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임명강행에 대한 논평(2013.04.17)
등록 2013.09.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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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무시한 부적격자 임명강행, ‘독재’나 다름없다
 
 
오늘(17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다. 야당과 만나 소통정치를 약속한 지 하루 만에 국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인물들을 방송정책의 양대 기관인 미래부와 방통위 수장으로 밀어붙이며 ‘불통정치’로 회귀해버렸다.
더구나 정부조직개편으로 합의제 방통위 업무가 독임제 미래부로 이원화되면서 방송공공성 확보를 위한 입지가 좁아진 마당에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을 미래부 장관으로, 미래부를 견제해야 할 방통위 수장으로는 친박계 4선의원인 이경재 씨를 임명하고도 ‘방송장악 의도가 없다’는 말의 진정성을 믿으란 말인가. 오히려 부적격 인사인 두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방송장악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집착’만 보여준 셈이다.
 
우리는 이미 수차례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통해 최문기-이경재 두 인사의 자격미달을 지적하며 지명철회 및 후보사퇴를 요구해왔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두 인사가 드러낸 방송정책에 대한 저급한 이해도와 박 대통령에 대한 과잉 충성, 그리고 어김없이 드러난 도덕적 흠결은 정부요직의 수장으로는 도저히 허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앞서 미래부는 이미 한 차례 후보 사퇴를 겪으며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 바 있다. 그런 미래부의 차기수장으로 박 대통령이 내정한 최문기 씨는 △농지법 위반 및 땅 투기 △공무원법 위반하여 4개 민간기업 사외이사로 재직 △논문 중복게재 등 여타 낙마인사들과 다를 바 없는 치명적인 도덕적 하자를 드러내며 국민에게 또다시 실망감을 안긴 인물이다. 그뿐인가, 인사청문회에서 최문기 씨는 미래부의 핵심가치인 ‘창조경제’에 대한 비전 제시는커녕 미래부의 업무소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에게까지 질타를 받았다. 대체 뭘 믿고 부격적 인사에게 권한이 집중된 거대 공룡부처의 수장을 맡긴 건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경재 씨도 마찬가지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천박한 언론관과 정치편향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제2의 최시중’의 출현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 방점을 찍었다. 방송의 공정성과 미디어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할 방통위원장 후보가 인사청문회에서 ‘텔레파시’가 통할정도로 뼛속까지 ‘친박계’ 인물임을 자부하는 현실을 이미 전 국민이 목도했다. 이런 인물에게 방송공공성을 지키는 중대한 업무를 맡길 수 없다. 우리는 이미 MB의 멘토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전례를 통해 정치편향성의 폐해가 가져올 불행을 절실히 체감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강력히 요청한다. 지금이라도 ‘방송장악 의도가 없다’는 데 대한 진정성을 국민 앞에 인정받고 싶다면, 최문기 씨와 이경재 씨의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 언론시민단체의 반대, 국회의 부적격 판정을 받은 자격미달의 인사를 임명강행한 것은 국민과 정당정치에 대한 무시이자, 명백한 민주주의의 퇴행이며, ‘독선’과 ‘독재’에 지나지 않는다.
한반도 긴장상황으로 인해 국민들은 전쟁 피로감에 지쳐있다. 정치권이 화합해서 위기를 타개해나가려는 노력을 보여줘도 모자랄 판에 대통령이 나서 국회와 국민의 의견을 묵살한 채 부적격 인사를 밀어붙이며 또 다시 ‘불통’정치의 고삐를 당기는 것은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일 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끝>
 
 
2013년 4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