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손바닥뉴스>폐지에 대한 논평(2012.05.03)
등록 2013.09.26 10:43
조회 361
김재철, 이제는 자회사까지 망치려 하는가? 
 
 
 
 
MBC 자회사인 MBC C&I가 제작하는 인터넷방송 <손바닥뉴스>가 개국 5개월 만에 폐지됐다. <손바닥뉴스>는 시청자 100만 명이 넘는 ‘손바닥TV'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손바닥뉴스>의 제작진들은 사전에 어떠한 상의도 없이 회사로부터 일방적으로 폐지 통보를 받았다.
 
<손바닥뉴스>를 진행하는 이상호 기자는 다음 방송 아이템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프로그램 폐지 사실을 통보 받았다. 이번 주에는 ‘특종-BBK 김경준 속보’와 ‘파이시티 현장 르포’ 등의 아이템이 방송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전까지 일언반구도 없던 사측은 돌연 이 자리에서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고 했다. 이 사실은 회사 측이 방송 아이템을 보고 검열을 했으며 결국 이 때문에 폐지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송의 공정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행태이다.
 
MBC C&I는 ‘회사 사정’을 거론하며 재정상의 문제로 폐지 결정을 내렸다며, ‘장비․인프라 담당 천 모 이사’를 통해 프로그램 폐지를 통보 했다. 그러나 이번에 폐지된 프로그램은 <손바닥뉴스>가 유일하다. 그렇다고 <손바닥뉴스>가 폐지 조치를 받을 만큼 MBC C&I의 재정을 갉아먹는 고비용의 제작비가 들어가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카메라 감독을 겸한 피디와 기자, 카메라 감독, 작가까지 모두 4명으로 구성된 팀이 캠코더 두 대를 가지고 움직인다.
 
또한 MBC C&I가 최근 중견 기업으로부터 200억 원에 이르는 지분참여 제의를 받았지만, 김재철 사장이 명확한 이유 없이 '투자 보류' 결정을 내려 배임 혐의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김재철 사장이 '손바닥TV' 전체를 적자로 몰아 <손바닥뉴스>를 폐지할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밖에 되지 않는다. 회사 적자를 운운하며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회사 측의 말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일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이전에도 <손바닥뉴스>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 문제, 삼성 문제, 故 장자연 사건, 쌍용차, 민간인 불법사찰 등 사회의 민감한 사안들을 성역없이 비판해왔다. MBC 사장 김재철 씨는 “<손바닥뉴스>가 <나는 꼼수다>를 흉내내고 있다”며 평소에도 <손바닥뉴스>를 못마땅해 했다.
 
김재철 씨는 <손바닥뉴스> 폐지 열흘 전 황희만 전 사장을 사퇴시키고 전영배 전 보도본부장에게 MBC C&I 사장이라는 낙하산을 달아주었다. 전영배 MBC C&I 사장은 2009년 3월 MBC 보도국장 부임 열흘 만에 여권과 사장의 의중대로 신경민 앵커를 경질하겠다고 나서 기자들의 제작거부라는 사상 초유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최단명 보도국장을 기록한 바 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여권 핵심부의 눈에 들어 작년 2월 보도본부장으로 복귀했다. 그로 인해 MBC뉴스는 지난 1년 간 최악의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전영배 사장은 MBC C&I 사장으로 선임된 지 1주일 만에 정권과 김재철 씨에서 선물을 안겨주었다. <손바닥뉴스>를 폐지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손바닥TV> 관계자들에게 자신은 ‘프로그램 폐지와 무관하다’며 이 말이 거짓이라면 ‘사장 직을 걸겠다’고 큰 소리 쳤다. 그러나 전영배 사장은 장비 담당 천 모 이사에게 ‘당신이 폐지를 주도한 것으로 하고, 외부 언론에는 일절 대응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방송이라도 하게 해달라는 <손바닥뉴스> 제작진들의 요청은 묵살한 채, 그들이 벌이고 있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 결정과 방송 운영은 이미 극에 달했다. ‘기본적으로 자회사 업무 방침은 자회사 차원에서 결정한다’는 방침도 어겨가며 모기업 낙하산 인사에, 모기업 사장의 입김대로 움직이는 MBC C&I는 MBC에 이어 공영방송으로서의 면모를 잃었다.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김재철 씨와 그의 똘마니 전영배 MBC C&I 사장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 <끝>
 
 
2012년 5월 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