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조중동방송 1월 2일~1월 8일 저녁종합뉴스 모니터(2012.1.10)우리단체와 언론노조가 구성했던 ‘조중동방송 공동모니터단’이 해소되었습니다.
‘민언련 조중동방송 모니터팀’으로 정비해 모니터를 진행합니다.※ 주요 내용
-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 보도 … ‘모바일 선거’의 부정적 측면 강조한 조선·중앙종편
- 선관위 사이버 테러 … <조선> ‘최구식 구하기’, <중앙> ‘국민검증위 띄우기’
- “대통령이 될 얼굴”? … 연성화 두드러지는 중앙종편 정치보도
‘모바일 혁명’에 떨고 있는 ‘늙은 언론’
- ‘최구식 구하기’ 나선 조선종편의 비뚤어진 의리
신년 첫 주부터 조중동방송은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깎아 내리기 바빴다.
조중동방송은 흥행몰이에 성공한 민주통합당의 모바일 선거에 대해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선종편이 가장 앞장섰는데 조선종편은 각 당의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우려하고, 모바일 투표의 부작용을 부각했다. 중앙종편도 조선종편보다는 덜했지만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 사이버 테러 관련 보도에서도 조중동방송은 사태의 파장을 축소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조선종편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 최구식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는 보도를 내보냈다. 중앙종편은 한나라당에서 꾸린 이른바 ‘국민검증위’의 활동을 띄우고 나섰다.
이념편향적 보도 경향도 이어졌다.
조선종편은 한나라당과 수구보수진영의 소식을 메인뉴스 앞 꼭지에 배치해 비중있게 다뤘다. 반면 민주통합당이나 진보세력 관련 기사는 양적으로 매우 적었을 뿐 아니라 ‘통합’의 의미를 깎아내리기 바빴다. 2일 조선종편은 민주통합당이 시민사회·노동 세력과 통합한 것을 두고 “일부 시민단체 세력과 한국노총의 목소리에 휘둘린다는 평”, “민주통합당이 갈팡질팡”하는데 이는 임시지도부의 절반을 차지한 시민사회 세력이 “여야 합의를 번번이 백지화”했기 때문이라는 등의 주장을 폈다.
‘박원순 흠집내기’도 여전했다. 박 시장의 아들이 최근 현역 입대했다가 허리디스크 판정으로 공익요원으로 근무하게 된 것이 마치 병역비리라도 되는 것처럼 의혹을 부풀렸다. 또 ‘북한이 남측 정권교체를 위한 특별팀을 가동했다’면서 서거 때마다 시도했던 ‘북풍몰이’의 시동을 거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았다.
중앙종편은 2일 박희태 국회의장이 투병중인 김종필 전 총리를 방문한 사실을 보도하며 “국민들이 종북세력으로 변해간다”는 등 김 전 총리의 비상식적인 발언을 여과 없이 보도했다.
동아종편도 이념편향적인 행태가 두드러졌다. 정부 예산안을 다룬 2일 보도에서는 제목부터 <선거 의식한 복지 편중>으로 달고, 복지 예산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이 크다”며 “복지예산이 크면 클수록 복지를 통해서 오는 예산 낭비가 심각할 수 있다”는 등의 일방적 주장만 부각했다.
민주통합당이 당대표 경선에 일반 국민들의 휴대전화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면서 신청자가 6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자 중 90%는 모바일 투표를 신청했다고 한다.
모바일 투표는 시민들의 정치참여 문턱을 낮췄을 뿐 아니라, ‘돈선거’를 차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조선·중앙종편은 모바일 선거 열풍이 못마땅한 모양이다.
<모바일 선거인단 ‘폭주’>(조선종편, 이호진/1.3)
<‘오픈 프라이머리’ 허와 실>(조선종편, 강동원/1.3)
<한나라당, 모바일 투표 도입 검토>(조선종편, 단신/1.5)
<‘경선 흥행엔 성공했지만’>(조선종편, 강동원/1.6)
<‘모바일 정치’ 개막>(조선종편, 강동원/1.7)
조선종편은 ‘모바일 정치’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점을 부정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부작용을 강조하고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민주통합당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주도한 데 대해 견제하는 경향을 보였다.
