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기자회견문] 조중동종편의 유예없는 미디어렙 의무위탁 법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2011.10.10)조중동종편이 개국을 한 달여 앞두고 벌써부터 약탈적인 광고영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기업들에게 지상파 방송사의 70% 수준에 이르는 광고 단가를 요구하는가 하면 ‘협찬’이라는 이름으로 수십 억 원을 할당하듯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중동종편이 광고시장을 교란하고 나서자 지역언론 등 마이너 매체들은 심각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폭신문’ 조중동에게 종편을 나눠주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미디어렙법 제정을 방치한 국회의 책임이 크다.
그동안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조중동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속셈으로 미디어렙법 논의 자체를 피해왔다. 그러더니 지난 5일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한나라당은 ‘1공영(KBS·MBC·EBS) 1민영’, ‘종편 자율영업 원칙+3년 뒤 재논의’안을 내놓았다. 조중동종편에게 광고 직접영업을 허용하고, 3년 뒤에 상황을 봐서 다시 논의하자는 것인데, 한마디로 조중동종편이 광고시장을 휘젓고 다니며 약탈적인 행각을 벌이도록 놔두겠다는 뜻이다. 조중동에게 종편을 나눠주기 위해 온갖 탈법을 일삼은 것으로도 부족해 광고시장과 언론생태계가 어찌되든 말든 조중동종편만 먹여 살리면 된다는 행태다.
유예 기간이 끝난 뒤 과연 조중동종편을 미디어렙으로 묶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유예 3년 자체가 ‘방송 제작·편성과 광고 분리’라는 미디어렙의 취지를 거스르는 특혜다. 이 기간 동안 조중동종편은 광고시장을 유린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닦게 될 것이다. 또 조중동종편이 벌이는 약탈적 광고 영업에 더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사실상의 ‘1사 1렙’과 같은 체제로 광고 유치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의 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인 듯 변명했지만, 민주당의 ‘타협안’도 조중동종편에 특혜를 주고 광고시장의 살인적 경쟁과 방송 공공성 훼손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안과 ‘오십 보 백 보’다. 뿐만 아니라 ‘조중동종편의 광고 직접영업은 안된다’던 종래의 당론을 사실상 뒤집어버림으로써 민주당에 일말의 기대를 남겨둔 국민들을 또 한번 화나게 만들었다.
이명박 정권이 입만 열면 떠벌이는 말이 “공정”, “상생”이다. 조중동종편에게 광고 직접영업을 할 수 있는 특혜를 주겠다는 것은 이 정권과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공정”과 “상생”이 국민 기만용일 뿐이라는 사실을 거듭 보여준다.
한나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이 남아있다면 지금이라도 조중동종편을 미디어렙에 의무위탁하는 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한나라당이 기어이 조중동종편에 대한 특혜를 고집하며 미디어렙법 제정을 방치한다면, 그로 인해 벌어지는 광고시장과 방송산업의 파국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국민들은 이 정권과 한나라당에게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11년 10월 10일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