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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1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2.19)
등록 2013.09.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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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1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디도스 수사’에 청와대 개입?…캐지 않는 방송 3사
- SBS는 왜 청와대 보도 앞에서 작아질까
 
 

■ ‘디도스 수사’에 청와대 개입?…캐지 않는 방송 3사
- SBS는 왜 청와대 보도 앞에서 작아질까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테러와 관련해 청와대가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경찰의 선관위 홈피 사이버테러 관련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7일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사건 내용을 논의했다고 한다. 경찰은 앞서 6일 사건 관련자들 사이에 1억여원의 돈 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파악하고 7일 청와대에 보고했고, 7일 오후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사건 연루자들과 술자리를 함께한 사실을 파악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김 정무수석이 조 청장과 전화통화를 한 것은 이런 보고를 받은 직후여서 경찰의 수사 내용에 대해 청와대가 압력을 행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동안 경찰은 청와대 행정관이 사건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을 8일 언론이 보도하기 전까지 밝히지 않았고, 사건 관련자들 사이의 1억여원 돈거래도 ‘사건과 무관한 개인적 거래’라며 9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숨겼었다. 또 15일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이번 선관위 사이버테러 수사결과를 조현오 경찰청장실에서 막판에 고쳤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조 청장은 청와대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수석과 두 차례 통화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실 확인 차원이었을 뿐 어떤 외압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무수석이 직접 나섰다는 점, 김 수석이 정진영 민정수석과 이번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었다는 점 등은 조 청장의 주장처럼 ‘사실 확인 차원’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찮다.
 
한편 앞서 16일에는 경찰 수뇌부가 이번 사이버테러 수사와 관련해 자중지란을 벌여 빈축을 샀다. 이날 조현오 경찰청장은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김아무개씨와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씨, 디도스공격 실행을 담당한 강씨 사이에 ‘수상한 돈거래’를 거론하며 “공씨 단독범행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수사팀을 질책하고 나섰다. 조 청장의 기자간담회는 김씨와 공씨, 강씨 사이의 ‘수상한 돈거래’ 사실이 드러나는 등 경찰 수사에 대해 부실·축소 비판이 잇따르는 와중에 이뤄져 수사팀에 ‘책임을 떠넘기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이번 경찰의 수사결과를 경찰 수뇌부도 믿지 못한다는 것이어서 부실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선관위 홈페이지 사이버테러와 관련해 경찰 수사의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고 청와대 외압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의혹이 증폭되고 있지만 방송3사는 단편적인 사실 전달에 그치고 있다. 특히 KBS와 SBS는 소극적 보도행태를 보였다.
KBS는 전형적인 부실보도, 소극보도의 행태를 띄었다. ‘자금 조달’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의장의 전 비서 김씨 소환에 대해 KBS는 16일 단신으로 처리했고, 17일에는 관련 보도가 일절 없었다. KBS는 조 청장이 경찰조사 부실을 비판한 사실도 보도하지 않았다. 또 청와대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KBS는 경찰과 청와대의 해명을 싣는데 초점을 맞췄다.
SBS는 청와대 외압설에 대해 소극적 보도태도를 보였다. 18일 SBS는 ‘민주통합당’ 당권 경쟁 소식 말미에 민주통합당에서 ‘청와대 외압설’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보도 비중도 지나치게 낮았으며, 선관위 홈피 사이버테러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을 정치권의 ‘정쟁거리’로 몰아가는 보도행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문제다. SBS는 지난 12일 하금열 SBS 상임고문의 대통령 실장 발탁 이후 청와대 관련 기사에서 유독 소극적인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
 
 
MBC <‘단독 범행 발표’ 질책>(양효걸 기자/16일)
       <국회의장 전 비서 재소환>(김준석 기자/16일)

       <1억 대가성 집중 추궁>(단신/17일)
       <“두 번 통화, 외압 없었다”>(강민구 기자/18일)
 
MBC는 16일 <‘단독 범행 발표’ 질책>에서 “경찰청장도 인정하지 않는 경찰 수사를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냐”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조 청장이 기자실을 찾아와 “수사팀의 결론은 ‘근거가 부족하다’며 비판하고 대가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제 배포한 보도 자료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면서 “수사팀의 수사결과 발표를 경찰 수뇌부가 인정하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의장 전 비서 재소환>에서는 검찰이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를 소환했다며 “검찰은 이 돈이 일종의 착수금과 성공보수금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술자리에 있었던 청와대 박 모 비서관도 원점부터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경찰과 다른 새로운 결론이 나올지 주목했다.
 
18일 <“두 번 통화, 외압 없었다”>에서는 “청와대 행정관이 디도스 공격 전날 국회의장 전 비서 등 정치권 인사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한 사실과 국회의장 전 비서와 디도스 공격 관련자들 사이의 금전 거래 사실을 공개하지 말라고 청와대가 압력을 넣었다”는 시사주간지의 보도를 전하고 이에 대한 경찰과 청와대의 해명을 나열했다.
 

KBS <검찰, 박희태 의장 前 비서 김 모 씨 소환>(단신 종합/16일)
       <“두 차례 통화…외압 없어”>(김명주 기자/18일)
 
KBS는 16일 박희태 의장 전 비서 소환조사를 단신 종합에서 짧게 다루는 데 그쳤고, 17일에는 아예 관련 보도가 없었다.
이어 18일 <“두 차례 통화…외압 없어”>는 “경찰이 디도스 공격사건을 수사할 당시 청와대 김효재 정무수석이 조현오 경찰청장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일부에서 제기된 청와대 외압설에 대해 양측 모두 강하게 부인했다”고 전했다. 상황 나열만 있을 뿐, 외압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었고, 해명을 전달하는데 무게가 실렸다.
 
 
SBS <국회의장 전 비서 재소환>(정영태 기자/16일)
       <국회의장 전 비서 이틀째 조사>(정혜진 기자/17일)

 
SBS는 16일 <국회의장 전 비서 재소환>과 17일 <국회의장 전 비서 이틀째 조사>에서 검찰 수사가 “디도스 공격의 돈거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공 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던 경찰은 오늘 청장이 직접 나서 입장을 뒤집었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경찰청장까지 나서 우발적 단독범행이라는 첫 수사결과 발표를 뒤집으면서, 검찰 수사는 추가공범과 배후가 있을 가능성에 대한 전면 재수사로 진행될 것”이라는 등 수사 소식을 자세히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 외압설이 불거진 18일에는 관련 보도가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SBS는 ‘외압설’ 관련한 꼭지를 따로 배정하지 않고, <당권경쟁…청와대 외압설 공세>라는 끝에 ‘민주통합당’의 문제제기로 다루는 데 그쳤다.
앞에서는 민주통합당의 첫 회의 소식을 전한 뒤 “민주통합당은 선관위 디도스 사건의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청와대가 경찰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했다”고 언급하며 청와대 외압설을 민주통합당의 ‘정치 공세’로 몰았다. 그리고는 청와대가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고 덧붙였다.<끝>
 
 
2011년 12월 1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