점치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정치보도에서는 조선종편의 편향적 보도행태가 도드라졌다. 조선종편은 지난 1월 20일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연평도 군부대 방문 소식을 보도하며 대대적으로 띄워준 바 있다. 그런데 25일 ‘이면뉴스’ 코너에서 또 한번 박 위원장의 20일 연평도 방문 모습을 자세하게 다루며 ‘띄우기’에 나섰다. 보도는 “얼음공주”인 박 위원장이 달라졌다며 박 위원장이 병사들과 농담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주요하게 전하면서 “새해에는 ‘친’근혜 누나(?)로~”라는 자막을 내보내기도 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석패율제에 대해 조선종편은 문제점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지역주의를 극복할 대안”이라며 도입에 힘을 싣고 나섰다.
‘조중동방송 만들기’에 앞장섰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중동 모두 ‘비리 의혹’을 부인하는 최 씨의 주장을 비중 있게 실으며 두둔하고 나섰다.
‘MB멘토’로 불리며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과 ‘조중동방송 만들기’에 앞장섰던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씨가 잇따른 비리 의혹으로 결국 사퇴했다.
최 씨는 1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리 의혹들을 부인하면서 사퇴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는 최 위원장에 대한 잇따른 비리 의혹을 ‘권력형 비리’라며 철저한 수사와 그에 따른 법적 처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최 씨의 비리 의혹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1월 26일 <아시아경제>는 최 위원장의 ‘양아들’이자 최측근인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이 지난 2009년 국회 문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최시중 위원장이 해외출장을 갈 때 용돈으로 쓰라고 전해달라”고 했다며 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돌렸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면서 직전에 처리된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에 대한 ‘답례’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1월 3일에는 정 전 보좌관이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에게 EBS 이사 선임건과 관련해 억대금품을 받은 사실이 불거지며 검찰조사가 시작됐다. 이 외에도 최 씨는 SKT 주파수 경매 3억원 수수 의혹, EBS 사옥 부지 선정 연루설, CJ의 온미디어 인수관련 청탁설 등등 각종 비리 의혹을 받아왔다.
조중동방송은 27일 최 씨의 사퇴 소식을 주요하게 보도했으나, 비리 의혹을 부인하는 최 씨의 주장을 주요하게 전하며 두둔하는 행태를 보였다. 특히 조선종편과 동아종편은 최 씨가 사퇴에 이르게 된 ‘돈봉투 살포’ 등 잇따른 비리의혹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채 ‘측근 비리’로 두루뭉수리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전격 사퇴>(조선종편, 이경미/1.27)
<‘대통령 레임덕 가속화’>(조선종편, 정석영/1.27)
조선종편은 <최시중 방통위원장 전격 사퇴>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사의 표명에는 최측근의 금품수수 의혹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도에서는 2009년 국회 문방위 의원들을 상대로 한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정용욱 씨의 배후에 최시중 씨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와 관련된 언급도 일절 없었다. 오히려 “부하 직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별다른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보도를 봤다”고 강변하는 최 씨의 주장을 전하며 “최 위원장은 억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고 두둔하는 듯한 기자멘트를 했다.
<‘대통령 레임덕 가속화’>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인 최시중 위원장의 사퇴로 이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명박 정부의 향후 권력 지형의 변화를 예측했다.
<측근 비리 의혹에 사퇴>(동아종편, 김용석/1.27)
<‘6인회’ 2선으로>(동아종편, 박민혁/1.27)
동아종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측근 비리 의혹에 사퇴>에서 최 위원장의 사퇴 소식을 전했지만 “최 위원장이 사퇴하는 것은 양아들로 불려온 최측근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의 수뢰 혐의로 마음의 부담을 느낀 데 따른 것”이라고만 보도했다. 측근 정용욱 씨의 비리의혹에 대해서도 “수뢰 혐의”라고 간단하게 언급했을 뿐, ‘돈봉투 살포 의혹’이나 최 위원장의 연루 의혹은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6인회’ 2선으로>에서는 조선종편과 마찬가지로 “최 위원장의 사퇴가 이명박 정부의 임기말 레임덕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도하는 데 그쳤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갑자기 사퇴>(중앙종편, 이승필, 고석승/1.27)
중앙종편은 조선·동아종편에 비해 최시중 씨와 정용욱 씨 관련 의혹을 자세히 다뤘으나, 내용에서 최 씨를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보도는 “최측근 인사의 비리 연루 의혹에다 2009년 최 위원장 측이 국회의원실에 돈봉투를 돌렸다는 폭로까지 나오자 사퇴를 전격 결정한 것”이라며 최 씨 사퇴가 이명박 정부에 미칠 영향 등을 전했다. 이어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 등과 연루된 비리 의혹 등을 전했다.
그러나 “부하직원에 대해 지금까지 별다른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언론보도를 보았다”며 비리 의혹을 부인하는 최 씨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전하고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도 측근 정 모 씨가 연루된 게 없다는 것을 보고 물러날 때가 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며 최 씨를 두둔하는 발언을 주요하게 전했다.
