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 모니터_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신문·방송 모니터보고서(2013.2.28)
등록 2013.09.26 00:29
조회 599
박, ‘국정공백 책임 전가’…언론,“발목잡기” 힐난
 
 
27일 정부조직개편안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방송정책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두고 민주통합당이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새누리당의 거부로 협상이 결렬됐다. 
민주통합당은 △IPTV의 인허가권과 법령 재‧개정권을 방통위에 남기면 IPTV에서 실행하는 사업분야 △케이블 사업자 중 SO 및 종편‧보도 채널을 뺀 비보도 부문을 미래부로 이관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IPTV 인허가권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체이고 비보도 채널 사용자만 넘기는 것으론 미래부 이관 업무가 거의 없게 된다”며 민주통합당의 수정안을 거부했다. 또한 “민주통합당이 방송정책을 방통위에 계속 남겨두겠다는 것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미래 트랜드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를 두고 민주통합당은 “담대한 양보안을 거부한 것은 방통융합을 명분으로 사실상 방송장악에 나서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박근혜 대통령이 ‘타협’점은 제시하지 않은 채 국회에 미래창조과학부 통과를 촉구하고 나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치는 다 국민을 위한 것인데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면서 “제가 융합을 통해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핵심과제로 삼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도 지금 통과가 안 되고 있다”며 정부조직개편안 난항과 ‘반쪽 정부’의 책임을 정치권에 전가했다. 이어 “국회 통과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으나 여야에 양보나 설득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없어 ‘원안 고수’ 입장만 분명히 한 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은 △방송 관련 법 제‧개정권 △지상파‧종편‧보도전문채널(6개 채널)을 제외한 나머지 위성방송‧종합유선방송‧중계유선방송‧IPTV 등 유료방송의 허가권 △방송광고 정책권 등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진 대부분의 방송정책 기능을 미래부로 이관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방송정책은 방송의 공공성‧독립성 보장과 직결된 문제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방송정책을 정보통신기술을 총괄하는 미래부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산업진흥 논리를 거듭 앞세우면서, 방송의 공공성‧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본말전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방송정책을 독임제 부처인 미래부에 넘기는 것은 정부의 방송 독립성 침해를 합법화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나마 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가 추천한 방통위원들이 주체가 되는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정부의 방송개입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방송정책의 미래부 이관은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 업무를 총괄하는 독임제 행정기관’으로 정부 개입의 원천적 차단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이 “주요 방송 정책을 독임부처인 미래부가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방송장악 의도’를 의심할만한 상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민사회에서도 지난 권위주의 시대 공보처가 방송을 좌우하던 암흑기를 교훈삼아 2000년부터 합의제 독립기구에서 방송정책을 운영하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룬 바 있는데, 이를 뒤집고 독임제 부처에 방송정책을 맡기는 것은 ‘과거회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박, 조직개편안 지연 발언…방송3사, “발목잡기”라며 적극 호도
- ‘방송 공공성’ 훼손‧‘방송장악’ 우려, 야당의 주장으로만 치부

이 가운데 방송3사는 27일, 박 대통령이 정부조직개편안 난항의 책임을 정치권에 돌리며 국회에 정부조직개편안 통과를 촉구하고 나서자 이를 보도 앞부분에 배치하며 비중 있게 다뤘다. 그러나 조직개편안의 협상난항의 근본적인 원인인 ‘방송의 공공성‧독립성 훼손’을 간과한 인수위와 새누리당의 정부조직개편안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방송3사는 정부조직법 협상 결렬을 두고 국회의 “발목잡기”라고 본질을 흐리며 박 대통령의 책임전가식 발언에 힘을 싣고 나섰다. 그동안에도 방송3사는 방송정책 이관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을 나열하며 정부조직개편안 난항의 책임이 여야 정쟁 때문인 양 호도하며 비판을 축소해왔다(*2월 24일자 방송모니터 참조).
 
특히 27일 방송3사는 정부조직개편안 지연의 책임을 정치권에 전가하고는, 정부조직개편 대상으로 올라있는 일부 부처 공무원들의 인터뷰를 익명으로 실어 ‘행정 공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국정 차질의 책임마저 국회에 떠넘김으로써 ‘반쪽 정부’ 출범의 책임을 국회에 전가한 박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셈이다.

KBSMBC는 ‘정부조직법’ 문제의 쟁점을 다룬 분석기사를 냈는데, 사실상 여야의 주장을 번갈아 나열하면서 ‘방송의 공공성‧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를 야당의 주장으로만 치부했다.

MBC는 ‘안보’, ‘경제살리기’ 운운하며 책임전가에 나선 박 대통령의 입장을 주요하게 띄운 뒤, 노골적으로 새 정부 마비의 책임을 야당에 씌웠다. 그리고는 “강창의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자들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국회선진화법을 운운하며 교묘히 국회 날치기를 부추기기도 했다.

