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KBS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 논의 중단과 ‘KBS 정상화’ 논의를 촉구하는 논평(2010.11.10)
등록 2013.09.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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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사회, ‘수신료’ 접고 ‘정상화’ 논의하라
 
 

오늘(10일) KBS 이사회가 다시 수신료 인상을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KBS 이사회는 아직도 객관적인 상황 파악을 못한 것인가? 지금은 수신료 인상 추진을 ‘깔끔하게’ 접어야 할 때다.
 
우리는 지난 1월 방통위원장 최시중 씨가 ‘조중동 종편을 위한 수신료 인상’ 방침을 실토했을 때부터 다음과 같은 사실을 누차 지적해왔다.
수신료 인상은 국민의 부담을 늘이는 일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추진되어야 하며, KBS가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략적 목적으로 수신료를 인상한다면 국민의 반발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은 수신료 인상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과정에서 짓밟힌 ‘공영방송 KBS’의 정체성을 되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KBS는 시민사회의 이 같은 경고를 무시했다. KBS는 수신료 인상의 어떠한 명분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수신료를 올려주면 세계적인 공영방송이 되겠다’는 식의 공허한 주장을 반복했다. 그리고 KBS이사회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KBS의 졸속 인상안을 놓고 수신료 인상 논의를 밀어붙였다.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국민 80%가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고, 500여개에 이르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수신료 인상 저지에 나섰다. 야당 의원들 거의 대부분이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고, 여권에서조차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참담한’ 상황이 됐다.
KBS 이사회가 상식적인 판단을 했다면 일찌감치 수신료 인상 논의를 접어야 했다. 그러나 여당 추천 이사들은 인상안을 4500원으로 낮춰 거듭 수신료 인상을 밀어붙였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놔둔 채 ‘3500원 인상에 광고를 줄이지 않는다’는 타협안을 내놓으며 논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KBS를 정상적인 공영방송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방안들은 끼어들 틈조차 없었고 그저 ‘인상폭’을 둘러싼 공방만이 오갔다.
불순한 목적에 따라, 명분 없는 인상안 내놓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이런 수신료 인상 논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미 KBS 이사회도 사실상 수신료를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설령 여당 추천 이사들이 국민적 비난을 감수하고 수신료 인상안을 강행처리 한다고 해도 인상안이 방통위를 거쳐 국회에서 순조롭게 통과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수신료 인상에 대한 싸늘한 국민 여론이 확인된 마당에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조차 수신료 인상을 밀어붙이기 어렵다.
그런데도 KBS 여당 추천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 논의를 질질 끌면서 야당 이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KBS 이사회, 특히 여당 추천 이사들에게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지금이라도 수신료 인상 논의를 깨끗이 접고, KBS를 권력의 손에서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을 방안을 마련하는 데 나서라. 이미 시민사회단체들은 KBS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제안한 바 있다. KBS 이사회가 이를 수용해 진정으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이를 마다할 곳은 없을 것이다.
야당 추천 이사들에게도 당부한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에 대한 ‘협상종료’를 선언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여당 추천 이사들과 인상폭을 놓고 의미없는 논란을 벌여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야당 추천 이사들은 ‘KBS 정상화를 위한 의제’들을 적극 제기해 주기 바란다. 
 
KBS 이사회가 국민의 저항을 초래하는 악수를 두지 않기를 거듭 촉구한다.  <끝>
 

2010년 11월 1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