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기자회견]‘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입법청원(2013.2.4)
등록 2013.09.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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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정부조직개편은
방통위의 합의제기능 정립과 독립성 강화가 답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3단체는 정보통신기술(ICT) 정부조직개편을 앞두고, 방송의 공공성과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고 방통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의 소개로 입법청원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1,2차 정부조직개편안 발표와 지난 30일 새누리당의 정부조직법 발의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보여준 언론관은, 이명박 정부보다도 더 악화된 것이었다. 이명박 정권이 최시중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방송을 장악했다면, 박근혜 정부는 실상 공보처나 다름없는 ‘조직’을 부활시키고 ‘자본’에 의한 무한경쟁을 부추김으로써 더욱 치밀하게 언론을 접수하려는 저의를 보여주었다. 방송통신 융합업무의 특성상 방송정책, 통신정책, 융합정책의 진흥과 규제 기능의 분리가 어려운 점을 악용해 방송통신 관련 대다수 정책을 ‘산업진흥’이란 미명으로 독임제 부처 하에 둠으로써 방송과 정보소통서비스(인터넷 포탈, SNS 등)를 더욱 강력하게 통제하려는 것이다.
 
그 결과 방통위는 법률안 제출권과 시행령 발의권도 없으며 사업자의 허가‧재허가‧취소권조차 없는, 무기력한 ‘변방 조직’으로 전락됐다. 그럼에도, 인수위와 새누리당은 지난 5년간 끊임없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온 방송장악을 어떻게 청산할 것인지, 또 국민이 요구해온 방송의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우리 언론3단체의 이번 입법청원은, ‘지난 5년간 권력에 의한 언론장악으로 야기된 사회적 갈등과 그로 인한 공공성의 위축과 민주주의의 퇴행이 재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방통위의 합의제 기능이 올바로 작동되도록 재정립하고 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함으로써 방송의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를 확장하고, 정치적‧경제적 이해와 사회적 갈등이 민감하게 대치하는 업무를 공정하게 조정하고 해결하며, 국민의 커뮤니케이션 주권과 이용자 권익 보호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방통위를 개편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방통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존치하고 소관사무를 방송, 융합형방송, 전파연구와 관리, 미디어다양성, 방송광고, 이용자보호 등으로 하며, ▲공영방송 이사와 임원 선임, 방송통신사업자와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의 허가·재허가·승인·취소 등 중요사항에 대한 특별다수제를 도입한다. 또한, ▲방송통신위원의 공정하고 투명한 임명과 합의제 정신을 반영하여 여야가 동수로 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각 2인씩 추천하고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하되 인사청문을 거치도록 한다. ▲행정 집행의 효율성을 위해 사무처를 신설하고, 합의제 취지에 따른 견제와 균형을 위해 야당 추천의 부위원장이 사무처장을 겸직한다.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과 접근권 보장을 위해 회의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위원들이 공청회‧여론조사‧청문회 등 여론수렴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우리 언론3단체는 ICT 조직개편의 본질은 그동안 권력의지와 산업논리에 의해 파괴되고 손상된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 보장’, 그리고 인터넷, 모바일 등 통신영역에서의 ‘표현의 자유 보호’임을 분명히 한다. 박근혜 당선인의 ICT 조직개편안은 모호하고 근거없는 산업진흥 논리를 동원해 과거 언론장악의 사령탑이었던 ‘공보처’를 사실상 부활시키고 거대자본에게 방송과 통신을 넘겨줌으로써 언론장악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국민이 당연히 누려야할 권익과 공공복리는 배제했다.
 
거대 자본의 근거없는 장밋빛 주장에 빠져 이미 초경쟁산업이 된 ICT 산업을 마치 미래성장동력인 양 포장하고 대단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처럼 호도하면서 과잉 평가하는 것은, 정권 출범 때마다 듣던 레토릭의 지겨운 반복 일뿐이다. 문제는 이러한 허황된 레토릭이 관철된 결과, 권력과 자본에게는 폭주와 이득을, 국민에게는 무시와 부담만이 지워졌다는 뼈아픈 경험이다.
 
우리 언론3단체는 이번 입법청원을 계기로 ICT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를 주시하며 여기에 국민의 요구를 온전히 담고 관철해 낼 것이다. 우리는 여야에게 요구한다. 새누리당은 국민과 거대 사업자, 강자와 약자 간 갈등이 대립하는 방송통신 영역에서 힘 있는 권력자와 소수 자본의 목소리로 흐르기 쉬운 독임제 부처가 가져올 독선(獨善)과 불통(不通)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국민이 요구하는 길로 되돌아와야 한다. 민주통합당 역시 정권과 자본의 결탁에 의해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영구 폐기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간과한 채 더 이상 우왕좌왕해서는 안된다. 방통위의 형해화를 막겠다고 하면서 ICT 전담부처를 요구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로는 새누리당의 협상전략에 농락당할 뿐임을 경고한다.
 
우리 언론3단체는 여야가 입법청원에 담긴 취지와 내용을 존중하여 국민을 위한 ICT 정부조직개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하며, 정치권이 끝내 이를 외면할 경우 사회의 양심세력들과 연대하여 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고 심판할 것이다. 국민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고 힘 있는 권력자와 자본을 위한 폭주와 불통이 판을 치고 야당은 이를 방치한다면, 그 정권과 야당의 성패는 이미 결정난 것이다.
 
 
 
2013년 2월 4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