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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3.2.26)
등록 2013.09.26 00:29
조회 394
2월 25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브리핑
박 취임사, “제2 한강의 기적”…방송3사 적극 띄우기
 
 
 
25일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며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어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 세 가지를 ‘희망의 새 시대’의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거론한 ‘국민’(58회)외에도, ‘행복’(20회), ‘문화’(19회), ‘창조’(10회) 등의 단어들을 다수 언급했는데 대부분 ‘성장’을 강조한 발언에서 사용됐다. 박 대통령은 국민행복의 핵심수단으로 ‘경제부흥’을 강조했는데,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 등을 주축으로 ‘창조경제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겠다’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 과정에서 ‘경제민주화’를 2회 언급했으나, 창조경제와 함께 경제부흥의 한 요소로 거론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 후퇴라는 우려를 잠식시키고자 한 발언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문화’ 역시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부문으로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 의지를 당부하는 과정에서 “제 2의 한강의 기적”이란 표현은 총 4회 언급됐는데, 경제성장 대신 ‘경제부흥’이란 표현을 쓴 점과 더불어 박정희 시대 계승의 의지가 담긴 표현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노동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노동’을 외면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 후 현대차·쌍용차·재능교육 등 노동현안에 대해 침묵하고, 경영계와 만남에서 노동계 불법투쟁을 지적하는가 하면 민주노총을 대화상대에서 배재해 노동계와의 갈등을 자초하고 있다는 우려를 산 바 있다. 다만 취임식 행사 중 ‘희망의 복주머니’ 개봉 행사에서 “우체국 비정규직 차별을 해결해달라”는 메시지에 대해 “같은 일을 하면서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비정규직 차별 해소 의지를 짧게 언급했을 뿐이다. 
취임식 직후 민주노총은 “취임사 어느 구석에도 ‘민주주의’와 ‘노동’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동 빠진 복지는 허구”이고, “절다 다수인 노동자를 무시하고 국민행복을 얘기할 수 없고, 첨예한 노사갈등을 외면하고 국민 대통합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민주주의와 인권과 같은 가치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또한 두 달 전 박 대통령이 당선사와 비교해도 당시 주요하게 언급한 ‘화해’, ‘탕평’, ‘변화’, ‘개혁’, ‘원칙’과 같은 표현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점은 대통령 취임사가 향후 5년 국정운영의 비전을 집약한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취임식 보도 쏟아낸 방송3사…“한강의 기적” 부각, ‘우려’ 축소
- 경제민주화-복지-노동 소극적 태도, 비판 없어

이 가운데 방송3사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해 KBS 20건, MBC 16건, SBS 21건의 보도를 쏟아냈다. 이 중 KBS 6건, MBC 3건, SBS 4건의 보도에서 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부문별로 나눠 중계하거나 ‘띄우기’에 치중했다. 

특히 방송3사는 “희망의 새 시대 제 2읠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는 발언을 주요하게 전했다. 또 ‘창조경제’를 원동력으로한 경제부흥을 강조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복지-노동이 뒤로 밀린 ‘성장 우선주의’식 경제 부흥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노동’ 현안을 외면해온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노동’을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한 노동계의 지적에 대해서는 SBS가 각계의 기대와 당부를 담은 보도 말미에 짤막하게 끼워 넣었을 뿐 KBS와 MBC는 언급조차 없었다.
 
그동안 방송3사는 박 정부의 국정목표에서 ‘경제민주화’를 배제된 점, 주요 인선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인사를 제외한 점 등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 왔다. 박 정부가 선거 전 1순위로 내세웠던 경제민주화 공약을 뒷전으로 미뤘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방송3사가 ‘침묵’하거나 박 정부에 대한 비판을 ‘축소’해왔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KBS는 <경제부흥…“제2의 한강의 기적”>(김현경)에서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제부흥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띄우며, 박 대통령의 취임사 발언을 내보냈다. 이어 “경제부흥의 원동력으로 창조경제를 제시했다”고 전한 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문화를 융합시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신설 예정인 미래창조과학부에 선도책임을 맡겼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한편, 보도는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한 발언을 부각하며 “경제민주화의 실천의지도 피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발언 바로 앞에 “창조경제를 꽃 피우려면”이라고 한 발언을 편집해, 경제민주화가 당초 독자적인 실천 공약의 의미가 아닌 경제부흥을 위한 하나의 요소로 거론된 점을 교묘히 감췄다. 그리고는 “국민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룩한 한강의 기적, 박 대통령은 아버지가 대통령이던 시절에 이어 또 한 번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 도전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띄우기성 해설을 달았다.

<문화 융성…“문화가 있는 삶”>(박진영)에서도 박 당선인이 문화융성을 강조한 데 대해 “문화가 경제를 견인하고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시대를 구현하겠다는 말”이라며 적극 띄웠다. 보도 내내 “식전 행사를 뜨겁게 달군 한류공연에는 문화 강국을 지향하는 새 대통령의 의지가 실렸다”, “한류의 세계화를 달성한 국민의 저력을 바탕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다짐했다”는 등의 해석을 부여했다. 그리고는 보도 후반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 산업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도 덧붙였다.

MBC도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 제시를 주요하게 띄우면서 ‘경제민주화’를 거론한 사실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박상규)에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튼실한 경제가 필수”라며 운을 뗀 뒤,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부흥을 이루겠다고 역설했다”며 적극 띄우고 나섰다. 보도는 “창조경제 구현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새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창조경제를 이끌고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아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도전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보도는 박 대통령이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언급한 점을 주요하게 거론하며 경제민주화 추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했으나, 이날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가 경제부흥의 한 요소로만 언급된 점은 지적하지 않았다.

SBS는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제시한 세 가지 핵심 의제 중 ‘경제부흥’을 한 꼭지로 다루며, 박 대통령의 ‘한강의 기적’ 발언을 띄웠다.
<경제부흥..“한강의 기적 또 한번”>(정호선)은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두 축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며 보도를 시작했다. 보도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고도성장을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용어를 4차례나 사용하며 경제 도약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부각했다. 이어 “과학기술과 문화, 그리고 산업이 융합하고 그 융합의 터전 위에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창조경제"라고 설명하고는 ”미래부가 창조경제를 이끌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SBS는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언급한 데 대해 “경제민주화 의지가 퇴색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달아 차이를 보였다.
<“국민 행복‧문화 융성 이룩할 것”>(허윤석)에서도 박 대통령이 문화융성을 성장과 연결해 “문화가 발전하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물론, 국민이 더욱 행복해 질 것”이라고 한 점을 강조했다.

한편 각계 당부를 전한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정형택)는 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설명했으나 ‘경제’ 분야에 초점을 맞춘 데 그쳤다. ‘경제민주화’ 축소와 ‘노동’현안 외면에 대해서는 보도 말미에 “대통령께서 희망과 통합과 행복을 얘기한다,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서는 그런 것들이 이뤄질 수 없다”는 정호회 민주노총 대변인의 발언을 짧게 실은 데 불과했다.
 

 

 

2013년 2월 2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