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이 MB ‘비판언론’이라니
언론악법원천무효 여론이 높아지자 조중동이 초조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4일부터 본격적으로 조중동은 민주당이 ‘언론악법원천무효 투쟁’을 하면서 배포한 홍보물을 ‘거짓말투성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기사와 사설을 동원하여 민주당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며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중동 보도들은 엉터리 내용에 사실왜곡으로 점철되어 있는데다가 표현도 논리가 아니라 악의적 선전 문구에 가깝다. 동아일보가 6일 사설에서 민주당을 향해 “이 정도면 사실상 이성을 잃은 상태”라고 한 비난은 정작 조중동이 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조선일보가 현 정권에 까칠?
민주당의 ‘언론악법 원천무효 투쟁’을 가장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5일 5면 <도 넘은 민주당…사실왜곡·막말로 거리 선동>이라는 기사에서 민주당 홍보물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말이라며 “오히려 조선일보는 현 정권에 ‘까칠한’ 대표적인 매체”, “대운하를 초지일관 비판한 것도 본지”라는 등 아무도 믿지 않을 코메디 수준의 주장을 태연히 늘어놓기도 했다. 또 다른 기사인 <민주 ‘미디어법 홍보물’ 거짓투성이>에서도 민주당 홍보물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6일에는 <미디어법에 관한 민주당의 4가지 거짓말>이라는 사설에서 민주당 주장을 ‘거짓말’이라며 온갖 요설을 동원하여 비난했다.
중앙일보도 4일 <민주당의 동네 방네 미디어법 거짓말>이라는 사설에서 민주당을 ‘베짱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가을 국회를 준비해야하는데 “‘언론악법 원천무효 100일투쟁’이라는 이상한 간판을 내걸고 민주당 베짱이들은 전국곳곳을 돌며 희대의 거짓말 경연을 벌이고 있다”라는 것이다. 중앙일보의 지적 수준이 가히 한심하다. 초등학생에게라도 물어보라. 휴가철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국민들에게 악법의 부당성을 알리는 정당이 베짱이인가, 아니면 국민들이 그토록 반대하는 악법을 날치기처리하고 희희낙락거리며 외국으로 대거 여행을 떠난 정당이 베짱이인가? 중앙일보의 주장은 초등학교 학급투표에서도 하지 않는 재투표를 하고 부정 대리투표를 하는 정당의 수준과 비슷하다. 또 사설은 “민주당의 거짓말·선동은 모두 기록에 남는다”며 “그 기록은 두고두고 부메랑이 되어 민주당의 양심을 공격할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 우리는 오히려 중앙일보의 거짓말·선동의 기록을 잘 보관하였다가 준엄한 역사의 이름으로 그리고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반드시 되돌려 줄 것이다.
동아일보 역시 6일 <민주당의 거짓말 행진, 정부 여당은 구경만하나>라는 사설에서 “민주당이 전국을 돌며 연일 거짓말로 국민을 오도하고 있는데도 정부 여당에는 딱부러지게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사람들이 안보인다”며 정권과 한나라당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진정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의지도 정의감도 없는 보신주의자들의 정권인가”라며 정부 여당의 적극 대응을 강력히 주문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후퇴시키고 있다고 믿는데 이런 정권과 정당에게 민주주의를 지키라고 요구하는 동아일보에게 차라리 연민을 느낀다. 도대체 동아일보가 믿는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묻고 싶다.
조중동도 ‘반민주·반서민·반통일 수구언론’은 싫은가?
‘민주당 홍보물이 거짓’이라는 조중동의 악의적 비난은 몇 가지로 간추려진다.
이들은 우선 조중동을 ‘반민주·반서민·반통일 수구언론’이라고 규정하고 그들이 방송에 진출하면 ‘땡박 뉴스’를 만들 것이라는 홍보물의 내용이 거짓이라 주장한다.
동아일보는 “본보는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해왔고, 현 정권에 대해서도 시시비비를 가려왔다. 엄혹한 군사정권 시절 동아일보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데 앞장서다가 탄압을 받을 때 오히려 MBC 같은 방송들이 권력에 빌붙어 비위를 맞춘 사실을 민주당 사람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우리는 조중동이 사실을 왜곡 날조하고, 권력의 충실한 앞잡이 노릇을 해왔던 사례를 일일이 거론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그런 동아일보가 마치 언론자유를 위해 싸운 것처럼 하는 꼴이 가관이다. 혹시 권력의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 70년대 동아일보 기자들의 ‘언론자유수호투쟁’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면 그 뻔뻔함이 놀랍다. 당시 독재 권력에 맞서 언론자유를 지키려는 기자들을 대거 거리로 쫒아낸 뒤 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을 외면하고있는 동아일보가 무슨 낯으로 권력 감시와 비판을 운운하는지 역겨울 따름이다.
