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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언론장악’에 맞선 파업투쟁은 민주주의 회복 투쟁이다(2012.3.29)
등록 2013.09.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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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언론 쟁취를 위한 파업투쟁을 지지하는 시민사회원로 기자회견문]
 
 

‘언론장악’에 맞선 파업투쟁은 민주주의 회복 투쟁이다
- 정당한 파업투쟁,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지켜낼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과 언론탄압이 끝내 거센 저항에 부닥쳤다. 곳곳에서 수많은 언론노동자들이 ‘정권낙하산 사장 퇴출’, ‘공정보도 쟁취’와 ‘공영방송 수호’를 요구하며 들고 일어났다. MBC노조는 오늘로 60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고, KBS 새노조도 24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YTN노조는 오늘(29일)부터 4월1일까지 4차 파업에 돌입하였고 연합뉴스는 23년 만에 파업행렬에 동참하였다. 언론노동자들이 이처럼 한목소리로 ‘공정방송 쟁취’, ‘정권낙하산 사장 퇴출’을 외치고, 양대 공영방송 노조가 동시에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은 일찍이 그 유례가 없는 일이다.
 
 

우리는 오늘의 이 엄중한 상황이 지난 4년 여 이명박 정권이 자행한 무차별적인 방송장악 공작과 언론탄압 책동 때문에 초래되었다고 본다. 이 정권은 출범하자마자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을 억지 혐의를 뒤집어 씌워 쫓아냈고, 방송독립성과 언론자유를 실천하는 올곧은 언론인들을 핍박하고 축출했으며, 언론사와 유관기관 요직마다 대통령 특보 등 ‘낙하산 인사’들을 줄줄이 내려 보내 언론계를 완전히 점령했다. 그 필연적 귀결로 현실화된 공영방송들의 몰락상은 실로 참담했다. 정부나 사회·경제적 강자들에 대한 비판적인 프로그램들은 급격하게 사라졌고, 최소한의 공정성도 내팽개친 편파보도, 노골적인 정권 홍보 방송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 정권의 방송장악, 언론통제에 대항하여 제도언론의 왜곡보도를 넘어서서 스스로 소통하는 법을 찾아나갔다. 또한 언론노동자들도 입체적인 탄압을 받으면서도 저항의 움직임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마침내 이 정권의 방송장악과 언론통제에 맞서 탄탄한 배수의 진을 치고 공동 파업투쟁의 전선에 나섰다. 현재 진행중인 언론 노동자들의 공동 파업투쟁은 지난 4년 여 동안 망가질 대로 망가진 방송 독립성과 언론자유를 되찾기 위한 지극히 정당하고 당연한 투쟁으로, 우리는 온 국민과 함께 이 투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그리고 언론자유는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를 가늠하는 불가침의 가치이자 신성한 기준임을 우리는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지난 시기 군부독재정권의 폭압을 뚫고 민주화를 쟁취해 나가는 투쟁 과정에서 여론조작과 언론통제로 오염되었던 공영방송이 정권의 손에서 국민의 품으로 넘어올 수 있었고, 비로소 언론의 자유·표현의 자유는 신장될 수 있었다. 실로 피와 땀으로 쟁취한 민주언론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개화와 그 궤적을 같이 하였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기성 권력과 사회·경제적 강자들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언론자유의 핵심이고 공영방송의 존재이유이다. 비판적 보도를 할 수 있는 언론자유와 공영방송다운 방송을 지키고자 하는 언론노동자들의 자기희생적 투쟁을 정치논리 쯤으로 치부하고 진영논리로 폄훼하려는 일각의 책동을 우리는 단호하게 반대한다. ‘정권 낙하산 사장 퇴출’, ‘공정보도 쟁취’와 ‘공영방송 수호’를 위한 언론노동자들의 공동 파업투쟁은 바로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회복투쟁으로, 우리는 온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엄호하고자 한다.
 
