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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한학수 PD 보복인사 철회를 촉구하는 논평(2011.5.13)
등록 2013.09.2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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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무력화’는 MBC의 자해행위다
- 보복인사 철회하고, 김재철·윤길용은 물러나라
 
 
 
김재철 체제의 MBC가 ‘PD수첩 무력화’라는 자해 행각을 거듭하고 있다.
MBC는 지난 3월 < PD수첩> 제작진 11명 가운데 6명을 다른 부서로 강제 발령하더니, 이번에는 이우환 PD마저 ‘용인드라미아’로 내쫓았다.
이우환 PD는 최근 ‘우리는 살고 싶다-쌍용차 해고자 2년’을 제작한 데 이어, 차기 프로그램으로 ‘남북경협중단 1년 그 후’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남북경협 중단으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고통을 담은 것으로, 오는 24일 방송 예정이었다.
그런데 9일 시사교양국장 윤길용 씨가 갑작스럽게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 프로그램의 제작 중단을 요구했다고 한다. 나아가 윤 씨는 항의하는 제작진들에게 ‘쌍용차 해고자 문제나 남북문제는 내 정체성과도 맞지 않는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담당PD를 경인지사로 발령을 내겠다’며 겁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의 겁박은 12일 현실로 드러났다. 이 PD에게 발령 낸 ‘용인드라미아’는 프로그램 제작과 무관한 곳으로, PD의 손발을 묶어버리는 꼴이다. MBC는 이런 파행 인사를 통해 MB정권과 김재철 일파에게 거슬리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떻게 되는지 ‘본때’를 보임으로써 < PD수첩>을 무력화하겠다는 속셈이다.
MBC는 이우환 PD와 함께 사측에 항의한 한학수 PD까지 비제작부서로 쫓아냈다.
10일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는 윤 씨의 ‘제작중단 지시’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면담을 통해 PD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 때 한학수 PD가 PD들을 대표해 윤 씨를 면담했는데, 이 때문에 ‘분란의 주범’으로 낙인 찍혔다는 것이다.
MBC는 한학수 PD를 경인지사로 발령냈다. 경인지사는 김재철 씨가 수도권 지자체의 광고를 노리고 신설한 조직으로, 외주 제작프로그램 한편 만을 담당하고 있고 그마저 ‘지자체장 홍보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곳이다.
한학수 PD는 ‘황우석 보도’, ‘아프리카의 눈물’ 등을 제작한 최고 역량의 PD다. 이런 사람을 지자체들의 광고수주나 챙기는 부서로 내쫓는 것은 MBC 내부에서 비판 의 씨를 말리겠다는 뜻이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짓밟히기 전까지 MBC 시사프로그램들은 ‘공영방송’ MBC의 위상과 영향력을 높여준 분야였다. 특히 < PD수첩>은 MBC를 넘어 우리사회를 대표하는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고, 어느 정권 아래에서도 할 말을 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재철 씨를 비롯한 친MB 세력들은 < PD수첩>을 무력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영방송의 사회적 역할 등을 따지기 전에, 자기 회사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과 애정이 있는 간부들이라면 간판급 PD들을 관리직으로 내쫓아 시사프로그램의 영향력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짓을 할 수 없다. 그러나 김재철 씨 일파들은 이런 일을 버젓이 저지른다. ‘검사와 스폰서’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최승호 PD에 이어 일 좀 제대로 해보려는 역량 있는 PD들을 줄줄이 비제작부서로 쫓아내고 있다. 어디 PD들 뿐인가? 프로그램 진행 능력은 물론 청취율과 광고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고 있던 김미화 씨가 압박에 못이겨 결국 ‘자진사퇴’ 했다.
지금 조중동은 종편 개국에 앞서 ‘예능PD 빼가기’, ‘스타급 작가 독점계약’ 등으로 지상파와의 경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MBC는 자신들이 우위에 있는 시사프로그램 영역을 무력화하고 나아가 ‘공영방송 MBC’의 사회적 위상과 영향력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다. 김재철 씨 일파가 벌이고 있는 일련의 행태는 이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MBC를 ‘자해’ 한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우리는 그동안 김재철 씨에게 MBC 사장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 그러나 김 씨는 꿈쩍도 하지 않고, 날이 가면 갈수록 MBC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게다가 요즘 김 씨는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사천을 뻔질나게 드나든다고 한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행보라는 설이 나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MBC를 정권에 갖다 바치고 그 대가로 공천을 받겠다는 행태다.
김 씨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MBC를 망치지 말고 지금이라도 보복인사를 철회하고 MBC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라. 그것이 MBC를 위해 김 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며, 국민의 심판으로부터 일말의 ‘선처’를 얻을 수 있는 길이다.
김 씨의 고교·대학 후배이자 소망교회 신도인 윤길용 씨에게도 한마디 덧붙인다. 모든 것을 떠나 ‘내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프로그램 제작을 가로막는 인물은 시사교양국장은커녕 언론계에 발붙일 자격이 없다. MB정권에 붙어 제 세상 만난 듯 전횡을 휘두르고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
<끝>
 
 
 
2011년 5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