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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내 경찰 출입 행위를 규탄하는 논평(2011.7.12)
등록 2013.09.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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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공권력과 ‘한 몸’ 되었나
 
 
 
KBS는 공권력과 아예 ‘한 몸’이 되었는가?
12일 KBS 간부들과 사회원로들의 면담 자리에 정보과 형사가 배석했다가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3시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KBS 본관 앞에서 ‘친일파 찬양방송 사과없는 KBS 규탄대회 및 김인규 사장 퇴진촉구 서명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독립유공자 후손, 민간인 학살 유족, 4.19혁명 단체 회원 등은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한 KBS를 강력 규탄하며 △백선엽 찬양방송에 대한 대국민 사과 △이승만 미화방송 중단 △김인규 사장 사퇴 등을 촉구했다.
 
집회가 끝난 뒤 비대위 참여 단체 원로들은 KBS 다큐멘터리국장 등을 면담하고 비대위의 요구 사항을 거듭 전하고자 했다. 그런데 KBS 본관에 마련된 면담 장소에 영등포서 소속 경찰이 있는 게 아닌가.
원로들을 수행한 우리단체 김유진 사무처장이 “왜 형사가 이 자리에 있느냐”고 따지자 KBS의 한 간부는 “모두 우리 직원들”이라고 주장했다. 김 처장이 경찰을 지목하며 ‘영등포서 경찰 아니냐’고 거듭 따지자 경찰은 ‘그렇다. 집회가 있어서 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처장은 “여기가 집회냐, 게다가 공영방송에 정보과 형사가 드나드는 게 말이 되는냐, 반드시 문제 삼겠다”고 강력 반발하자, 그는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이 과정에서 KBS 측 간부들은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도 없었다.
면담은 10여분 만에 끝났고 예상대로 ‘이승만 방송을 공정하게 잘 만들겠으니 믿어달라’는 KBS 측과 ‘이승만에 대한 평가는 4.19 혁명으로 이미 끝난 만큼 프로그램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비대위 원로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났다.
 
이날 면담을 통해 우리는 KBS의 참담한 실상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독재정권 시절 언론자유운동을 벌였던 언론인들은 신문사를 제 집인 양 드나드는 이른바 ‘기관원’들을 몰아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 이런 선배 언론인들의 투쟁과 국민들의 민주화운동을 거쳐 ‘언론사에 공권력이 발붙일 수 없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상식이 되었다.
그런데 KBS는 이 상식을 처참하게 무너뜨리고, 사회원로들과의 면담 자리에까지 공권력을 끌어들였다. 나아가 KBS 직원들은 이런 행태가 문제라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의 상태’가 되었다. 
최근 KBS는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수사’를 두고 ‘언론탄압’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공권력을 맘대로 드나들게 하는 KBS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가히 ‘분열증상’이다. 아무리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이 극악했다지만 단 3년 만에 이렇게 무너져버린 KBS를 보며 국민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끝>
 
 
 
 
2011년 7월 1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