조중동은 자신들이 국민들의 지지와 선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선일보는 5일자 기사에서 “조중동이 신문독자의 70%를 차지한 것은 ‘장악’이 아니라 ‘국민들에 의해 선택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중앙일보는 4일자 사설에서 “절반이 넘는 국민이 중앙일보 등 3개 신문이 펼치는 여론의 광장에 동조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이 독자들의 정상적인 선택이 아니라 무가지에 경품, 현금 등 불법을 통해 독자를 매수한 결과임은 조중동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국민들의 외면으로 신뢰도는 날로 추락하고 독자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형편 아닌가.
한편 중앙일보는 “지금도 사기업이 운영하는 민영방송이 있는데 선동·왜곡·편파 논란 없이 방송문화에 기여하고 있다. 대기업이 지상파 TV를 소유했던 70년대에 오히려 광우병 방송 같은 선동방송이나 ‘땡전 뉴스’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SBS가 공정한 방송을 하고 있으며 과거 삼성이 소유했던 TBC가 권력과 대기업을 감시하고 건강한 여론 형성에 기여했다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국민들이 SBS 보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그리고 70년대 당시 TBC가 유신정권과 정권주도의 관제캠페인, 독재정권과 유착한 재벌 홍보에 얼마나 앞장섰는지 중앙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방송진출 욕심 때문에 민간상업방송이 공영방송보다 더 공정한 보도를 한다는 참으로 터무니없는 아전인수격 주장을 하고 있으니 신문이라고 부르기조차 부끄럽다. 중앙이 이렇게까지 주장하는 속셈은 나중에 삼성을 비롯한 재벌을 앞세워 MBC나 KBS2 또는 새로운 지상파방송으로의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복선을 깐 것일 수 있다.
조중동이 방송 가지면 여론시장이 다양화된다니
조선일보는 “미디어법의 목적은 이런 지상파 독점구조를 완화해 여론시장을 다양화하고 시청자 채널 선택권을 넓혀주자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처음에 내세웠던 ‘방송산업 성장’과 ‘글로벌 미디어육성 일자리 창출’ 등의 거짓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자 쏙 빼버렸다. 걸핏하면 지상파 독점을 들먹이며 신문과 대기업이 방송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자기 모순이다. 오히려 지금도 여론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조중동 같은 대신문사가 방송까지 소유하면 더욱 여론 독과점이 심해지는 것 아닌가? 조선의 논리대로 방송의 여론지배력이 크다면 신문의 방송시장 진출은 막아야 할 것이다.
중앙과 조선은 ‘언론악법이 지역언론을 고사시킨다’는 민주당의 주장도 거짓말이라면서 미디어 법이 지역언론과는 관련이 없거나 오히려 회생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은 4일 사설에서 “미디어법은 지역신문과 관련이 없으며 지역방송도 지분참여 제한이 있다”고 했고 조선도 6일 사설에서 “미디어법으로 지역방송시장은 대기업 등의 투자통로가 열려 회생의 기회를 맞은 셈”이라며 “지역신문도 방송에 참여해 시너지효과를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아주 희한한 주장까지 펼쳤다.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방송까지 갖고 더욱 막강해진 조중동이 온갖 불법 경품을 뿌리며 지역시장을 잠식해 들어오면 자본력이 약한 지역언론들이 버텨내기 어렵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지역언론들이 거의 망할 것 같으면 대기업 자본을 끌어들이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 조선의 주장이지만 대기업이 투자하거나 소유한 지역언론이 지역 여론을 이끌고 지역문제에 대한 비판과 감시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조중동이 안달이 나있는 것은 그만큼 언론악법원천무효 투쟁이 국민들로부터 높은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 조중동은 시간이 지나면 언론악법 날치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가라앉고 잊어버릴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시간이 약”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처럼 “시간은 오히려 독”이 되는 있는 현실이다. 언론악법에 대한 국민 비판은 수그러들기는커녕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진실을 거짓말이라고 우긴다고 속을 국민은 없다.
이쯤되면 언론악법 원천무효투쟁을 폄하하고 반대여론의 불씨를 끄려고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조중동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자꾸 궤변을 내세우면서 여론을 호도하면 할수록 국민들의 분노만 키울 뿐이다. 지금이라도 조중동은 국민여론에 항복하고, 이명박 정권과 거대여당을 앞세워 국민 반대를 무릅쓰고 진출하려했던 방송의 야욕을 깨끗이 포기하라. <끝>
2009년 8월 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