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KBS 수신료 인상저지 범국민행동' 발족 기자회견문(2010.6.29)
오늘 우리 5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네티즌단체들은 ‘KBS 수신료 인상저지 범국민행동’을 결성한다. 지금 정부여당과 KBS가 추진하고 있는 수신료인상에서 우리는 어떠한 합리적 근거도 찾을 수가 없다.
지난 1월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씨는 ‘수신료 5000∼6000원 인상’을 꺼내면서 “7000∼8000억 원 규모의 광고가 민간시장으로 이전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수신료를 인상해 KBS2의 광고를 폐지함으로써, 장차 만들어질 ‘조중동 종편’의 광고를 확보해주겠다는 저의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정부 여당은 언론악법을 밀어붙이면서 ‘거대신문사들이 종편에 진출하면 미디어산업이 발전한다’는 억지 논리를 폈으나, 실제로는 수신료를 올려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조중동 종편’을 먹여 살리는 형국이 되었다.
우리는 조중동의 방송진출에 반대하며, 이들 보수신문들의 종편을 위해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반국민적 행태를 규탄하는 바이다.
한편 우리는 ‘MB방송’으로 전락한 KBS가 수신료 인상안을 들고 나오는 파렴치한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지금 KBS는 국민들로부터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정연주 사장을 강제 해임한 뒤, 이병순·김인규 씨 체제의 KBS는 급격하게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상실했다. 내부의 비판 세력들은 탄압을 받고 한직으로 밀려났으며,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에서는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반면 노골적인 대통령 미화와 정권 홍보 보도는 날마다 쏟아져 나온다.
정연주 사장 시절의 ‘신뢰도1위’, ‘영향력1위’ 자리를 지키기는커녕 ‘전두환 시대보다 더하다’는 비난을 받고, KBS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시민들로부터 항의와 비난을 받는 부끄러운 처지에서 어찌 감히 수신료 인상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최고 6500원 인상, 160%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느 머리에서 나온 것인가.
수신료는 부자와 서민이 똑같은 액수를 내야하는 ‘간접세적 준조세’의 성격을 갖고 있다.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이명박 정부의 공치사에도 불구하고 서민생활은 어렵기 그지없다. 등록금이 없어 대학을 중퇴하고, 병든 부모님의 병원비가 없어 아들이 자살소동을 벌이는 마당에 160% 수신료 인상을 들고 나오는 KBS를 보면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정부여당과 KBS는 머리가 나쁜 것인가, 아니면 일반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지난 17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공식 언급한 데 이어,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씨가 KBS 이사회에 ‘6월 중 수신료 인상안 확정’을 압박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여당 의원들도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가세하고 있다. 이러니 ‘막장 여당’ ‘막장 방통위’ ‘막장KBS’라는 비난이 들끓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약 정부 여당이 KBS 이사회와 방통위의 친여 인사들을 압박해 수신료 인상을 강행 통과시키고 나아가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우리는 ‘제2의 시청료거부 운동’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맞설 것이다.
KBS와 정부 여당은 지금이라도 수신료 인상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국민 80% 가까이가 반대하는 수신료인상을 밀어붙인 다면 정부여당은 다시 한번 국민의 저항과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부 여당과 방통위, 그리고 KBS는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2010년 6월 29일
KBS 수신료 인상저지 범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