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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KBS 도청 의혹’, 끝까지 진실 밝혀야 한다
등록 2013.09.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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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국회의 ‘KBS 도청’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KBS 도청 의혹’, 끝까지 진실 밝혀야 한다
- 경찰이 못한다면 국회가 국정조사에 나서야 한다
 
 

‘KBS 도청’ 의혹의 진상이 두 달이 넘도록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16일 조현오 경찰청장은 민주당 불법도청 진상조사위원회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직접적 물증을 찾기 힘들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한선교 의원이 문제의 녹취록을 국회에서 읽던 그 시점에 민주당은 녹취를 풀지도 않았다고 하니 민주당 내부 녹취록이 유출되었을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누군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도청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데, 제1야당 대표실이 아무나 드나드는 곳이 아닌 만큼 경찰이 강력한 수사 의지만 갖는다면 구체적 물증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의혹이 불거진 지 세 달이 가깝도록 경찰이 “물증이 없다”고 죽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수사에 의지가 없다고 고백하는 셈이다. 그게 아니라면 경찰이 자신들의 무능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일이다.
 
 
 
경찰의 이 같은 태도에 발맞춘 듯 도청 의혹의 당사자들인 한선교 의원과 KBS 측은 ‘발뺌’ 또는 ‘적반하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의원은 문방위에서 도청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발언 내용을 읽으면서 “틀림없는 녹취록”이라고 큰소리친 바 있다. 그러다 도청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의 소환에 불응한 채 해외로 도피 행각을 벌이더니, 급기야 자신의 발언은 “면책특권”이라며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는 지난 1일 KBL 총재 자리에 ‘당당히’ 취임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경찰의 도청 의혹 수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소환 조사를 받지 않은 유일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그가 향후 경찰 조사에 응하거나 도청의 진실을 밝히리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다가오는 9월 국회를 ‘방탄국회’로 삼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
 
KBS의 뻔뻔함 또한 한 의원에 뒤지지 않는다. 도청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KBS는 “집중 취재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자의 당연한 의무”라느니 경찰의 수사는 “언론탄압”이라느니 하면서 궤변을 늘어놓더니, 도청 의심을 받고 있는 장 아무개 기자의 노트북과 휴대전화가 분실됐다는 믿을 수 없는 주장까지 폈다.
수신료 인상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비다가 도청 의혹까지 받게 됐으면 최소한 자숙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거늘, KBS는 오히려 “다음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지난달 25일 KBS이사회 친여 이사들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박희태 국회의장을 찾아가 KBS 수신료를 인상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앞서 도청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7월초 KBS ‘MB특보 사장’ 김인규 씨는 “다음 국회가 열리면 곧바로 수신료 인상안 처리에 들어 갈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김 씨는 직원들에게 ‘KBS가 세계로 도약하고 있다’, ‘미래를 보고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폈는데, 도청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참으로 낯 뜨거운 행태다.
 
도청은 그 자체로도 용납될 수 없는 범죄일 뿐 아니라 이번 사건의 경우 ‘공영방송’이라는 KBS와 여당 국회의원이 연루되어 있고, 그 대상이 제1야당의 최고위원회의라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사건이다.
그럼에도 도청 의혹의 당사자인 ‘공영방송’ KBS는 진상 은폐에 앞장서며 “수신료를 올려달라”고 떼를 쓰고, 한선교 의원은 “면책특권”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펴며 방탄국회 뒤로 몸을 숨기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의혹을 유야무야 덮고 간다면 민주주의의 위기를 방치하는 꼴이다.
 
 

우리는 ‘KBS 도청’ 의혹에 대해 국회가 직접 나서서라도 진상을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다가오는 9월 국회에서 ‘KBS 도청’ 의혹 진상규명은 핵심 과제가 되어야 마땅하다. 국정감사를 통해 경찰 수사와 KBS의 적반하장을 따지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도청의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야한다.
특히 한나라당은 야당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수용해 적극적인 진상규명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국민의 뜻을 거스른 수신료 인상 강행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도청이라는 범죄 행위를 불러왔고 한나라당 의원은 연루 의혹을 받게 됐다. 다수 의석만 믿고 민심을 거슬러 전횡을 휘두르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는 법이다. 한나라당이 ‘KBS 도청’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를 외면한다면 국민의 비난은 한선교 의원을 넘어 한나라당 전체로 향할 것임을 명심하라.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한 KBS와 한선교 의원에게도 다시 한번 경고한다. 국민들의 분노를 더 이상 키우지 말고 도청을 둘러싼 의혹의 실체를 밝혀라. 그렇지 않다면 국민의 심판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끝>
 
 
 
 
2011년 9월 6일
KBS수신료인상저지범국민행동
민주당 당대표실불법도청진상조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