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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원장 최시중 씨의 ‘수신료 5000∼6000원 인상’ 발언에 대한 논평(2010.1.6)
등록 2013.09.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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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시청료거부 운동’을 불사하겠다
- ‘나팔수 KBS’ · ‘조중동 종편’을 위한 수신료 인상 반대한다
 
 

4일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씨가 KBS 수신료를 5000∼60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최 씨는 출입기자들과 신년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KBS 수신료를 “상식선에서” 인상할 것이라며 “월 5000∼6000원이 상식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KBS가 수신료를 인상하면 7000∼8000억 원 규모의 광고가 민간시장으로 이전되는 효과를 낼 것이고 이는 미디어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수신료를 올려 KBS의 광고 비중을 낮춤으로써, 장차 ‘조중동 종편’에게 돌아갈 광고 몫을 키워주겠다는 구상을 노골적으로 밝힌 셈이다.
한편 같은 날 KBS ‘특보사장’ 김인규 씨도 신년사를 통해 수신료 인상을 ‘숙원사업’으로 꼽고 “사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청자가 주인이 되는 확실한 공영방송”, “진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의 주인인 시청자들은 기꺼이 수신료를 올려주겠다고 할 것”이라는 등의 주장도 폈다.
 
공영방송이 수신료를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KBS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 이런 KBS를 놓고 국민들에게 ‘수신료를 두 배 이상 더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파렴치한 짓이다.
이 정권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들을 모조리 짓밟고 정연주 사장을 초법적으로 쫓아냈다. 그리고는 ‘청부사장’ 이병순 씨에 이어 ‘MB특보’ 출신까지 사장 자리에 올라 KBS를 정권 홍보 방송으로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KBS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직원들, 비판적인 보도·프로그램을 만들려는 기자·PD는 현장에서 쫓겨났다. 심지어 이 정권에 ‘미운 털’이 박힌 사람은 비정치적인 오락프로그램에서도 쫓겨났다.
정연주 사장 시절 ‘신뢰도 1위’였던 KBS 뉴스에서는 낯 뜨거운 ‘MB어천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우리 단체는 지난 2008년 9월부터 방송3사 메인뉴스를 모니터해 ‘일일브리핑’을 내고 있는데, KBS 뉴스의 행태는 도저히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병순 씨의 사장 취임 이후 비판보도가 급격하게 사라지더니, 이제는 노골적인 ‘정권 홍보’ 보도가 판을 치고 ‘기계적 균형’조차 지키지 않는 편파보도가 버젓이 등장한다.(※우리 단체 방송일일브리핑 참조) 여타의 시사프로그램에서도 권력 감시와 비판을 좀처럼 찾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지금 KBS의 주인은 ‘시청자’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다. 수신료는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을 위해 내는 것이다.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 정권 홍보를 하는 방송을 위해서라면 5000원이 아니라 단돈 5원도 거둬갈 명분이 없다.
지난 해 9월에 우리는 KBS의 ‘수신료 현실화’ 운운에 대해 명백히 반대한 바 있다. 우리는 ‘나팔수 KBS’를 위한 수신료 인상,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 ‘조중동 종편’을 밀어주겠다는 수신료 인상을 반대한다.
지난 86년 국민들은 독재정권의 ‘나팔수’였던 KBS에 ‘시청료 거부운동’으로 응징했다. 지금도 KBS의 행태에 분노한 시민들과 시민사회에서는 ‘시청료 거부운동’, ‘KBS 안보기 운동’ 등으로 KBS를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최시중 씨와 김인규 씨는 그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이 정권이 끝내 수신료 인상을 강행하려 한다면 우리는 국민들과 함께 ‘제2의 시청료 거부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끝>
 
 
 
2010년 1월 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