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방통위의 KBS 수신료 인상안 논의에 대한 논평(2011.2.17)
등록 2013.09.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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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수신료 인상’ 꿈도 꾸지 말라
 
 
 
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KBS 사장 김인규 씨를 불러 수신료 3500원 인상안에 대한 ‘청문 절차’를 거친 뒤, 인상안과 검토 의견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한다. 
앞서 8일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KBS의 수신료 인상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김인규 씨를 불러 인상안에 대한 설명을 듣기로 했다.
당시 최시중 씨를 비롯한 여당 추천 위원들도 KBS의 수신료 인상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유는 뻔한 것이다. KBS가 낸 ‘광고유지 + 1000원 인상’안이 ‘조중동종편 광고물량 확보’라는 여권의 수신료 인상 목적을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시중 씨는 “공영방송의 재원은 광고가 아닌 수신료가 돼야 한다”, “KBS가 제시한 근거가 부족하니 좀 더 확실한 대답을 들을 필요가 있다”면서 김인규 씨를 불러냈다. 송도균, 형태근 위원도 ‘광고 없는 청정방송’ 운운하며 광고현행 유지에 불만을 나타냈다고 한다.
한편 방통위 실무진들은 KBS의 인상안이 타당성이 결여되었고, 인상 금액도 부적절하다며 2가지 안을 제시했다. 1안은 ‘KBS가 수신료 인상안을 다시 마련하는 것’, 2안은 ‘1000원으로 인상하되 600원은 공적책무 시행에 400원은 광고축소와 EBS에 배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같은 방통위의 행태는 수신료 인상의 본질적인 문제는 내팽개친 채 ‘어떻게 하면 조중동 방송에 광고를 밀어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정략적 목적에만 골몰하는 꼴이다.
방통위는 이명박 정권 아래 무참하게 짓밟힌 KBS의 정치적 독립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정권 나팔수’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KBS에 대해 수신료 인상은커녕 ‘수신료 납부 거부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형편이다. KBS는 국민들에게 수신료를 더 내달라고 손을 벌리기 전에 무너진 ‘공영방송’의 위상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훼손된 독립성은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등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했다. 그러나 KBS는 여론수렴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졸속 인상안을 밀어붙였고, 방통위는 오직 ‘조중동에 줄 광고는 어딨냐’며 불만을 드러냈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 방통위는 법이 규정한 권한을 넘어 새로운 인상 방안을 내놓는가 하면, 김인규 씨를 불러 ‘광고 문제’를 압박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으니, 국민을 ‘바보 취급’해도 유분수다. 어떻게든 인상안을 관철시켜 제 입지를 다져보겠다는 ‘MB낙하산’ 김인규 씨와 어떻게든 조중동 종편의 먹을거리를 만들어주겠다는 ‘MB멘토’ 최시중 씨의 기 싸움을 지켜보다가 조용히 지갑이나 열라는 것인가?
 
최시중 씨를 비롯한 방통위원들에게 경고한다.
KBS가 낸 인상안이 원천적으로 부당한 이유는 ‘광고 유지’가 아니라 ‘공영방송 정상화 방안이라는 대전제가 빠졌다’는 데 있다. ‘MB 나팔수’ KBS가 정상적인 공영방송으로 돌아오지 않는 국민들은 단 한 푼의 수신료도 올려줄 수 없다.
방통위가 ‘의견제시’를 빙자해 조중동 종편을 먹여 살리는 방안을 주장하거나, 월권을 무릅쓰고 조중동 종편을 위한 새로운 인상안을 내놓는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최시중 씨를 비롯한 여당 추천 위원들은 더 이상 뻔한 속셈을 드러내지 말고, ‘조중동 종편 밀어주기’에 대한 미련을 버려라.
아울러 야당 추천 위원들은 KBS 수신료 인상안이 부당한 근본 이유를 제대로 따져라. 임기가 끝나기 전에 ‘야당 추천 위원’으로서 최소한의 역할은 한번 해야 하지 않겠는가? <끝>
 

2011년 2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