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7월 6일∼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7.9)‘형님’넘어선 ‘대선자금 의혹’…입 벙긋 못하는 KBS·MBC
저축은행 비리 수사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금품수수가 ‘2007년 대선자금’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전 의원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 3억여원,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 2~3억여 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의원에게 금품이 전달된 시점이 대선 직전인 2007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 캠프에 줄을 대려는 사람들이 이 전 의원에게 연결됐다는 증언도 속출했다. 이 전 의원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대선 전 임석 회장이 돕겠다고 해 이 전 의원을 소개시켜줬다”고 말한 데 이어 6일 검찰 출두시 “‘돕겠다’는 것이 대선자금 지원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김덕룡 전 한나라당 의원도 김 회장을 이 전 의원에게 소개했다고 밝혔으며, 이 전 의원과 김 회장 모두 수사과정에서 이를 시인했다.
전달 시기와 관련자 진술상 이 전 의원이 이명박 후보 캠프의 ‘자금 창구’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비리 수사 과정에서 정황이 포착된 만큼 거액의 불법자금이 전달된 통로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래저축은행 측 고위 관계자로부터 “이 전 의원에게 30억원을 건넸다”는 증언이 나왔는데 당초 검찰이 밝힌 2~3억원보다 훨씬 큰 규모여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선자금의 성격이 더 짙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따라서 검찰이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불법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다보면 대선자금 수사로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방송3사는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의 ‘개인비리’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했다. 방송3사는 두 의원의 정적관계를 부각해 ‘동반 추락’에 의미를 두는 분석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KBS와 MBC는 수수한 금품의 규모, 자금의 흐름 및 성격 등 아직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쟁점이 많으며, 결과에 따라 대선자금 수사로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MBC는 6일 하루만 보도를 냈다. 보도는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이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의 핵심인물이기 때문에 대가성이 인정된다면서도 ‘알선수재’에 초점을 맞추는 등 ‘개인비리’에 무게를 실었다.
KBS는 심층보도를 냈지만 김현철, 김홍걸, 노건평 씨를 거론하는 등 역대 대통령 측근비리와 연관 지으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나섰다.
저축은행 비리 사건과 ‘대선자금’의 연관성을 지적한 것은 SBS에 그쳤다.
<대가관계 성립 알선수재 적용>(MBC, 전재홍/6일)
MBC는 6일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에 관해 각 1건씩 총 2건 보도한 데 그쳤다. MBC는 제목부터 ‘알선수재’를 강조했으며, ‘개인비리’에 무게를 실었다.
<이상득·정두언 사전 영장 청구>는 검찰이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과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검찰 수사 내용을 전했다. 보도는 검찰이 “이 전 의원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시점이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결정된 직후라는 점에서 알선수재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며 “대통령 당선이 가장 유력했던 후보의 친형이라는 위치를 고려해 일종의 보험금처럼 돈을 건넨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가관계 성립 알선수재 적용>은 정 의원에 대해서도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직전 정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의 일관된 진술이 있”고, “정 의원이 당시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던 만큼, 보험금 성격의 대가 관계가 성립”된다며 검찰이 혐의입증에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도는 현역 의원인 정 의원의 구속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정 의원이 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오늘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정의원은 본인의 처지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인 뒤 “정두언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검찰과 영장실질심사 단계부터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상득·정두언 구속영장 청구>(KBS, 김시원/6일)
<동시 영장 청구 이유>(KBS, 양성모/7일)
<[집중진단] 반복되는 측근 비리 악순환 고리 끊어야>(KBS. 하송연·김병용/7일)
<[간추린단신] 법원, 정두언 체포동의요구서 검찰에 발송>(KBS, 앵커단신/8일)
KBS는 총 4건의 보도를 냈다.
6일 <이상득·정두언 구속영장 청구>는 검찰이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의 검찰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서 두 의원의 금품수수 위주로 검찰 수사내용을 전했다. 보도는 “검찰이 이번 수사를 속전속결로 엄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7일 <동시 영장 청구 이유>는 “지난 2007년 17대 대선 직전 정두언 의원과 이상득 전 의원,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한자리에 모였”으며 “모인 자리에서 임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3억여원을 전달했고, 정 의원의 차에 실었다”는 게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이 ‘금품수수 공범’으로 지목된 이유라고 전했다.
2007년 대선직전 이명박 후보 캠프의 핵심인사가 금품을 수수했다는 점에서 대선자금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보도는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앵커멘트와 기자 마무리멘트에서 두 의원이 “정권 개국 공신이면서도 사사건건 대립”했다는 점을 강조해 사건의 본질을 흐렸다.
뒤이은 <[집중진단] 반복되는 측근 비리 악순환 고리 끊어야>는 이전 정권의 친인척비리와 결부시키는 등 ‘개인비리’에 중점을 둔 보도를 냈으며, 결과적으로 ‘불법정치자금’ 의혹을 차단한 셈이 됐다.
<대선 직전 6억 수수..사전 영장>(SBS, 조성현/6일)
<“난 불행했다”..혐의 부인>(SBS, 손승욱/6일)
<이상득·정두언 ‘3억원 공모’ 결론>(SBS, 조성현/7일)
<질긴 악연..결국 동반 추락>(SBS, 손성민/7일)
<체포동의요구..이르면 이번 주 표결>(SBS, 한상우/8일)
SBS는 총 5건의 보도를 냈는데, ‘2007년 대선자금과의 연관성’을 언급해 KBS, MBC와 차이를 보였다.
6일 <대선 직전 6억 수수..사전 영장>은 이 전 의원이 “임석 회장과 김찬경 회장에게서 각각 3억 원씩, 6억 원을 받은 시점이 모두 2007년 대선 전”이라고 전했으며,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지난 2007년 말 김덕룡 전 의원의 소개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 전 의원을 만났고 이후 3억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검찰은 대선자금수사는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돈 사용처를 쫓다 보면 대선 때 사용한 각종 경비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대선자금에 쓰였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뒤이은 <“난 불행했다”..혐의 부인>은 정 의원의 혐의에 대해, “검찰이 솔로몬저축은행 측이 이상득 전 의원에게 3억 원을 건네주는 과정에 정 의원의 측근이 개입했다는 혐의를 잡았다”고 전했다. 보도는 “정 의원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부인하고 있어 향후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7일 <이상득·정두언 ‘3억원 공모’ 결론>은 두 의원의 동시사전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전하며 “창업공신인 두 사람이 대선 전 함께 돈을 받고 다녔다는 얘기”라는 해석을 붙였다. 보도는 검찰이 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대선캠프 운영자금 등 이른바 대선자금이 드러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법상 대선자금 수사의 법적 근거인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5년”이라고 덧붙이며, “결국 2007년 12월 대선 전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처벌은 올 12월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검찰이 올해 안으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어 <질긴 악연..결국 동반 추락>은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의 정치적 관계를 설명하면서 “정권을 만든 동지에서 정치적 앙숙으로, 현 정부 내내 계속됐던 두 사람의 악연은 결국 금품 수수 공모 피의자라는 불명예스런 동반 추락했다”고 전했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