지난 17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석패율제 도입에 합의했다. 두 당은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워 석패율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두 당이 도입하려는 석패율제는 한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 출마할 수 있게 하고 중복 출마자 중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것으로, ‘이중등록 허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또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영호남에 출마한 두 세명의 후보를 비례대표로 구제하는 것을 진정한 의미의 ‘지역주의 타파’라고 할 수 있느냐는 반론도 거세다. 특히 영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배제했다는 점에서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여야의 중진 의원들이 낙선을 하고도 비례대표로 생환하는 기득권 보장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비례대표제의 근본 취지를 왜곡한다는 지적도 있다. 약자와 소수를 대표하고, 새로운 정치인들의 의회진입을 돕기 위해 도입된 것이 비례대표제다. 그런데 54석에 불과한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에 나눠주면 원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나 문성근 최고위원 등은 ‘독일식 권역별 정당명부제’ 도입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권역별 정당명부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정하고 지역구 당선자를 제외한 나머지 의석을 비례대표로 배분하는 방식인데 전국정당득표율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기존 비례대표제를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
석패율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종편은 석패율제 도입에 힘을 싣고 나섰다. 조선종편은 석패율제의 문제점은 일절 다루지 않은 채 ‘군소정당이 당리당략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몰고 민주통합당이 진보정당의 눈치를 보며 ‘갈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석패율제가 ‘이명박 정권 심판’으로 몰락 위기에 놓인 한나라당에게 호남지역 의석 확보 길을 열어주고 마치 전국정당인 양 외형을 갖추게 해 민심을 왜곡 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종편의 석패율제 지지는 ‘한나라당 살리기’를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지역주의 극복, 또 좌절?>(조선종편, 강상구/1.24)
<석패율 도입에 ‘곤혹’>(조선종편, 김봉기/1.27)
조선종편은 24일 <지역주의 극복, 또 좌절?>에서 석패율제 도입에 대해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혔고, 이른바 적진에도 과감하게 뛰어들 여지가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리고는 진보정당이 반발하는 데 대해 “당세가 약해 지역구 당선이 힘든 군소정당은 비례대표에서라도 표를 얻어야 하는데, 석패율 도입만큼 비례의원수가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발하는 것”이라며 당리당략에 따른 것으로만 몰았다. 석폐율제에 대해 시민사회 내에서도 ‘독소조항’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런 문제는 일절 다뤄지지 않았다.
이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는 “진보연대로 선거를 치를 계획이어서 군소정당이 반대하는 석패율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며 문 이사장이 선거전략 때문에 석패율제에 반대하는 것처럼 호도했다. 그러면서 “지역구도를 깰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졌던 석패율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좋고 나쁨이 갈라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27일 <석패율 도입에 ‘곤혹’>에서는 “상대당 세력이 강한 곳에서 떨어지면 비례대표로 구제할 수 있어 지역구도를 타파할 수 있다는 좋은 명분이 있는데도 주저하고 있다”며 석패율제 도입에 힘을 싣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들이 “석패율 도입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느냐며 쓴소리가 이어졌다”며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의 파괴력 때문에” 통합진보당이 반발하자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힐난했다.
조선종편과 중앙종편이 뉴스가치가 의심스러운 대선후보, 올림픽 국가대표들의 사주·토정비결 보도를 내놨다. 객관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오직 ‘흥미위주’의 내용이었다.
<대선유력주자 운세는?>(조선종편, 이호진/1.28)
조선종편은 28일 <대선 유력주자 운세는?>(이호진)에서 유력 대선주자들의 토정비결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는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정몽준 손학규 김문수 등 6명의 운세를 점친 인터넷 사이트 4곳을 보면 결과를 점치기 힘들다”며 대선에 대한 긍정적 예측과 부정적 예측이 공존한다며 이들의 ‘운세’를 세세하게 나열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유력 대선주자의 운세가 잘 맞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보도를 왜 한 것일까?
<올림픽 기대주의 올해 운세>(중앙종편, 온누리/1.23)
중앙종편도 23일 <올림픽 기대주의 올해 운세>(온누리)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7월과 8월. 온 우주의 기운이 바로 이들에게 모여야 그들도 기쁘고, 우리도 신나는 나날을 보낼 것”이라며 “용하다는 역술인들한테, 이 선수들의 올해 사주를 물었다”며 박태환, 왕기춘, 이용대, 장미란 선수 등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주에 대한 역술인들의 평가를 전했다. 그러면서 “금메달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사주”, “국위선양의 1등공신이 되는 기운이 들어와 있다”는 등 역술인들의 주장을 전했다. 한 선수에 대해서는 “금메달이 아닌 은으로 들어온다”며 유니폼을 노란색으로 입으라는 주장까지 덧붙였다.
그래놓고는 보도 말미에 “올림픽의 금 기운을 부르는 건 역시 피땀어린 노력”, “사주는 사주일 뿐”이라는 멘트로 얼버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