<정부조직법 “간절히 바란다”>(박성준)는 박 대통령이 “정부조직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회의에 불참한 사실을 언급”했다며, “북한 핵실험 등 안보 위협 상황에 안타깝다며 ‘정치는 모두 국민을 위한 것인데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래부 신설에 대해서도 “경제살리기 핵심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며 박 대통령의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뉴스플러스]새 정부 마비 누구의 책임인가>(박세일‧김세의‧이해인‧배선영)에서는 “정부기능이 개점휴업 상태”라고 전한 뒤, 방송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핵심이라며 여야 입장을 나열했다. 그러나 MBC 역시 방송의 공공성‧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를 민주통합당의 주장으로 치부했다. 또한 “좋은 콘텐츠가 디지털 미디어와 융합된다면 제2의 뽀로로, 싸이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것”, “미래부가 창출할 경제적 효과는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등 산업진흥을 앞세운 새누리당의 논리를 부각시켰다.      
이어 보도 중간에는 교육과학 기술부 직원들은 “일상적 업무 외에 새로운 사업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고, 방통위 직원들은 “여야의 의견 차이로 어느 부서는 남고, 어느 부서는 미래부로 가는지 확정이 안 되다보니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며 익명의 직원 인터뷰를 실어, 여야의 정쟁으로 국정이 차질을 빚는 것으로 몰아갔다.

한편, 보도 후반에는 “사정이 이런데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할 수는 없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조직법의 발을 묶은 것은 국회선진화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논의의 초점을 국회선진화법으로 옮겼다. 이어 “새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표류하는데 야당은 발목이 아니라 아예 몸통을 잡고 있고, 대통령을 배출하고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진 여당은 무기력한 상황”이라며 “국회가 조속히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여야 모두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을 실었다. 그리고는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해 의회 지도자들도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회 날치기를 부추기는 듯한 설명을 덧붙이며 보도를 끝맺었다.  

K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 꼭지 <첫 수석회의…“정부조직법 처리 간절”>(곽희섭)에서 “정부조직법이 개정되지 않아 아직 공식임명되지 않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불참했다”고 전한 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등 안보와 불안한 경제 상황을 거론하며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간곡히 촉구”했다며 박 대통령의 입장을 중계하듯 보도했다.
 
뒤이은 <‘국정공백’ 세종시>(임승창)도 “정부조직법이 국회에 발목을 잡히면서 국정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런 뒤 보도는 “각 부처 직원들이 답답해하고 있다”며, “정해진 건 없고, 움직일 사람들을 찾아서 확정하고 있다”, “누가 갈지를 결정할 수 없는 게 받을 부서가 법상 없다”는 익명의 관련 공무원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리고는 보도 말미 “새정부 정책에 맞춰 새로 추진해야 할 많은 일들이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조직법 지연으로 국정이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리고는 <[심층취재] 29일째 표류…방송 관할권이 쟁점>(김병용)에서 “방송 업무 관할권이 정부조직개편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여야가 “케이블TV 업무 관할권 등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도는 “새누리당은 야당이 실제로는 관계없는 공정성을 내세워 새 정부 핵심 정책 구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민주통합당은 야당 몫이 포함된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를 정부부처로 보내겠다는데 의심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의 입장을 나열한 데 그쳤다. 새누리당이 야당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실제로는 관계없다’고 일축한 데 대한 근거나, 민주통합당이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한 이유에 대한 분석은 누락시켰다.

SBS도 <“정부가 중심 잡아야”>(정준형)에서 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조직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 탓에 임명장을 못 받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도 거론하며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걱정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며 박 대통령의 입장을 중계하고 나섰다.

뒤이은 <깊어지는 행정공백>(김수형, 표언구)은 국정공백에 대해 “정부조직개편 협상이 표류하면서 새 정부에서 일할 장관들이 단 1명도 임명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는 정무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미래창조과학부로 통합될 예정인 부처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위원장까지 사표를 낸 상황이어서, 주파수 배정 같은 중요 현안들이 전혀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 뒤, “엄밀하게 말하면 월급은 받으면서 일을 안 하고 있는 상태(미래창조과학부로 통합될 예정인 부처 공무원)”라는 익명의 공무원 인터뷰를 실었다. 그리고는 “여야 협상팀은 오늘도 마주앉지 못하고 책임 공방만 되풀이 했다”며 여야에 국정공백의 책임을 돌렸다.
 
