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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7.25)알맹이 없는 MB 사과…방송3사 단순중계
- ‘사과’도 ‘보도’도 모두 수박 겉핥기
- ‘사과’도 ‘보도’도 모두 수박 겉핥기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측근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근자에 제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쳤다”면서 “제 가까이에서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하는 일들이 일어났으니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며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사과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특별담화 후,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이 주변에 상의하지 않고 홀로 결심”, “사과문도 직접작성 했고, 대국민담화 시간도 갑자기 잡혔다”면서 지난 6차례의 대국민사과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친인척·측근과 비리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임기 중 측근비리는 없다”고 공언한 데 대해 사과하지 않은 점, △민간인불법사찰, 대선자금 의혹 등 이 대통령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함구하는 등 근본적인 자기성찰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사과를 통해 비리문제를 일단락 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 대통령이 특검이 예정된 ‘내곡동사저’, ‘민간인불법사찰’을 비롯해 측근비리와 연관된 ‘대선자금수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약속하지 않는 등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월급을 기부하면서 나름대로 노렸했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거나, ‘사자후이(죽은 뒤에 그만둔다)’를 언급하며 “개탄과 자책을 하고 있기엔 나라 안팎의 상황이 너무 긴박하다”고 대통령 책무를 강조하는 데 상당부분을 할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측근비리로 사과한 당일 또다시 ‘회전문 측근인사’를 단행해 스스로 사과의 진정성을 훼손했다. 이날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영호 전 청와대 통일비서관가 각각 언론문화협력대사, 인권대사로 임명됐다. 특히 ‘언론문화협력대사’의 경우 “정부의 문화홍보 분야 외교 활동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새로 신설한 직책이다.
정치권에서는 입장차를 보였다. 민주통합당은 이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대선자금과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책임이 없다”며 ‘알맹이가 없는 사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사과 당일 측근인사를 단행한 데 대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역시 “책임을 분명히 진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 것이며, 실체적인 과오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해야 진심이 느껴진다”고 지적하며 민간인불법사찰, 대선자금 의혹 등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을 요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통령 측근비리를 예방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입장을 냈으나, 측근인사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가운데 방송3사는 이 대통령 대국민담화를 다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사과와 정치권의 입장을 나열했을 뿐. 이 대통령의 ‘진정성’에 대해 평가하는 목소리는 야권의 입장을 짤막하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더욱이 이 대통령이 측근비리를 사과한 당일 ‘측근인사’를 단행한 사실은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KBS와 MBC는 보도를 각각 3번째, 8번째로 배치했다. 대통령 대국민담화인데다 당일 급박한 일정으로 방송3사의 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첫 번째로 주요하게 다뤘어야 했음에도 뒤로 미룬 셈이다.
KBS는 앞서 첫 꼭지로 김희중 구속영장 발부 관련 보도를, 두 번째 꼭지로 대법관 임명과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을 전했다. 특히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에 대해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사저엔 더 큰 문제가 있었다”는 새누리당의 적반하장식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이 대통령의 사과를 전달하는 보도를 냈다.
MBC는 이 대통령 사과문보다 앞서 폭염 관련 2건, 제주도 살해사건 1건, 아동성폭력 관련 4건을 보도했다.
뒤이은 이 대통령 대국민담화 보도는 KBS와 마찬가지로 이 대통령의 사과에 초점을 뒀으며, 보도 말미에 여야와 청와대 입장을 짧게 나열했다.
SBS는 첫머리로 2건의 보도를 냈는데, 첫 꼭지로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현장을 전달하고, 뒤이은 보도에서 대국민 담화의 배경, 과정, 청와대와 여야의 입장을 차례로 전달했다.
< “모두가 제 불찰”>(KBS, 김철우)
< “모두가 제 불찰”사과>(MBC, 배선영)
< “모두가 저의 불찰” 대국민 사과>(SBS, 최대식)
<여섯 번째 사과..엇갈린 반응>(SBS, 이강)
KBS < “모두가 제 불찰”>은 “큰 심려를 끼쳤다”, “모두가 제 불찰이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실으며 사과문 내용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임기말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며 ‘대통령 책무’를 강조한 점도 언급했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대국민담화 발표를 참모진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채 전격 결정했고 담화문 역시 친필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보도 말미에 “대통령 사과와 관련해 여당은 측근비리 반복이 안타깝다고 밝혔고 야당은 진정성 없는 사과로 대선자금에 대한 고백이 없었다고 평가절하했다”며 여야의 입장을 짧게 언급한 데 그쳤다.
MBC < “모두가 제 불찰”사과>는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중 ‘사과’에 중점을 뒀다. ‘경제위기’, ‘대통령 책무’, ‘사자후이’ 등을 언급한 부분은 보도하지 않았다.
보도는 정치권의 평가에 대해서만 전했는데, 그마저도 “새누리당은 "대통령 측근비리를 예방하기 위해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민주당은 "대선자금에 대한 자기고백이 빠져 실망"이라고 평가절하했다”며 짧게 언급한 데 그쳤다. 그리고는 “청와대측은 이대통령이 안 좋은 일은 빨리 털어내고 임기 말까지 유럽발 경제 위기를 해결하는데 전념한다는 생각”이라며 청와대의 입장을 전달하고 끝마쳤다.
SBS는 먼저 <“모두가 저의 불찰” 대국민 사과>에서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현장을 전했다.
뒤이은 <여섯 번째 사과..엇갈린 반응>은 “대통령이 문안을 직접 쓰고 발표 시점도 직접 결정했다”고 전한 뒤, “이 대통령은 지난 며칠간 사과 시점과 내용을 고민했고 담화문도 혼자서 다듬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대통령 측근비리를 예방하기 위해서 제도적, 법적 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김영우/새누리당 대변인)”, “대선자금에 대한 자기 고백이 없었고 사실상 청와대가 주도한 민간인불법사찰에 대한 사과가 없어 매우 실망이다(박용진/민주통합당 대변인)”, “통합진보당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명확히 해야 사과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며 대선자금 등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면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의 입장을 차례로 나열했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