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MBC의 방송인 김흥국 씨 퇴출에 대한 논평(2011.6.18)
등록 2013.09.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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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방송인 퇴출, 이제 주접 수준이다
 
 
 
최근 MBC 앞에서 벌어진 가수 김흥국 씨의 1인 시위와 ‘삭발투쟁’ 소식을 접하며 MBC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 씨는 13일 1인시위에 들어가며 보도 자료를 내고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이우용 본부장의 편협한 개인적 정치 견해에 따른 타깃 물갈이”라고 주장하며 “MBC는 라디오 진행자의 자격이 어떤 것인지, 내가 어떤 사유로 경고 등 사전 주의조치도 없이 퇴출됐는지 명백히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의 절박한 요구에 시민들이나 네티즌들이 보이는 반응은 냉소에 가깝다. MBC가 김미화 씨를 비롯해 이 정부에 밉보인 방송인들을 강제 퇴출시킨 뒤 물타기 용으로 친여 성향의 김흥국 씨를 퇴출시켰다는 인식 때문이다.
MBC는 지난 4월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 씨, 지난 5월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고정출연해 온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를 퇴출시켜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특히 높은 청취율과 광고 판매율을 기록해 온 김미화 씨의 경우는 MBC가 스스로의 경쟁력을 떨어뜨려가면서까지 정권의 비위를 맞추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리는 김미화 씨 등의 경우와 김흥국 씨의 경우가 똑같지 않다고 본다. 전자가 이 정권의 코드 맞추기 차원에서 벌어진 퇴출이라면 후자는 전자에 대한 비난여론을 무마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졸렬한 처사기 때문이다. 또한 김흥국 씨가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한 반면 김미화 씨나 김종배 씨는 특정 정파를 지지한 바 없다. 그러나 김흥국 씨의 퇴출도 잘못된 것이다. 연예인들이 자신이 진행하거나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따라 활동 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선 안된다.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재철 씨를 비롯한 MBC경영진들과 간부들에게 정상적인 사고능력이 남았다면 작금의 상황에 대해 심한 수치심을 느껴야 마땅하다. 김미화 씨 등의 퇴출에 비난여론이 일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겠다며 김흥국 씨를 퇴출시켰지만 시민들은 MBC의 얄팍한 속셈을 꿰뚫어보고 비웃고 있다. 게다가 시민들에게는 모두 ‘친한나라 성향’으로 보였던 김재철 씨 등 MBC 경영진과 김흥국 씨가 갈등을 벌이면서 ‘삭발투쟁’ 모습까지 보이고 있으니 이게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MBC는 더 이상 비상식적인 방송인 퇴출과 추태로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일으키지 말고 부당하게 퇴출된 방송인들을 복귀시키기 바란다. MBC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에 무기력해진 것도 참담한 일인데 힘없는 연예인을 함부로 잘라 일인시위와 ‘삭발투쟁’까지 초래했으니 도대체 어디까지 더 공영방송의 위신을 떨어뜨릴 작정인가. 지금 시청자들이 MBC에서 퇴출시키고 싶은 1순위 인물은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재철 씨다. <끝>
 
 
2011년 6월 1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