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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의 김재철 씨 재신임 결정을 규탄하는 논평(2011.8.2)
등록 2013.09.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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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씨, 그만 하라
 
 
 

MBC 사장 김재철 씨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또 한번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1일 방문진은 긴급이사회를 열어 지난 29일 사표를 낸 김재철 씨의 ‘재신임’을 결정하고 조만간 주총을 열어 재선임 절차를 밟기로 했다.
당초 여당 추천 이사들은 김 씨의 사표를 반려하려 했으나, 야당 추천 이사 쪽에서 ‘사표를 낸 순간 효력이 발생한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재신임’ 및 ‘재선임’ 절차를 밟는 방식을 취했다고 한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야당 추천 이사 3명이 퇴장한 가운데 김 씨에 대한 재신임 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 직후 차기완 이사 겸 대변인은 “김재철 사장의 사임서 제출이 자신의 핵심공약인 지역 MBC 광역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음에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보류돼 도의적 책임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씨가 사장을 그만둘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재신임 했다는 얘기다. 
이날 이사회에 불려나간 김재철 씨도 “광역화 논의가 방통위 쪽에서 계속 지연돼 재신임을 받기 위해 사표를 낸 것이고 사퇴할 의사는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밀어붙였던 ‘진주-창원MBC 통폐합’을 방통위가 승인해주지 않은 데 대해 ‘떼쓰기’ 차원에서 사표를 던졌을 뿐 사장 노릇은 계속하겠다는 말이다.
 
도대체 이 정권 사람들은 공영방송을 어디까지 추락시킬지 작정인가?
‘청와대 쪼인트’로 MBC 사장 자리에 앉더니, 구성원들의 의사를 짓밟고 밀어붙인 통폐합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사표를 집어던지고, 이제와 ‘진짜 그만둘 생각은 아니었다’며 꼬리를 내리는 김재철 씨. 이런 무자격자를 불러다 ‘사표의 진의’를 확인하는 소동까지 벌이며 ‘없던 일’로 하겠다는 여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
공영방송 사장 자리가 ‘겁박 카드’로 내돌렸다가 제 멋대로 주워 담아도 될 만큼 가벼운 자리인가? 아무리 공영방송이 정권에 장악되고 사장 자리가 ‘전리품’처럼 취급되는 참담한 현실이라지만, 김 씨나 여당 추천 이사들이 눈곱만큼이라도 MBC의 위상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결코 저지를 수 없는 추태다.
 
우리는 애초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재철 씨를 공영방송 MBC의 수장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그가 MBC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사장 자리에서 하루바삐 물러나는 길 뿐임을 거듭 지적해왔다.
그러나 김 씨는 사장 자리를 지키고 앉아 MBC의 감시‧비판기능을 마비시키고 ‘정권 나팔수’ KBS와 정권을 향한 충성 경쟁이나 벌였다. 시청자들로부터 신뢰 받던 프로그램들은 무력화되었고 정권에 밉보인 사람들은 퇴출되거나 한직으로 내몰렸다.
그런데 김 씨는 이것으로도 부족했는지 사표를 뺐다 넣었다 하면서 또 다시 국민을 우롱하고 MBC를 망신시켰다. 이번 일을 통해 김 씨는 공영방송 사장은 고사하고 어떤 책임 있는 자리도 맡을 수 없는 부적격자임이 거듭 드러났다. MBC의 구성원들은 물론 양식 있는 시청자들은 김 씨를 공영방송 사장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김 씨에게 다시 한번 촉구한다. 일말의 자존심이 있다면 더 이상 낯 뜨겁고 구차한 행태를 멈추고 당장 MBC를 떠나라.
김 씨의 ‘재신임’을 결정한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들도 자격 미달이기는 마찬가지다. 방문진은 공영방송 MBC가 공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이 정권 아래 방문진을 장악한 친여 이사들은 정권의 입맛에 맞게 MBC를 길들이는 데에만 골몰해왔고, 급기야 김재철 씨와 함께 저질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지금이라도 MBC에서 손을 떼고 방문진 이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끝>
 
 
 
2011년 8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