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 TV조선>‧<채널A>의 5‧18정신 훼손 및 역사왜곡에 대한 전국민언련 논평(2013.5.20)너무나 많은 항쟁 참여자들과 당사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살아 있음에도 터무니없는 허위사실과 날조를 통해 광주항쟁의 정당성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두 방송사는 그 여파가 엄청날 것이라는 점을 알았을텐데도 불구하고 날조된 허위사실과 왜곡된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 쟁취 투쟁 역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이었던 5‧18민주화운동의 의미 자체를 심각하게 부정하는 것이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짓밟겠다고 작심한 것에 다름 아니다.
역사왜곡을 통한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과 헌법 모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독재자였던 이승만과 박정희를 미화하는 역사왜곡을 진행해오던 터에 이번 일이 벌어졌다고 본다. 5월 18일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 맞는 민주화 역사의 상징적인 기념일이어서 역사에 대한 정부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시금석이었다. 그런데 5‧18 주간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극우적인 인터넷 사이트인 ‘일베’에서는 5‧18민주화운동을 비하하고 광주시민을 조롱하는 글들이 난무하는가 하면, 고려대학교 학생회가 개최한 5‧18민주화운동 사진전에 엉뚱한 사진을 부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그리고 심지어 국가기관인 국가보훈처는 5‧18관련단체와 민주시민단체들이 요구했던 5‧18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하여 기념식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파행을 초래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조직적인 행위들을 보면서, 여기에는 종북의 색깔론을 덧칠해서 ‘광주’를 철저히 고립시키고 그 의미를 탈색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민주화 운동의 역사마저 부정하려는 술책이 숨겨져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이번 방송 사태도 그러한 연장선에 있음을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
이번 방송 사태는 민주주의 역사를 왜곡하려는 수구 보수세력과 이들을 적극 대변해온 종편채널의 합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편채널을 과연 언론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종편채널이 모두가 우려했던 대로 반사회적, 반역사적 흉기로 변해가고 있다. 민주주의와 언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도 불구하고 언론임을 자임하는 종편채널들은 도리어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고 있다. 여기에 언론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과 전문성마저도 내팽개치고 있는 상황이 우리를 더욱 개탄케 한다.
이에 전국에 있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민주 시민과 함께 총궐기하여 이번 종편채널의 터무니없는 허위사실 날조와 역사왜곡을 엄중히 규탄하는 바이다.
또한 우리는 반사회적이고 반역사적인 프로그램을 내보낸 두 종편채널의 허가를 취소할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강력히 촉구한다. 5‧18 정신 훼손과 역사왜곡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두 종편채널이 헌법과 민주주의를 짓밟겠다고 작심한 것이자 언론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규정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