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누더기’ 미디어렙법 법사위 상정과 파행 논의를 규탄하는 논평(2012.1.13)
등록 2013.09.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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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태산’ 미디어렙법, 당장 원점에서 재논의 하라
 
 

‘원칙’을 버린 대가가 참으로 혹독하다.
오늘(13일) ‘조중동특혜’ ‘SBS 특혜’ 미디어렙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법안심사소위에서 한나라당이 추가 요구 사항을 들고 나왔다.
한나라당이 문제 삼은 것은 미디어렙 지분 제한을 규정한 13조 가운데 3항. ‘대기업과 그 계열회사, 일반일간신문과 특수관계자, 뉴스통신사와 특수관계자는 미디어렙 지분의 10%까지 소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조중동종편은 미디어렙 지분을 40%까지는 출자할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문방위 전재희 위원장은 이 조항이 “종편의 주식 총 수가 40%가 아닌 10%를 초과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법사위에 수정을 요구했고,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은 민주통합당에 법안 수정을 압박했다. 
그러자 민주통합당은 이 조차 받아주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조중동종편의 미디어렙 지분을 40% 확실하게 보장해 달라’는 한나라당의 요구를 받아주는 대가로, 민주통합당이 별 의미 없는 요구를 내놓는 어리석은 행태를 보였다는 소문까지 떠돈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13조 3항의 내용과 의미를 제대로 몰랐던 듯하다. 미디어렙법 논의가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고려해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되었는지 거듭 보여준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렙의 1인 지분 소유를 40%까지 허용’한다는 13조 2항에만 몰두한 모양이다. 청와대 ‘SBS 인맥’들의 압박을 받으면서 SBS에 자사 미디어렙을 챙겨주는 일이 ‘조중동종편 챙기기’ 보다 더 절박하고 중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뒤늦게 13조 3항이 대기업과 일간신문, 뉴스통신사의 지분을 10%까지 제한하고 있고, 이것이 조중동종편의 미디어렙 지분 40% 출자를 보장할 수 없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법사위에 상정된 상황에서 ‘자구 수정’이라는 미명아래 법안의 핵심 조항을 뜯어고치겠다고 나섰다.   

우리는 방송의 공공성을 보장하려면 대기업과 방송사의 미디어렙 지분 출자를 허용해서 안 된다는 주장을 해왔다. 13조 3항이 대기업과 조중동종편의 10% 지분 출자를 허용한 것도 미디어렙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힘든 내용인데, 하물며 뒤늦게 40%로 수정하자고 압박하는 것은 조중동종편을 위해 끝까지 ‘다수의 행패’를 부리는 꼴이다.
민주통합당이 ‘정상’이라면 결코 받아줄 수 없는 요구다. 그런데 민주당 일각에서 이를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니,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의 압박에 휘둘려 ‘무조건 통과’를 위해서라면 모든 걸 다 내주겠다는 무책임과 무소신, 무능의 극치다.
 
도대체 언제까지 한나라당의 횡포와 억지에 끌려 다닐 것인가? 다시 한번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이른바 ‘여야합의안’은 미디어렙법의 근본 취지를 훼손한 누더기다. 그런데도 민주통합당과 언론노조 등 일부 언론단체는 ‘중소매체의 생존’을 내세우며 사실상 무조건적인 입법을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은 KBS 수신료 인상 소위를 비롯해 자신들의 모든 요구를 관철시키고 있다. 이대로 가면 한나라당은 다가오는 임시국회에 KBS 수신료 인상까지 기어이 관철시키려 할 것이다.
더 이상 한나라당의 ‘조중동종편 챙기기’, ‘SBS 챙기기’에 질질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 지금의 누더기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켜서도 안 된다.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의 겁박에 단호한 자세로 맞서 미디어렙법의 원칙에 따라 재논의를 주문하라. 만의 하나 민주통합당이 지금의 누더기 미디어렙법안, 또는 여기에 한나라당의 요구를 더 수용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우리는 이를 주도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에도 엄중 경고한다. 한나라당은 지금 국민들은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이런 정당이 제 처지를 망각하고 마지막까지 ‘조중동종편 챙기기’, ‘SBS 챙기기’를 밀어붙인다면 국민의 심판은 더욱 혹독해질 뿐이다. <끝> 
 
 

2012년 1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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