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런던 올림픽 기간 동안의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모니터 보고서(2012.8.13)- 정치․사회 이슈 메인뉴스에서 실종, 올림픽 보도에 ‘올인’
○ 모니터 대상: KBS·MBC·SBS 저녁 종합뉴스
○ 모니터 기간: 7월 27일∼8월 12일(런던 올림픽 기간)
매번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진행될 때 마다 방송사들의 지나친 보도 경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사들의 과열된 보도로 인해 방송의 저널리즘 기능이 마비되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번 런던 올림픽기간 동안 보여준 방송사들의 보도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따라서 ‘과열보도’, ‘올인보도’로 국민의 알권리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BS의 경우 아침 프로그램인 <출발! 모닝와이드>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2012 런던 올림픽 특집 출발! 모닝 와이드>로 바뀌었고, 개막 후에는 <런던 와이드>로 명칭을 바꿔 올림픽 보도에 집중했다. KBS도 아침 프로그램인 <굿모닝 대한민국> 1․2부를 나눠 <굿모닝 런던>으로 진행하며 경쟁적으로 올림픽 소식을 전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런던올림픽 특집으로 6회에 걸쳐 방영하기도 했다. MBC는 올림픽 특집으로 <아이돌스타 올림픽>을 제작해 방영했다.
뿐만 아니라 방송3사의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대부분 결방됐다. < KBS 스페셜>과 < SBS스페셜>은 결방 직전에도 런던 올림픽과 관련된 주제의 스페셜 방송을 방영했다(표1 참조). (MBC의 경우 <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등 주요 시사프로그램들이 파업으로 지난 1월 중단돼 있는 상태였다. 파업 잠정 복귀 시기와 올림픽 개막이 맞물려 있어 결방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표에서는 제외했다. 두 프로그램도 올림픽 기간 동안 방영되지 않았다.)
이런 올림픽 과열보도 양상은 방송3사의 ‘저녁종합뉴스’에도 나타났다. KBS의 <뉴스9>, MBC의 <뉴스데스크>, SBS의 <8뉴스>는 모두 앞머리에 ‘런던 올림픽 특집’을 붙이고 올림픽 상황을 전달하기에 바빴다. 각 방송사의 ‘저녁종합뉴스’는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사안들을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의제를 공론화하는데 비중 있는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저녁종합뉴스’방송사들이 런던 올림픽 중계에만 매몰되면서 사회의 주요 의제들은 소홀히 다뤄졌다.
■ 런던 올림픽에 ‘쏠린’ 저녁종합뉴스, 주요 사안 외면
해당 기간 동안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에는 올림픽 보도에 이어 ‘사회’관련 보도가 약 20%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휴가철과 폭염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사고소식을 전달하는데 대부분을 할애했다(표2 참조).
결과적으로 방송3사는 저녁종합뉴스에서 올림픽 보도에 집중하면서 우리사회에 주요한 정치․경제․사회 이슈들을 소홀히 다루거나 심층․분석이 아닌 단순한 상황전달에만 머무르는 보도행태를 보였다. 특히 이시기에는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의혹,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소환, 대법관 임기 시작, 현병철 인권위원장 임명 여부, SJM 용역폭력사태 등 굵직한 정치․사회적 문제들이 불거졌으나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 후보들이 내부 경선을 벌이거나 정책방향을 내놓고 있지만 방송3사는 이를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라는 국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도 방송3사의 올림픽 ‘올인’ 보도행태 속에 국민들의 알권리는 외면당한 것이다.
■ 런던 올림픽 중계에 밀려 ‘저녁종합뉴스’ 뒤죽박죽
평일에는 9시, 주말은 8시에 시작하는 MBC <뉴스데스크>는 9시 50분(7월 30일), 9시 30분(8월 1일), 8시 30분(8월 2일․5일)을 오가며 뉴스 시작시간을 조정했다. 손연재 선수의 리듬체조 예선이 있었던 8월 9일에는 무려 10시 40분에 <뉴스데스크>를 방송했다.
SBS <8뉴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8시 50분(7월 28일․8월 3일), 9시 30분(7월 29일), 7시 40분(8월 5일)을 오가다가 11일에는 한시간 반을 앞당겨 6시 30분에 <8뉴스>를 방영했다.
2채널을 갖고 있어 중계를 나눠서 할 수 있는 KBS만 유일하게 올림픽 기간동안 <뉴스9> 시작시간이 고정됐다(12일 마라톤 중계로 <뉴스9> 시작시간이 10분 연기됐다).<끝>
2012년 8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