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KBS의 박원순 시장 보신각 타종행사 ‘홀대’에 대한 논평(2012.1.3)KBS가 2009년 새해 타종행사를 조작해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2012년 타종행사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홀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해마다 보신각 타종행사를 주요하게 방송해오던 KBS가 2012년 행사는 가볍게 다루었다. <새해맞이 특별생방송 가는 해 오는 해>를 방송하는 도중 예년보다 짧은 5분여 동안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타종하는 모습만 짧게 비추는데 그친 것이다. 심지어 그동안 관례적으로 해왔던 서울시장 인터뷰도 갑자기 쏙 빠졌다. 한나라당 소속인 오세훈 시장 시절에는 한번도 인터뷰를 빼놓지 않던 KBS다. 물론 시장 인터뷰를 할지 여부는 방송사의 재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뚜렷한 이유 없이 이번에만 시장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은 KBS가 시민사회 출신 시장을 노골적으로 푸대접하고 나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KBS가 타종행사를 제대로 방송하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타종행사에 앞서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고,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타종행사장에서 “한미 FTA 비준안 폐기”, “이명박 퇴진” 등의 손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2009년 KBS가 ‘MB퇴진’ 등을 외쳤던 시민들의 모습과 주장을 가리기 위해 카메라 앵글을 교묘하게 잡고 박수기계음으로 음향을 조작해 물의를 일으켰던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KBS 카메라는 보신각 주변 시민들의 모습을 원경 위주로 비췄다. KBS가 타종행사장에서 제기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방송에서 비추지 않으려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KBS는 희망과 기대에 부푼 시민들이 새해를 여는 행사에서마저 노골적인 정치적 편파를 보였다. 특정 정당과 정권의 홍보 방송이라는 오명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KBS의 거듭되는 타종행사 물의가 ‘정권 눈치보기’, ‘나팔수 방송’ 때문이라는 점에서 더욱 참담할 뿐이다. 이른바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무엇이 두려워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야권 서울시장을 소개하는데 인색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분명하게 못 박아 둔다. 국민들은 KBS에 대해 불신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이렇게 MB정권 충성에만 매달린다면 정권과 함께 KBS도 국민의 심판을 엄중하게 받을 것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마지막 기회마저 지나가고 있음을 명심하라. <끝>
2012년 1월 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