3일 <‘오픈 프라이머리’ 허와 실>은 여야가 모두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려는 것을 두고, “좋기만 한 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보도는 “얼굴이나 이름이 잘 알려진 현역 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좋은 후보를 내야 하는 정당의 공천 의무를 국민의 뜻을 핑계 삼아 포기하는 측면”도 있다는 등 오픈 프라이머리의 부정적 측면을 전했다. 또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경선을 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약한 상대당 후보를 뽑는 이른바 역선택도 가능”하다며 “실시하려고 해도 최소한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6일 <‘경선 흥행엔 성공했지만’>에서는 민주통합당이 경선 흥행에 성공한 것 같지만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며, 모바일 경선의 의미를 깎아내리려 애썼다. 보도는 ‘각 후보들의 정책이 크게 다르지 않아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다른 당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면서 전당대회가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선거인단이 모두 70만 명이라 결과 예측이 어렵다며 “대충 선거 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정치평론가의 말을 덧붙였다.
7일 첫 꼭지 <‘모바일 정치’ 개막>에서는 “모바일 시대, 완전히 새로운 정치 지형이 열리고 있다”면서도 “모바일, 인터넷 투표에서는 대리투표 여부를 가릴 수 있는 투표자 검증시스템이 갖춰져야”하며, “당의 정체성과는 상관없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사람에게 표가 몰릴 위험성도 있다”는 등의 문제점을 부각했다. 또 “자기가 생각 다르면 그냥 몰려와가지고 매도”, “이성적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감성으로서 정치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 모바일 정치의 문제점이라는 부정적인 인용을 덧붙였다.
<모바일 투표 ‘약일까 독일까’>(중앙종편, 유한울/1.6)
중앙종편은 6일 “돈으로 표를 사는 매표행위는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대리 투표나 투표 결과가 유출될 가능성”,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모바일 투표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점” 등 문제점을 자세하게 전했다.
지난 6일 검찰은 선관위 홈페이지 사이버 테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른바 ‘윗선’은 밝히지 못했다. 검찰은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수행비서인 김 모씨와 최구식 전 한나라당 전략홍보위원장 비서였던 공 모씨가 사전에 모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선거에서 이른바 ‘공적’을 세워 행정직이나 보좌관 자리를 얻고자 범행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와 공씨가 ‘공적을 세우기 위해’ 사이버테러를 감행하고도 윗선에 알리지 않았고, 자리에 대한 사전 약속도 없이 전세금을 빼서 1억 원이라는 거금을 범행에 사용했다는 등 검찰의 수사발표는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 많다.
최 의원이 범행 전날 “비장의 카드가 있다”는 발언, 사건이 터진 직후 “나 혼자 당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도 배후 의혹을 증폭시켰다. 경찰의 수사 상황과 방향을 캐묻고 이를 최 의원에게 흘려준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검찰이 조사하지 않은 점, 범행 전날 공씨와 김씨가 함께 한 저녁식사 자리에 청와대 행정관이 있었다는 점 등등도 의혹이다.
<이해봉 의원 불출마…최구식 의원 탈당>(조선종편, 단신/1.2)
<검찰, “윗선 개입 없었다”>(조선종편, 단신/1.6)
<여야, “의혹 안 풀렸다”>(조선종편, 김봉기/1.6)
그동안 소극적 보도, 꼬리 자르기식 보도행태를 보여 왔던 조선종편은 6일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최구식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
다섯 번째 꼭지 <검찰, “윗선 개입 없었다”>에서 검찰의 수사결과만 단순 전달하는데 이어, <여야, “의혹 안 풀렸다”>에서는 제목과 달리 ‘최구식 구하기’에 초점을 맞췄다.
보도는 “배후로 의심받았던 최구식 의원은 명예회복을 선언”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이어 “저에 대한 왜곡과 조작의 책임을 추궁할 생각”이라는 최 의원의 인터뷰를 싣고 “최구식 의원은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명예회복을 선언했다”며 최 의원에 대한 모든 혐의가 풀린 양 다뤘다. 그러더니 여야가 모두 특검을 요구한다는 점을 앞의 보도 맥락과 어울리지 않게 슬쩍 덧붙였다.
