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MBC ‘후플러스’ ‘김혜수의 W’ 폐지, 주말 ‘뉴스데스크’ 시간 변경에 대한 논평지난 8월 30일 김 씨가 주재한 임원회의는 오는 11월 개편에서 시사프로그램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하고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간대를 저녁 8시로 한 시간 앞당길 것을 결정해, 31일 보도국과 해당 제작진에 통보했다고 한다.
이런 식의 프로그램 폐지는 전례가 없는 것이다. MBC는 국장들의 편성전략회의에서 프로그램 폐지를 논의하고 이를 임원회의에서 결정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장이 주재한 임원회의가 특정 프로그램의 폐지를 결정하고 이를 제작진에게 하달했다. 특히 김재철 씨는 임원회의에서 이들 프로그램의 폐지를 사실상 ‘지시’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다운 면모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후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뉴스후>에서 이름이 바뀐 프로그램이다. <뉴스후>에 비해 연성화되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그래도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의미 있는 의제들을 비판적으로 다루는 몇 안 되는 시사프로그램이다. 정부의 약가 정책(8.12), 최저 생계비 문제점(7.22), 한강 뱃길 사업의 문제(7.8) 등 최근 이 프로그램이 다룬 사안들은 권력 감시와 시청자 알권리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만하다.
<김혜수의 W>도 마찬가지다. 김혜수 씨가 진행을 맡기 전부터
MBC는 공영방송이다. 권력 비판, 사회 감시, 시청자 알권리 보장 등 공적 책임에 충실한 프로그램들이 상업방송과 구분되는 MBC의 경쟁력이다. 따라서 MBC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후플러스>나 <김혜수의 W>가 시사프로그램으로서 역할을 지금보다 더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들을 폐지하겠다니 말로만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비판적인 시사프로그램들을 점점 더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MBC가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가질 수 있었던 데에는 권력 비판과 사회 감시 등 공적 책임을 충실히 했던 시사‧보도프로그램들의 역할이 컸다. 만약 MBC가 이런 프로그램들을 없애버리고 상업방송과 구분이 안되는 편성과 연성화 된 뉴스를 내보낸다면 그야말로 ‘수많은 채널들 가운데 하나’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MBC 구성원들에게도 당부한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했을 때부터 공영방송 MBC의 시련은 예고되었던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낙하산 사장’에 맞서 지치지 말고 끈질기게 싸워주기를 기대한다. 국민과 함께 MBC 시사프로그램들을 지켜내고, 더 좋은 내용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이명박 시대 MBC 구성원들의 시대적 소명임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