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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씨의 ‘KBS 블랙리스트’ 의혹 제기에 대한 논평(2010.7.6)- KBS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존재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혀라
김 씨는 “어제 KBS에서 들려온 이야기가 충격적이라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KBS에 근무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처음 그 말이 언론에 나왔을 때 제가 믿지 않았던,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 주십시오”라고 썼다.
게다가 이명박 정권이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고 ‘청부사장’ 이병순 씨, ‘특보사장’ 김인규 씨를 앉힌 뒤 실제로 KBS에서는 정권에 눈 밖에 난 방송인들이 줄줄이 퇴출됐다.
정관용, 윤도현, 김제동 씨가 퇴출된 데 이어 김미화 씨의 경우는 ‘목소리 출연’마저 문제가 됐다. 지난 4월 5일 KBS 임원회의에서 사장 김인규 씨 등은 ‘일부 프로그램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내레이터가 잇따라 출연해 게이트키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앞서 3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3일>의 내레이터를 맡았던 김미화 씨를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내레이터 선정위원회’라는 해괴한 위원회까지 만들겠다고 나선 바 있다. 이후 KBS는 5월 봄 개편부터 예능국장, 보도국장 등 국장급으로 구성된 ‘MC조정위원회’라는 것을 두고 각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결정하고 있다고 한다.
김인규 씨를 비롯한 KBS 사측이 일말의 부끄러움이 있다면, KBS가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지, ‘공영방송’으로서 위상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부터 자성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진실을 밝혀달라는 정도의 김미화 씨 발언에 ‘법적 대응’, ‘명예훼손’을 운운하고 나서니 ‘도둑이 제 발 저린 것 아닌가’ 의심만 든다. 이병순 씨, 김인규 씨 체제에서 KBS의 명예를 실추시켜온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묻고 싶다.
게다가 명색이 ‘공영방송’이 자사와 관련된 의혹 제기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다른 언론사에 ‘강력 대응’하겠다니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궁여지책인 모양인데, KBS의 위신을 스스로 깎아내릴 뿐이다.
아울러 양식 있는 KBS 구성원들에게도 촉구한다. 정말 KBS 내의 ‘블랙리스트’ 혹은 그와 유사한 억압적 장치가 작동하고 있는지, 이 때문에 김미화 씨를 비롯한 특정 방송인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는 것인지 알고 있는 직원들이 있다면 ‘양심선언’을 해 달라.
‘정권홍보 방송’으로 전락한 KBS가 살아나려면 내부의 양심세력이 움직여 주는 길밖에 없다. KBS를 ‘공영방송’으로 되돌리는 일에 국민을 믿고 나서주기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