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국회의 미디어렙법 논의에 대한 논평(2011.12.22)우리는 지난 10월 한나라당에 밀린 민주당의 어이없는 ‘타협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미디어렙법안을 다룬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민주당 문방위원들은 한나라당이 ‘1공영(KBS·MBC·EBS) 1민영’, ‘종편 자율영업 원칙+3년 뒤 재논의’안을 내놓자, ‘1공영(KBS·EBS) 다민영’과 ‘종편의 미디어렙 위탁 3년 유예’ 안을 내놨다.
‘유예’라는 이름으로 3년 동안 조중동종편들에게 직접 광고영업을 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조중동종편의 미디어렙 의무위탁’이라는 대원칙을 포기한 안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들에게는 사실상 각각의 미디어렙을 갖고 광고 경쟁을 하라고 허용해 줌으로써 광고시장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안이기도 했다.
게다가 조중동종편이 어떤 존재인가? 날치기와 탈법으로 얼룩진 방송시장의 ‘괴물’이다. 이런 ‘괴물방송’에 단 한 순간이라도 직접 광고영업이라는 특혜를 허용하는 것은 민주통합당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또한 시민사회의 반발과 저항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찍이 미디어렙의 경쟁구도는 ‘1공 1민영’으로 하고, 신문사와 통신사 및 자산 10조 이상 대기업의 출자를 금하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미디어렙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방송사의 지배력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방송사의 미디어렙 지분 소유도 금지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행여 민주통합당이 한나라당의 압박이나 방송사의 로비에 밀려 방송사의 지분 소유를 허용함으로써 민영미디어렙이 특정 방송사의 영향력 아래 휘둘리는 상황을 만든다면 우리는 제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민주통합당에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지역MBC, 지역 민방, 종교방송 등은 광고취약미디어로 지정해 지원해야 한다.
광고취약미디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있어서는 여야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우리는 광고취약미디어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해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 설치 △미디어렙 허가와 재허가 과정에서 광고취약 미디어 지원 사안을 심사하고 그 결과를 반영할 것 △광고할당제나 광고비 배분제 등의 방식을 법제화 할 것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민주통합당이 이 같은 요구를 입법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여론다양성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여망을 안고 출발한 민주통합당이 시작부터 미디어렙으로 한나라당에 휘둘린다면 과연 국민이 민주통합당을 믿고 지지할 수 있겠는가? 한나라당의 위세에 눌려 미디어렙법안을 제대로 만들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최악의 경우 내년 총선 이후를 도모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민주통합당이 미디어렙법 제정의 원칙을 단호하고도 현명하게 관철시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