 

MBC노조의 파업이 두 달이 되도록, 또 방송사 노조의 공동파업이 진행된 지 24일이 넘도록, 여야 정치권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하여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총선에만 매몰되어 정작 중요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그리고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하여 국민의 대표로서 응당 해야 마땅한 역할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문제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묻는다. 권력과 사회경제적 강자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에 대해 과연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영방송사 등 언론사의 공동파업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이때까지 어떤 역할을 하였고 또 향후 무엇을 할 것인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책임있게 해법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 권력에 의해 강탈된 장물 격인 정수장학회, 부산일보사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고 MBC 지분의 30%를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측근의 등 뒤에 숨어서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계속 발뺌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책임있게 원상회복시키거나 사회 환원하는 방향으로 결단해야 마땅하다.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과 진보정당 지도자들에게도 당부한다. 언론자유가 백척간두에 서 있고, 공영방송 수호 투쟁이 이미 두 달이상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승리 이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사태의 엄중함에 비해 안이한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 언론자유와 공영방송 수호를 위해 지금 당장 무엇을 할 것인지 민주통합당과 진보정당의 지도자들이 국민 앞에 책임있게 밝히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의 공동 파업투쟁의 빌미가 된 정권 낙하산 사장의 퇴출 이외에도, 언론자유와 공영방송 강화 방향으로의 제도개선 등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폐지, 방송과 통신의 공적 규제를 담당할 독립적 규제기구의 설치, 방송법과 방문진법 등의 개정을 통한 공영방송 등 미디어기관의 이사회 구성과 사장선임 절차의 민주성과 정치적 독립성의 강화, 그리고 미디어관련법의 개정을 통한 편집(편성) 자율성의 보장 등이 제도개선의 핵심적 내용이 되어야 한다.
 
 

한편 지난 두 달간 시청자들과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언론노동자들의 공동파업 투쟁이 전개되고 있지만, 이명박 정권과 MBC, KBS, YTN 그리고 연합뉴스 사장들은 문제의 해결에 나서기는커녕 징계와 해고 그리고 수십억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 등 탄압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또한 임시 눈가림식 땜질로 방송을 계속 내보내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편파보도, 왜곡보도와 중요한 사안의 누락보도 그리고 낯 뜨거운 수준의 정권홍보방송으로 공영방송과 국가기간 뉴스통신을 더럽히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들은 공영방송과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들께 제안드린다. ‘진짜’ 기자들과 PD들이 빠진 상태에서 송출되고 있는 ‘나쁜 뉴스’를 거부하고, 그 대안으로 해고 언론인들과 파업 언론인들이 진정성있게 제작하는 ‘착한 뉴스’(뉴스타파, 제대로 뉴스데스크, 리셋KBS9 등)를 시청하는 범국민적 운동을 전개할 것을 호소드린다.
권력에 의한 무자비한 탄압으로 민주주의가 일시적으로 후퇴 또는 정체되는 듯 보이지만, 투쟁과 저항적 실천을 통해 성큼 2보 전진해 왔던 것이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이다. 비록 길고도 지긋지긋한 지난 4년이었지만, 이제 그 어둠을 걷고 찬란한 승리의 여명이 동터 오르고 있다. 언론노동자들의 공동 파업 투쟁의 승리가, 우리 민주주의의 승리가, 그리고 바로 우리 국민의 승리가 눈앞에 있다.
새봄과 함께 희망찬 승리를 만들어 나가자.
 
 
 
2012년 3월 29일
공정언론 쟁취를 위한 파업투쟁을 지지하는 시민사회원로 선언 참가자 일동
 
 
 
 
권근술(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김귀식(전교조 전 위원장), 김병상(묜시뇰신부), 김삼웅(전 독립기념관장), 김상근(목사, 2012생명평화기독교행동 상임대표), 김수행(전 서울대교수), 김윤수(영남대 명예교수), 문대골(목사,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 상임고문), 문정현(신부), 박덕신(목사,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상임대표), 박석무(다산 연구소 이사장), 박영숙(살림이 이사장), 박우정(민언련 이사장), 박재승(변호사), 박정기(박종철 열사 부친), 박중기(추모연대 공동의장), 박순경(이화여대 명예교수), 박현서(한양대 명예교수), 박형규(목사), 배은심(이한열 열사 모친),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성유보(전 동아투위 위원장), 신인령(전이화여대 총장), 신홍범(전 조선투위 위원장), 안충석(신부), 염무웅(문학평론가), 오종렬(한국진보연대 고문), 이김현숙(살림정치여성행동 운영위원), 이선종(교무), 이옥경(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희망제작소 이사), 이이화(민족문제연구소 시민역사관 추천위원장), 이이효재(여성학자), 이해동(목사,청암재단 이사장), 이호철(소설가), 임기란(민가협 전 상임의장), 임재경(원로언론인, 전 한겨레 부사장),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장행훈(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정동익(사월혁명회 의장), 정태기(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정해숙(전교조 전 위원장), 조형(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조화순(목사,여성지도력 개발원 이사장), 주종환(동국대 명예교수), 지영선(환경운동연합대표), 청화(스님), 최영도(변호사), 최학래(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함세웅(신부), 현기영(소설가), 황상근(신부) [총 5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