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김재철 사장 해임에 대한 논평(2013.03.26)
등록 2013.09.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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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해임은 사필귀정, ‘MBC정상화’의 출발이다

 
오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가 김재철 씨 해임안을 5대 4로 가결해 ‘낙하산 사장’이 해임됐다. 이로써 4번째 해임안 상정만에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주범인 김 씨가 MBC를 떠나게 되었다.
그야말로 만시지탄이다. 늦었지만 김 씨 해임으로 MBC정상화의 첫 단추를 꿰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방문진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 아울러 170여일간의 대파업을 벌이는 등 온갖 고초와 시련속에서도 국민을 믿고 ‘낙하산 사장 퇴진,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노력했던 MBC노조에게 격려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제 ‘낙하산 사장’ 김 씨의 해임으로 망가질 대로 망가진 MBC를 정상화시키는 막중한 과제가 남았다. 그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영방송 MBC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의지와 철학이 있는 ‘차기 사장 선임’이다. 그동안 김재철 체제에서 봤듯이 아무리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해도 이를 무시하고 횡포를 부리는 데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MBC정상화를 위해 투쟁을 벌이다 쫓겨나거나 무더기 해고와 징계, 그리고 업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 난 MBC 구성원들의 명예회복과 현장 복귀도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MBC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장치 복구도 절실하다. 지금 MBC는 제작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위한 내부의 자율과 견제 시스템이 심각히 붕괴된 상태이다. 특히 방송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단체협약상 공정방송 보장조항의 복원이 핵심이다. 이런 시스템의 조기 복원으로 제작진들의 의욕을 높이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제 또한 막중하다.
 
그러나 ‘방송장악 의도가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방송경력이나 전문성이 결여된 김문환 씨가 방문진 이사장으로 선임되고, ‘친박’계 4선 의원인 이경재 씨가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되는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제2의 김재철’이 또 다른 언론장악의 하수인으로서 사장자리를 꿰차고 들어올 우려를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에게 경고한다. ‘제2의 김재철’을 MBC에 밀어 넣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말라.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지와 철학을 갖추고, 정권에 대해 중립적인 인사를 엄선하는 데만 집중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고 또 다른 낙하산 사장을 투하하려 한다면, 그것은 이번 김재철 해임이 국민을 두 번 배신하고 두 번 모욕 주는 ‘저열한 사기극’의 일환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MBC정상화를 염원하는 언론노동자, 시민사회, 그리고 국민들의 염원과 그간의 거센 저항을 부디 잊지 말라. <끝>
 
 
 2013년 3월 2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