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2월 2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2.22)
등록 2013.09.25 16:36
조회 327
12월 2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의 ‘구멍’ 난 대북정보…변명하기 급급한 방송 3사
 
 

■ MB의 ‘구멍’ 난 대북정보…변명하기 급급한 방송 3사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소식을 북한이 공식 발표 할 때까지 국가정보원(국정원)이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보 수집 능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지난 20일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소식은 국정원도 북한 발표 전까지 몰랐다”고 밝혀 여야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또 의원들은 국정원이 북한의 중요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만한 인적 정보망이 무너져 정보 수집력에 구멍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원장은 인적정보 수집망이 무너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리 정보는 북한 권부에서 흘러나오는 정보가 아니라, 기술적 정보를 분석해서 파악하는 정보”라고 변명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인적정보망이 무너졌다며 이번에도 이전 정권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북한과 같은 폐쇄사회는 드나들기 쉬워야 인적 정보가 모일 수 있다”며 이명박 정권 들어 남북 교류가 끊기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가 이번 김정일 위원장 사망을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인적정보망이 있고 없고의 문제를 넘어서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의 무능과 대북정책의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선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파탄나면서 정보수집 채널이 협소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활발한 남북교류와 북측 인사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소통되던 다양한 정보가 일거에 차단됐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위성과 감청 등 미국에 의존하는 기술적 정보가 강화됐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번 같은 북한의 주요 인사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미편중외교로 중국과의 관계가 소홀해 진 것도 정보 채널을 협소하게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사’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국정원장을 맡고 있는 원세훈 국정원장은 정보에는 전혀 전문성이 없는 서울시청 공무원 출신이다. 원 원장 취임 후 어설픈 대응으로 국정원 요원의 신분이 노출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원 원장은 임명 직후 남북대화와 교류를 담당하는 ‘대북전략국’을 해체했다. 이 후 국정원은 대북 정보 수집보다 국내 정보 수집에 무게를 둔 채 운영됐다고 한다. 21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트위터에 ‘국정농단세력’이 현 정권 출범 초 국정원의 휴민트 체제를 반 이명박 세력으로 몰아 와해시켰다고 올리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안정보장회의(NSC)와 같은 외교안보라인의 컨트롤타워 부재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방송3사는 대북정보라인에 ‘구멍’이 뚫린 심각한 사안이 빚어졌지만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대북정보망이 무너졌다고는 지적했지만 국회에서 나온 비판을 전달하는데 급급했고,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따지는 보도는 없었다.
21일 KBS와 MBC가 ‘심층보도’라며 기껏 내놓은 분석이 ‘인적첩보망이 무너졌다’는 지엽적인 접근에 그쳤고, 그나마도 원인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에 있다는 한나라당식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정보원 신분 노출 등 부주의를 거론하는데 그쳤다.
SBS는 원세훈 국정원장이 제기한 ‘북한 발표 조작’에 대한 의혹을 파는데 급급했다. 원 원장의 발언을 두고 근거가 부정확하다며 ‘대북정보력 부재를 모면하려는 물타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런 문제 지적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MBC <‘인적 첩보망’ 와해…왜?>(배선영 기자)
 
MBC <‘인적 첩보망’ 와해…왜?>는 정찰위성과 감청을 통해 북한 소식을 읽는 것에 한계를 지적하며 “북한에 있는 내부자를 활용”하는 ‘인간정보’망, 휴민트의 필요성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햇볕정책 이후 휴민트가 사실상 와해됐다고 분석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휴먼 인텔리젠스(human intelligence), 인적정보에 의한 정보수집을 원치 않았다”는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이 인터뷰를 덧붙였다. 인적정보를 이른바 ‘정보원이 제공하는 정보’로 한정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다양한 인적교류를 통한 정보수집 문제는 간과한 한나라당식 주장을 나열하는데 그친 것이다. 
이어 수집된 정보가 유출되는 문제를 거론하며 현 정부 들어 발생된 사례를 간단히 언급했다.
 
 
KBS [이슈&뉴스]<대북정보망 구멍>(홍희정․이영현․조성원․박상민 기자)
 
KBS도 이른바 ‘심층보도’ 꼭지인 [이슈&뉴스]<대북정보망 구멍>에서 무너진 대북 정보망의 실태와 현재 가동 중인 정보 수집체계를 정리하며 한계를 지적하고 ‘휴민트’ 재건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보도는 “‘휴민트’가 필수적”이라면서 “현재 정보당국의 ‘휴민트’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러나 휴민트가 작동하지 않게 된 원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따로 하지 않은 채, MBC와 마찬가지로 정보원의 신변 노출 여부 등 부주의 문제를 꼽는데 그쳤다. 그리고는 “인적정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보안과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정보능력 부재를 질타한 정치권이 협조할지 주목된다”며 정치권을 압박하는데 그쳤다.
 
 
SBS <풀리지 않는 의문>(안정식 기자)
       <사망 둘러싼 의혹들>(한승희 기자)
 
SBS는 <풀리지 않는 의문>에서국정원이 ‘열차는 움직이지 않았다’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조작한 의도가 무엇이겠냐며 “달리는 열차에서 사망했다라고 하면은 그만큼 열심히 일하다가 죽었다는 얘기”라면서 “김 위원장이 인민들을 위해서 이 추운 날씨에 불철주야 일하다가 죽었다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사망 둘러싼 의혹들>에서도 김 위원장의 사망 시점과 장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가하면, 사망 발표까지 이틀이나 걸렸다면서 “뭔가 감추어야 했던 일이 있었던 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끝>
 

2011년 12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