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재승인 맞춤안’, 이경재 위원장은 방통위를 떠나라
- 야당 추천 방통위원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는가?
어제(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어 종편 재승인 기본계획안을 최종 의결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방통위는 애초 연구반에서 제시했던 종편 심사안보다 크게 후퇴된 심사안을 의결함으로써 사실상 ‘종편 생명줄 연장’의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이로써 지난 종편 승인 심사에 이어 재승인 심사마저도 '부실심사' 또는 ‘요식행위’로 끝낼 것임이 더욱 확실해 졌다.
방통위가 의결한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언론시민단체가 지적했던 재승인 심사안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은 거의 수용하지 않았다. 심사위원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불공정한 심사를 최대한 배제시키고,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위해 ‘계량항목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방통위는 완전히 묵살했다. 최근 논란이 된 종편의 편법적인 주주구성과 주주 적정성 문제, 이행실적 평가 등은 심사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또한 5?18 역사왜곡, 막말방송, 선정방송 등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제재결과를 엄격하고 또 중대하게 적용할 것을 언론시민단체가 요구했을 뿐 아니라 연구반조차 중복감점을 제시했음에도 방통위는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연구반에서 마련한 재승인 심사안조차 반영하지 않고 개악한 것은 매우 심각한 사태라 아니할 수 없다. 즉, 연구반은 ‘방송의 공적 책임·공공성·공익성의 실현가능성’ 항목,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 및 제작계획의 적정성’ 항목 등 주요핵심항목의 과락기준을 60%미만으로 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방통위는 뻔뻔하게도 50%미만으로 과락기준을 완화시켜주는 등 최대한 종편의 살길을 열어주기 대만 주력했다. 한편, 방통위는 종편 심사위원을 11명에서 15명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이미 공정한 심사를 하기 위한 룰이 깨진 상태에서 심사위원 확대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언론시민단체의 합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나아가 자신들이 구성한 연구반의 재승인 심사안까지 휴지조각으로 만든 방통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특히 ‘종편 재승인 맞춤안’을 통과시킨 배경에 그동안 수차례 종편을 두둔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종편사랑을 고수해온 ‘텔레파시’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있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한편, 우리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 야당추천 방통위원들의 무능과 무성의, 직무태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당신들은 어디 가서 무얼 하고 있는가? 라고 질타하는 국민들의 준엄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제 더 이상 방통위에게 기대할 것이 없다. 합의제 취지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불법, 편법을 일삼는 종편을 무작정 비호할 요량이라면 이 위원장은 하루라도 빨리 위원장직을 내놓길 바란다. 그리고 무능과 무성의로 이를 방조하며, 종편의 생명줄 연장에 동승하고 있는 야당추천 방통위원들도 함께 물러나라. <끝>
2013년 9월 6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