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_
[의견서] ‘지상파 방송의 MMS 도입’관련 민주언론시민연합 의견서
등록 2013.09.30 08:04
조회 672

‘지상파 방송의 MMS 도입’관련 민주언론시민연합 의견서

.................................................................................................................................................


지상파 MMS, 공공서비스 확대 방안으로 도입돼야


□ 방송의 공공서비스 확대 없는 ‘방통융합’은 오히려 재앙
우리나라 방송이 제공하는 ‘무료 공공서비스’는 87년 6월 항쟁 이후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시청자들이 유료방송서비스를 통해 지상파를 시청하는 등 ‘무료 공공서비스’의 제공 수준은 미흡하며, ‘유료 상업서비스’와의 경계도 불분명해 제도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IPTV 도입과 방송통신기구 통합이 추진되고 있으며 방통융합형 미디어의 발달은 ‘유료 상업서비스’의 급팽창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송통신융합의 진전은 시장 메커니즘에 의한 콘텐츠 수급을 확대하고, 그간 방송이 담당해온 공공서비스 제공기능을 상업적 컨텐츠의 판매기능으로 상당 부문 대체할 것입니다. 이는 한편으로는 ‘산업적 이익을 위한 경제적 기회의 확대’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한 변화가 취약하고 불완전한 ‘무료 공공서비스’를 방치하는 가운데 벌어지는 일이라면, 그것은 오히려 사회적 재앙일 수 있습니다. 이는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에 입각한 기존 방송체계가 이윤논리 안에 함몰되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유료 상업서비스’가 방송의 중심을 장악하게 됨으로써, 알 권리에 부응하는 공적정보의 제공과 공론장 매개라는 민주주의의 필수조건이 심각히 훼손되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MMS는 무료 보편의 공공서비스 확대 위한 계기 되어야
무료 보편의 공공서비스는 산업적 이익에 우선하는 가치이며, 방통융합시대라고 해서 그 가치와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공공서비스는 시장에 방임될 경우 제대로 작동될 수 없습니다. 방송을 시장에 맡기면, 광고판매를 통한 이윤추구 및 그를 위한 시청률 경쟁이 방송 운영의 핵심원리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는 방송사로 하여금 다수 대중 및 구매력 있는 대중의 획득에 보다 몰두하게 함으로써 수용자들이 꼭 접해야 될 공정한 뉴스, 격조 높은 시사, 교양 프로그램과 같은 소위 우량재는 과소 공급하고, 오락 프로그램은 과다 공급하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구매력이 적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소수집단들의 관심사나 의견의 반영이 줄어들고, 다양한 이해관계에 기초한 합리적이고 심도 있는 공적 토론이 위축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융합환경 하에서는 공적 개입에 의한 기본 공익을 우선 보장하고 그 기초 위에서 시장에 의한 후생과 산업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이러한 절실한 문제해결을 위해 주목해야 할 것이 최근 지상파들이 도입을 요청하고 있는 MMS입니다. MMS가 지상파를 매개로 한 무료 보편의 공공서비스를 강화하는 유력한 수단일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상파의 지배력만 높이고, 지상파 방송사의 이윤추구 기회로만 쓰인다면, 이 역시 오히려 재앙일 수 있습니다.

□ MMS 부가채널은 공익·전문채널로 특화, 고품격의 비상업적 운영 필수적
지상파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여 수용자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MMS를 도입하는 것이라면 다음과 같은 원칙 아래 MMS를 도입·운영하여야 합니다.

① 공익·전문 채널로 운영

기존 방송채널에 더하여 새롭게 활용 가능한 추가 채널은 채널의 한계로 인해 부족했던 공익적 프로그램의 방송 시간을 확대하는 데 1차적으로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프로그램을 공익적으로 운영할 수는 없지만 기존 방송 채널에서 방송하던 프로그램의 시간대를 늘리거나, 새로운 형식의 공익적 프로그램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더불어 지상파 채널이 수용자의 다양한 관심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것이 한계라면 새롭게 추가되는 채널은 종합 편성으로 지상파들 사이의 경쟁이 재연됨으로써 유사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장이 아니라 각 방송사의 강점을 살려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수용자에게 다양하고 심층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수용자의 이익을 증대시켜야 할 것입니다.

② 상업주의화 지양(止揚)
공익적 프로그램의 제공도 중요하지만 기타 전문성을 띤 프로그램도 상업주의에 물든 프로그램이어서는 곤란합니다. 지금의 지상파 채널들은 훌륭한 프로그램들도 있지만 지나치게 상업화한 프로그램으로 양식 있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새롭게 추가되는 채널은 이런 지상파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것이며, 따라서 품격 있는 프로그램으로 한국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동시에 품격 있는 방송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 MMS 도입과 함께 관련 제도들의 개선도 함께 검토해야
1) 정부로부터의 방송 독립성 강화 ;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악폐를 감안할 때, 특히 공영방송의 독립성 보장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2) 수신료 인상과 제도개선 ; 현행 제도는 공영방송 재정의 건전성, 충분성, 증가성, 예측성, 금액 결정과정의 정당성, 산정의 합리성, 배분의 타당성 등에서 개선의 필요성이 큽니다.
3) 역무분장과 시장획정의 개선 ; 공영 VS 비공영, 지상파 VS 비지상파, 무료 VS 유료 간의 역무분장과 시장획정을 재조정해야 합니다.
4) 여론·매체 다양성 위한 규제적 지원체제 정비 ; 시청취율규제나 시장점유율규제 및 취약매체 지원제도의 정비가 요구됩니다.
5) 컨텐츠제작 지원제도 확대 ; 다양한 장르의 컨텐츠 제작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효율적인 제도를 만들어 운영해야 합니다.
6) 지역방송 경쟁력 제고 ; 융합시대의 지역성 가치를 재확인하고, 지역방송들이 그 지역에서 경영·편성·제작에서의 경쟁력과 자주성을 일정 수준 이상 지닐 수 있도록 광역화·특화·(네트워크의) 수평화를 추진하도록 촉진해야 합니다.
7) 방송광고 판매제도 개선 ; 공영방송에 대해서는 공영 미디어렙이 독점대행하고, 민영방송에 대해서는 규제적 시장모델을 적용하는 판매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4월 24일 우리단체는 ‘지상파 방송의 MMS 도입’과 관련한 정책의견을 방송위와 문광부 등 관련기관에 제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