 
○ <조선><동아> 박 대통령 발언 옹호…‘야당 발목잡기’ 호도 나서
- <경향> “그들만의 싸움” 정쟁 부각…현실과 동떨어진 해석

28일 주요일간지도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결렬 소식을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공룡’ 미래부로 방송정책 이관 고집…‘권력의 방송장악’ 우려>(3면)에서 방송정책의 미래부 이관에 대해 “무엇보다도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맡던 방송정책을 대통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장관이 전권을 쥔 부처에 귀속시키는 것은 방송장악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며 이런 점들이 “과거 회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정부조직개편안 대치가 길어지면서 “민주통합당이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호도했다. <방통위 핵심기능 안 넘기려는 민주당, ‘발목잡기’ 시선에 곤혹>(3면)은 27일 민주통합당이 IPTV와 관련해 “인허가권과 법령 재‧개정권을 제외한 모든 기능을 미래부로 이관하도록 양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각 부처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는 상황에 빠지면서 미판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동아일보도 <민주 일각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표결하자”>(5면)에서 “민주통합당 내부에선 ‘차라리 표결로 처리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강운태 광주 시장이 “표결을 해서라도 처리해 주는 게 낫다”고 돌출발언 한 점을 비중 있게 실었다. 그리고는 정부조직법을 두고 새누리당과 “기싸움을 벌이는 데서 오는 피로감”, “새 정부가 ‘반쪽 출범’한 데는 ‘야당이 여당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여론이 조금씩 우세해지고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라고 몰아갔다.

한편 경향신문도 정부조직법 난항의 책임을 정치권에 묻는 보도를 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공방의 핵심이 ‘방송 공공성 보장’에 있다는 점을 비껴간 채, ‘정치권의 소모적 싸움’으로 정리했다. IPTV와 SO에 대한 규제정책권 이관을 두고 사안의 본질을 놓친 채 현실과 동떨어진 해석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1면 <2개 과 기능 이관 기싸움…20개 부처 전체 발목 잡혀>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며 관련내용을 전했다. 보도는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입장 차이를 설명하고는 여야간의 대치가 “기능 조정을 위한 합리적 논쟁의 범주를 넘어섰다”고 진단하고, △“IPTV 사업자가 방송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SO도 채널 선택권을 갖고 있지만 견제와 감시를 받기 때문에 정부를 대리해 방송사를 상대로 권력을 행사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민들 입장에선 아무 관심도 없는 ‘그들만의 싸움’에 빠져 … 정치권 불신만 키울 것”이라는 신율 교수의 평가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의 보도와 평가는 여당이 요구하는 IPTV와 SO에 대한 규제정책권 이관에 대해 야당이 우려하는 바의 핵심을 놓친 측면이 있고, 정치권의 공방을 논란의 핵심인 ‘방송의 공공성 지키기’와 무관한 ‘그들만의 싸움’으로 폄훼하여 오히려 정치불신을 부추기는 셈이 됐다.

첫째, “IPTV 사업자가 방송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경향신문의 주장은 현행 IPTV관련법 규정상 맞는 말이다. 제21조에 의하면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자는 직접사용채널을 운용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그것이 아니다. IPTV가 직사채널을 통해 유사 종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이 정부의 독임제 부처로 이관되는 것이 방송 공공성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는 점이 핵심이다. 더구나, 지난해 새누리당이 KT 등에게 직접사용채널 운영허가를 내주기 위해 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꾸준히 IPTV 업체들에게 직접사용 채널권을 주려고 시도했다. IPTV가 미래부로 옮겨가면 정부가 산업논리를 앞세우며 법개정을 통해 초대형 독과점 사업자인 KT에게 직접사용채널 운영허가를 줄 가능성이 높다. 보도는 문제의 핵심과 현실적 우려를 지적하지 않고, 현행법령의 조문만 앞세워 IPTV의 보도 프로그램 진출 자체를 불가능하다고 단정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둘째, “SO도 채널 선택권을 갖고 있지만 견제와 감시를 받기 때문에 정부를 대리해 방송사를 상대로 권력을 행사하기는 힘들다”는 주장도 문제의 본질과 현실에 동떨어져 있다. SO에 대한 승인·재승인권의 미래부 이관은 지상파 재송신과 공익채널 의무편성 및 전문PP의 다양성과 선택성 등 정부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중요 정책권이 정부와 사업자에게 넘어감을 의미한다. 정부가 SO에 대한 규제권을 갖게 되면, 권력이 SO를 통해 지상파나 공익채널들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반영할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된다. 나아가, 정부의 산업우선주의를 배경으로 독과점 MSO들이 채널편성과 관련한 공적 의무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축소하거나 외면하게 하는 유인효과도 발생시킨다. 이미 작년에 SO가 지상파채널 재송신 유료화 문제로 KBS‧MBC 등을 재송신하지 않아 시청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한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시민방송 RTV는 2009년부터 공익채널에서 배제되어 일부 SO에서는 해당방송을 볼 수 없게 됐다.

보도를 “국민들 입장에선 아무 관심도 없는 ‘그들만의 싸움’에 빠져 있는 셈”이라는 신율 교수의 인터뷰로 마무리함으로써, 그간 치열히 전개되어온 여야의 협상과 공방의 핵심이 ‘방송의 공공성’ 지키기에 있음을 부정하고, 이를 단지 소모적인 정파싸움으로 폄훼해 결과적으로 ‘야당의 공연한 발목잡기로 정부조직법 전체가 표류하고 있다’는 새누리당의 입장을 근거 없이 두둔하게 된 점도 유감이 아닐 수 없다.
 

 


2013년 2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