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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G20 특집프로그램’ 및 메인뉴스의 ‘G20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2010.10.13)
등록 2013.09.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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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정권홍보 주관방송사’로 이름을 바꿔라
- 해도 너무한 KBS의 ‘G20 홍보’

 
 

오는 11월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KBS가 특집프로그램과 뉴스 등을 총동원해 ‘G20 홍보’, ‘정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일 KBS는 저녁 10시부터 두 시간여 동안 <G20 특별생방송 D-30 웰컴 투 코리아>라는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손지애 G20준비위 대변인,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실장,  수능강사 최진기 씨, 개그맨 김병만·류담 씨 등이 패널로 출연했다.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한국이 G20정상회의 개최 및 의장국이 된 의미, G20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을 강조했다. 부대행사로 마련된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하는 유명 경제인 등도 부각하며 진행자가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해 주목을 끌었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기본권 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정부의 G20 경호 대책도 적극 두둔했다. 프로그램은 제4차 G20정상회의가 열렸던 캐나다 토론토가 1만 여 명의 경찰을 동원하고 일반인들의 행사장 출입을 통제했음에도 ‘과격 시위로 얼룩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행자 멘트로 “우리도 저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철저한 경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고, 행사경호과장을 스튜디오로 불러 정부의 경호 대책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KBS가 ‘G20 홍보’에 열을 올린 것은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 8월 3일에는 ‘G20 개최 100일전’이라면서 <아침마당>에 이원복 교수와 손지애 대변인을 초청해 G20 유치와 준비과정 등을 소개했고, 밤 10시에는 <G20 D-100 특집-위기를 넘어 다함께 성장>이라는 특집 방송을 편성해 G-20의 의미와 한국의 역할 등을 다뤘다.
G20정상회의 개최 70일을 앞둔 9월 3일에도 <G20특별방송-쾌적 한국 국격을 높이다>라는 특집프로그램을 내보냈다. 프로그램은 88올림픽이 한국 경제와 방송기술 향상 등 국가발전에 얼마나 이바지했는지를 자세하게 열거하며 이번 G20정상회의가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에 이어 ‘국격을 높이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KBS는 지난 9월 25일부터는 매주 주말저녁마다 <특별기획 국가탐구 G20>이라는 제목으로 G20에 속한 국가들을 소개하는 특집프로그램을 고정 편성했다.
 
메인뉴스 <뉴스9>도 G20정상회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D-100일을 앞둔 8월 3일 뉴스에서는 G20정상회의 개최 의미를 띄우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어 “G20 정상회의-쾌적한국 일류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D-90일, 80일, 70일 단위로 G20 관련 보도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는데, 대학생들의 자원봉사 참여, 의전차량 소개 등 홍보성 보도들이다.
또 12일에는 ‘이슈앤뉴스’ 꼭지에서 <G20정상회의 D-30일 “일류 한국 세계에 알린다”>라는 제목으로 G20정상회의를 다뤘는데, 이 역시 대부분 홍보성 내용이었다.
G20정상회의가 “인구 규모나 경제력 측면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중요성을 강조하고, G20정상회의 개최의 효과를 주요하게 다뤘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대한민국이란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도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식세계화에 일조할 것’이이라고 강조했다. 홍보성이 아닌 내용은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정도였다.
 
작금의 KBS가 G20정상회의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다루거나 의제에 대한 심층 분석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KBS는 G20을 핑계로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서울시의 과잉 대처와 그에 따른 인권 침해조차 외면하고 있다.
정부 여당이 G20을 빌미로 집시법 개악을 시도하는데도 KBS에서 이를 비판적으로 다룬 보도를 찾을 수 없다. 또 서울시가 ‘G20 대비 가로정비’를 이유로 노점상들을 내쫓고 있지만 KBS는 국제행사를 빌미로 한 서민들의 생존권 위협을 지적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KBS는 자신들이 “G20정상회의 주관방송사”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G20정상회의 ‘주관방송사’가 되면, 보도를 통한 최소한의 비판적 역할을 내팽개쳐도 된단 말인가? 올림픽을 위해 국민의 생존권을 짓밟았던 군부독재 정권과 그 ‘나팔수’ 노릇을 했던 KBS의 과거가 떠오른다.
국민의 살림살이가 어떤 형편인지도 모르면서 국제회의를 ‘치적’으로 만드는 데 열을 올리는 이명박 정권, 그 정권만 바라보며 ‘정권홍보 주관방송사’ 노릇을 하고 있는 KBS가 우리사회를 80년대로 퇴행시키고 있다.   <끝>
 
 
2010년 10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