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_
[토론회중계]'MB에 장악된 언론'의 노골적 편파보도, “속지 말자”(2012.4.6)- 조중동·방송3사, 민간인 사찰·여론조사 등 제대로 보도 안 해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주요일간지와 방송3사의 4.11총선보도의 문제로 △정부·여당에 대한 편파성 △정책보도의 축소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발제자들은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편파보도의 대표적 사례로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보도를 꼽았다.
이용성 교수는 “과점 신문인 조중동은 색깔론이 강화되고 여당을 위한 축소보도, 무(無)보도, 물타기 보도가 여전했다”고 지적하면서 조중동의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보도를 예시했다. 3월 12일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의 증거 인멸을 주도했다는 녹음파일이 공개됐고, 당사자인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이 증언하는 등 관련 증거가 드러났음에도 “조중동은 무보도, 축소보도 행태를 이어가다 추가 증언이 쏟아지자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광범위한 사찰을 벌였다’는 청와대의 주장을 싣거나 청와대와 민주당의 ‘공방’으로 모는 등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양비론과 물타기 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지혜 팀장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으로 인해 ‘공영방송’ KBS와 MBC의 몰락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평가하며, “‘정권 나팔수’로 전락한 방송이 과연 공정한 선거보도가 가능하겠느냐”며 질타했다. 이 팀장은 “예상했던 대로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권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내용은 적극 띄워주고, 불리한 내용은 축소하거나 본질을 호도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특히, 최근 불거진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보도는 ‘전 정권 책임론’을 거론하는 청와대의 물타기성 공세를 KBS와 MBC가 나서서 적극 대변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4.11총선의 정책보도가 지난 6.2지방선거 때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지어 언론이 시민사회가 제시한 정책의제에 대해 흠집내기에 적극 나섰다는 평가다.
이 교수는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정도가 정당별 정책공약을 분석한 선거기획보도를 내놓고 있을 뿐, 조중동신문은 여전히 정책의제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복지정책에 대해 ‘복지포퓰리즘’이라는 일관된 입장에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KBS의 경우 ‘4.11 정책검증’이라는 기획보도를 내놨지만, 대부분의 정책보도는 복지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몰며 비난하는 내용”이었고, “시민사회가 제기한 한미 FTA, 4대강 사업 등의 의제들은 사실상 외면 받았다”고 지적했다.
쏟아지는 언론의 여론조사 보도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대해서도 입을 모았다. 특히 오차범위 내의 결과를 “초접전 지역”이라며 연일 주요하게 다뤄 유권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여론조사의 기술적 한계도 문제지만 ‘민간인 불법사찰’ 등 국민의 의사표현을 위축시키는 사례들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팀장 역시 “여론조사는 민심을 보여주는 통로이면서 동시에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어가기도 한다”면서 “방송3사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결과와 상반되는 여론조사결과로 이미 망신당한 바 있는 집전화 여론조사방식을 택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19대 총선보도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이 정부의 지난 4년간의 ‘언론장악’으로 인한 결과라고 성토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 정권의 ‘언론장악’ 행태를 심판하고, 정권의 낙하산들을 퇴출시켜 공정보도를 쟁취하는 것뿐이라고 뜻을 모았다.
최진봉 교수는 KBS, MBC, YTN 등 언론사 노조의 파업으로 더 노골적인 편파보도가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빠진 상황에서 방송 3사가 내놓고 있는 보도 그 자체가 낙하산 사장들의 정권 지향적 성향을 명백히 보여주는 근거”라고 강조했다. 특히 “민간인 불법사찰 보도는 ‘사찰의 대상이 민간인이었다는 게 핵심’”이라며 “정권에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다 사찰 대상에 두고 있다는 것이 문제”임에도 “언론이 ‘전 정부에서도 했다’는 청와대 측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기계적 중립을 표방해 사찰 문제를 ‘건수’로 비교하는 ‘찌질함’을 보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교수는 “이런 상황을 만든 주체는 MB”라며 이명박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수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정민 기자는 여론조사의 문제를 지적하며 “여론조사는 기법상 표본, 문항의 순서 등 주최자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를 조정할 여지가 있다”며 “기법만 제대로 되고 언론이 제대로 보도한다고 문제가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류 기자는 “여론조사는 응답자와 비응답자 사이에 정치적 성향 차이가 존재하면 안된다”면서 “지금처럼 민간인 사찰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이면 표현의 자유가 억압돼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류 기자는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더욱 수치에 매몰돼선 안 되고, 시민은 정치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해 투표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제준 정책위원장은 “언론에서 정책의제 여론조사를 외면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시민사회 연대단체인 총선넷이 실시한 정책의제 여론조사 결과, “놀랍게도 1위를 기록한 한미 FTA부터, 4대강 진상조사, KTX 민영화 폐기, 제주해군기지건설 전면 재검토, 언론악법 폐지 등 정권의 실책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정책의제, 민간인 불법사찰 등 이 정부에 불리한 사안을 보도하지 않는 건 명백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다른 한편으론 이 정부의 언론장악의 성과”라고 개탄했다. 주 위원장은 “4년간 다져진 언론장악을 깨기 위해선 국민들의 심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박용신 사무처장은 “4대강 관련해서도 기자들이 취재했음에도 데스크에서 제대로 배치하지 않은 사례가 더 많았다”고 꼬집었다. 박 처장은 “편집권, 특히 경영자의 시각이 많이 반영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스타파 등 대안매체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그는 “대안매체가 시민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고 지상파나 과점 신문이 권력욕에 빠져들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업 언론인인 이재훈 MBC 민실위 간사는 최근 MBC 보도는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않는 등 기본도 갖추지 못했다”며 파업에 불참한 사람들이 만드는 뉴스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례로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보도는 “사찰 문건의 80%가 노무현 정권 때 작성된 거라는 청와대의 주장을 비판 없이 받아썼다”고 지적했다. 이 간사는 청와대가 ‘전 정권의 민간인 사찰 근거’라고 내세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노조 2교대 복무 합의 관련 동향’에 대한 문건의 경우 “작성되기 전에 이미 언론에 기사화된 내용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하며 “사실을 확인하는 데 단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간사는 “파업을 끝내고 돌아갔을 때 MBC를 정상화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금 보내주시는 국민들의 성원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