<어깨걸이 제목 빠짐>(중앙종편, 유미혜/1.6)
이날 중앙종편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검증위가 철저한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준석 국민검증위원장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국민이 신뢰를 하지 않는 만큼 더욱 강력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며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한 날, 여당이 자체 조사를 하겠다고 나선 건 아주 이례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검증 작업과 특검법안 검토 작업을 누가 맡게 되는지 등을 상세하게 소개한 뒤, “자체 조사를 하겠다고 나선 비대위가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씻어낼 결론을 도출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띄웠다.
이번 선관위 사이버테러는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진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의혹의 당사자가 자체조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도 어이없는 일인데, 중앙종편은 한나라당과 비대위가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앞선 <“윗선 없다” 찜찜한 결론>에서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내용을 전하고 “단순히 운전과 수행 업무를 하는 비서들이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범죄를 모의했다는 점, 또 수사 시작 직전에 9천만 원이 오고간 경위도 개운치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디도스 수사 흐지부지>(동아종편, 이종식/1.4)
<디도스 수사 특검 가나>(동아종편, 유재영/1.6)
동아종편은 4일과 6일 보도에서 검찰의 수사결과를 전하며 “단독범행이라던 경찰 수사와 달리 공모자를 찾긴 했지만 의문은 남는다”면서 검찰 수사의 부실함을 거론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의 미흡한 점을 면밀하게 지적하고 의혹을 제기하지는 못했다.
<존박 허각 찾는 정치권>(중앙종편, 유미혜/1.3)
<2012 흥미진진 대선레이스>(중앙종편, 강태화/1.3)
중앙종편은 정치보도에서 연성화가 두드러졌다.
3일 6번째 꼭지 <존박 허각 찾는 정치권>(유미혜 기자)은 각 정당의 2030정책을 비교했다. 보도는 요즘 여야 정치권이 “존박과 허각 찾기에 나섰다”며 케이블방송에서 인기를 끈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 학벌과 외모로 관심을 끌었던 존박을 상기시키며 “한나라당에 존 박 같은 엄친아”로 하버드 출신 이준석 비대위원을 소개했다.
이어 “정치권의 존박인 이 20대에게 쏠리는 관심이 뜨겁다”며 “한나라당의 존박 찾기가 히트를 치자 민주통합당은 허각 찾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이 “훌륭한 스펙보다는 허각처럼 자수성가한 스토리가 있는 젊은층을 찾아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라며 “잘만 되면 ‘부자정당 대 서민정당’ 대결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에서 ‘이미지’는 중요한 전략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의 20대는 ‘미친 등록금’, 고용난 등으로 어느 세대보다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0대가 각종 선거에서 여당에 참패를 안기는 것도 자신들의 고민을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정책보다 ‘이미지’를 앞세우고 민주통합당이 여기에 맞불을 놓는다면 이는 비판적으로 보도해야 할 대목이다. 중앙종편이 ‘존박’, ‘허각’ 운운하며 여야의 이미지 대결을 부각하며 20대를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그 본질을 흐리고 있다.
같은 날 <2012흥미진진 대선 레이스>(강태화 기자)라는 보도도 뉴스가치가 의심스러운 내용이었다. 보도는 ‘대선 기획보도’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고 ‘얼굴연구 전문가’와 함께 대통령이 될 만한 얼굴을 소개했다. 당연히 과학적 근거는 없는 내용으로, 역술가 등의 말을 통해 대통령의 얼굴상을 분석한 것이다.
보도는 얼굴 연구 전문가인 조용진 한남대 객원 교수팀과 함께 역대 대통령들의 얼굴을 합성한 결과와 이번 대선 후보들의 얼굴 합성 결과를 보여 준 뒤, “자수성가하는 모양새”, “눈이 커진 것은 의견을 좀 더 강하게 어필하는 시대로 왔다는 것” 등 관상 연구가의 평가를 전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