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찬양’ KBS, ‘제2의 독립운동’ 못 꺾는다
- KBS와 공권력의 비대위 농성장 침탈 ‘공모’를 규탄한다
어제(4일) KBS 앞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농성장은 하루 종일 경찰 폭력에 수난을 겪었다. 새벽 6시경 영등포구청 직원들과 경찰은 농성장에 들이닥쳐 천막을 빼앗아 갔다. 이후 경찰은 농성장 주변을 감시하며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비닐 한 장 치지 못하게 했다. 사월혁명회 정동익 상임의장을 비롯한 원로들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단식과 농성을 이어가야 했다.
이날 밤 비대위는 KBS 앞에서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다시 천막을 치려고 했으나 경찰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천막을 무너뜨렸다. 집회에 참석했던 원로들과 시민들이 경찰의 천막 철거에 완강하게 저항했지만 경찰은 폭력적으로 짓밟았다. 이 과정에서 원로 1명이 쓰려져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번 농성은 KBS의 ‘친일파 백선엽 찬양방송 사과’, ‘독재자 이승만 찬양방송 중단’, ‘김인규 퇴진’을 걸고 시작됐다. 농성에 참여하는 분들은 독립운동가의 후손, 민간인 학살 유족, 사월혁명단체 원로 등 대다수가 연로한 분들이다. 때문에 천막은 폭염과 폭우 등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조치였다. 그러나 영등포구청과 영등포경찰서는 인륜마저 저버리고 이들을 폭우 속으로 내몰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KBS의 행태다. 비대위는 영등포구청 측으로부터 빼앗긴 천막을 찾아오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KBS 측이 영등포구청 직원들과 영등포 경찰서에 천막 철거를 거세게 압박했다고 한다. 비대위의 요구사항을 묵살하는 데에서 나아가 ‘친일파 찬양 사과’를 외치는 원로들을 탄압하라고 공권력을 종용한 것이다.
KBS와 김인규 씨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독립운동가들과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학살 피해자들,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사회원로들에게 또 한 번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이렇게까지 막나가는 것인가?
경찰의 탄압이나 폭력, KBS의 어떤 방해도 우리사회의 역사와 미래를 걸고 싸우는 사람들을 막을 수 없다. 오히려 우리는 KBS의 친일파‧독재자 찬양 행태를 중단시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거듭 깨닫게 되었다. 비대위에 참여하는 원로들은 KBS와의 싸움을 ‘제2의 독립운동’으로 여기고 결연하게 맞서고 있다. 시민사회와 양식 있는 국민들은 친일반민족세력이 기득권을 누리며 공영방송까지 장악해 우리사회를 좀먹는 상황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영등포 경찰서에 한마디 덧붙인다. 최근 며칠 동안 독립유공자 후손 등 원로들을 모욕하고 비대위 농성장을 짓밟고 있는 영등포경찰서의 행태에 네티즌들이 ‘일제순사’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폭력경찰’ 이상의 참담한 별명이다.
KBS의 반민족 행위를 엄호하는 짓을 당장 중단하고, KBS의 ‘도청의혹’ 수사나 제대로 하라. 비대위 천막 한 장을 빼앗기 위해 수 백명의 경찰을 동원하는 그런 적극성으로 KBS의 ‘도청의혹’을 수사했다면 벌써 성과를 냈을 것이다. <끝>
2011년 8월 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4일 상황보고>
경찰, KBS 앞 농성장 폭력 진압
4일 오전 6시 25분 경찰이 KBS 앞 농성장 천막을 침탈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빗속에서도 농성장을 지켰고 오후 4시부터는 경찰의 농성장 침탈을 규탄하는 집회를 시작했다.
저녁 7시부터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일과를 마치고 결합한 시민 등 200여명이 모여 친일파·독재자 찬양 방송 KBS와 경찰의 폭력 침탈을 규탄했다.
▲ 경찰이 천막을 무너뜨리고 있다
집회가 끝날무렵, 비대위는 천막을 다시 세우려고 했으나 경찰은 두번에 걸쳐 천막을 무너뜨렸다.
▲ 경찰의 침탈로 폐허가 된 농성장 모습
농성장이 초토화 된 상황에서도 비대위는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