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씨, MBC를 더 이상 능욕하지 말라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재철 씨의 ‘공영방송 MBC 망치기’가 막장에 이르렀다.
지난 20일 MBC 사측은 일방적인 ‘조직개편안’을 노조에 통보했다. ‘주요 규정 변경 시 이사회 심의에 앞서 노조와 협의해 반영한다’는 단체협약도 깡그리 무시한 채 제멋대로 밀어붙인 것이다.
더 가관인 것은 그 내용이다.
앞서 지난해 2월 김재철 씨는 프로그램 제작과 전혀 상관없는 편성본부를 ‘제작’이라는 형식적인 이름만 덧붙인 편성제작본부로 개편했다. 그리고는 < PD수첩>이 소속된 시사교양국을 TV제작본부에서 빼내 강제로 편성제작본부에 편입시켰다.
‘시청률과 광고 판매’가 가치판단의 최고 기준인 편성본부 산하에 시사교양국이 들어가는 상식 밖의 조직개편은 비판프로그램을 통제해 무용지물로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김 씨는 자신의 ‘충견’인 편성제작본부장을 통해 시사교양국 PD들을 한직으로 강제발령 내는 등 노골적으로 < PD수첩> 무력화시키기에 나선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술 더 떠 < PD수첩>뿐만이 아니라 ‘MBC의 공영성’을 유지해온 ‘모든’ 비판 프로그램에 대한 재갈 물리기에 나섰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 PD수첩>이 포함된 시사교양국은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찢어져 힘이 빠지고, <시사매거진 2580>과 <후+>(2010년 6월 폐지)를 만들던 보도본부 산하 보도제작국도 해체돼 시사제작국 아래로 편입된다. 결국 시사제작국에서 <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을 포괄하게 되는데, 이는 ‘시사프로그램을 한데 묶어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런 의도를 엿볼 수 있는 것이 시사제작국에 설치된 ‘팩트체크팀’이다. ‘팩트체크팀’은 지난 1년간 사실상 < PD수첩>의 아이템 검열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런데 이런 ‘팩트체크팀’이 이제는 시사제작국에 있는 모든 프로그램의 검열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결국 이번 개편안은 <시사매거진 2580>과 < PD수첩>등 MBC를 대표하는 시사프로그램을 ‘팩트체크팀’과 시사제작국장, 편성제작본부장 등을 통해 이중, 삼중으로 통제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손석희의 시선집중>등을 제작하는 라디오본부마저 ‘라디오 제작국’으로 위상을 격하시켜 편성제작본부 산하에 두었다. ‘정권에 밉보인’ 김미화 씨 등 소셜테이너 몇몇의 하차를 넘어 대대적인 ‘라디오 프로그램 손보기’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개편은 파업에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노조원들에 대한 ‘보복’이기도 하다. 이번 개편으로 해체된 시사교양국과 위상이 강등된 라디오본부는 파업참가율이 가장 높은 부서다. 김 씨가 ‘조직개편안’을 통해 파업 중인 조합원들에게 치졸한 보복을 가한 것이다.
김 씨가 자행한 MBC 조직개편의 면면을 보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시사교양 프로그램과 라디오부문을 ‘죽이겠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직개편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리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이 뿐 아니다. 김 씨는 자신의 친위세력들에게 MBC 주요 요직을 배분하며 ‘그들만의 축제’를 벌이는가 하면, 공정방송을 위한 노조파업에는 해직 등의 막가파식 징계와 가압류를 거는 등 일말의 양심까지 저버린 행동을 서슴없이 벌이고 있다.
국민들은 MBC가 다시 공정방송의 제 모습을 되찾아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과제로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 씨의 퇴장을 꼽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김 씨는 이런 국민들의 염원을 비웃기라도 하듯 친정 체제 구축과 비판 세력 말살, ‘MB정권 찬양방송’ 가속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BC가 어떻게 되든 말든, MBC 사장 자리를 꿰차고 앉아 끝까지 제 잇속을 챙기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김 씨 스스로 공영방송 사장 자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재철 씨는 지금 온통 제 세상인 듯 오만방자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언론을 통제하고 탄압한 정권의 말로가 어떠했는가? 결국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혀 엎어졌다. 이 정권의 말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늘 김 씨가 자신의 야욕을 앞세워 ‘국민의 방송’을 능욕한 것을 국민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 심판의 날 김재철 씨는 ‘부역자 중의 부역자’로 기록될 것이다. <끝>
2012년 4월 2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